해변의 예쁜 것들

in #stimcity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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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이 펼쳐지고 있는 보얀님의 해변, 코테 에서 주문한 예쁜 것들.

그녀의 포스팅을 통해 보아오던 익숙한 장면과 앙증맞은 네잎 클로버가 함께 날아왔다. 해변에서 날아온 목걸이를 목에 걸었고, 마침 아무도 없는 해변에 홀로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던 친구가 보내온 사진 덕분에 일본에 있는 사람 한 명, 서울에 있는 사람 두 명, 이렇게 셋의 랜선 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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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nowflower


그렇게 해운대 해변에서 교토 북쪽 해변으로 이동. '아무도' 없는 곳을 '혼자' 여행 중인 친구는 퍽 심심한 듯 보였지만, 서울에 있는 우리는 그녀가 못 견디게 부러웠다. 그녀가 듣고 있다는 음악을 따라 들으며 보내온 사진을 통해 지는 해를 함께 보았다. 그러다가 6년 전 함께했던 퍼스 여행이 떠올라서 그 여행에서 내내 들었던 자우림의 <Goodbye, grief> 중 몇 곡을 반복해서 다 같이 들으며 눈물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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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맨틀 해변으로 슝. 해파리의 공격으로 헤엄은 치지 못했지만, 모래밭에 와인병을 묻어두고 마셨던 기억이 난다. 취해서 라나델레이 영앤뷰티풀을 따라부르다가 어째서인지 그러다 또 오열. 소문난 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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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는 몰타 바다로. 지중해와 에게해에서 원 없이 헤엄쳤던 지난여름의 시간이 꿈과 같이 느껴진다. 고작 1년 전의 일인데 6년 전의 프리맨틀 해변이 어째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걸까. 지중해의 다정한 햇살과 바람에 그을린 피부는 이제 원래의 색으로 거의 돌아온 것 같은데 다시 바다 품에 안길 날이 언제가 될지는 여전히 기약이 없다. 그새 상황은 더 나빠졌다.


답답할 때는 보얀님의 해변에서 날아온 이 예쁜 것들을 떠올리며 해운대 해변으로, 교토 북쪽 해변으로, 프리맨틀 해변으로, 몰타 해변으로 언제라도 여행을 떠나야겠다. 맨질맨질하고 잘가닥잘가닥한 것이 목에 걸려있으니까 기분이 좋다. 자꾸만 목덜미에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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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가 문득 알았어요 동글님이 인디고아이란 걸요^^

보얀님의 이 댓글을 읽고 깜짝 놀랐어요. 여기 스팀잇은 정말 신기한 곳이에요. 여기서 보얀님을 만난 것도 신기한 일 중 하나고요.

퍼스! 마냥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로트네스트!

q님도 퍼스를 좋아하시는군요. :-) 로트네스트에서는 이쯤이야 하고 자전거 타다가 죽을 뻔 했지만 정말 황홀했어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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