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비유

in #stimcity2 years ago (edited)

지난주 화요일부터 크레셴도처럼 행복해졌다. 어제 저녁은 그 행복의 최대치였다. 자고 일어나니 잠깐 사랑의 기운이 옅어졌지만, 오후가 되면, 내일이 오고 모레가 되면 점점 더 즐거운 일이 이어질 거라는 확신으로 풍선처럼 부푼 마음을 품고 있었다. 쌓여가는 행복이 버거워 몇 번이나 글을 쓰려 했지만, 글로도 풀어낼 수 없는(어쩌면 풀고 싶지 않은) 나도 가늠하기 어려운 거대한 사랑의 기운이 내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낮에는 예상하지 못한 거대한 일로 그 행복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뭐랄까 좀 당혹스러웠달까. 하늘을 날다 한순간에 땅바닥으로 철푸덕 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 떨어진 곳은 푹신했다. 몸을 툴툴 털고 일어서며 생각했다. 아, 내가 원래 있던 곳은 여기지.

절망적이진 않았다. 목적지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기에. 날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 걸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을 뿐이다. 걸어서 가는 길은 알았지만 날아서 가는 길은 몰랐으니 어쩌면 잘 된 걸지도. 사랑의 기운은 아직도 충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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