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북핵해결, 전략적 변화인가 전술적 모색인가?

in #sct5 years ago (edited)

트럼프가 볼턴을 해임하고 리비아식 모델이 틀렸으며 새로운 방법으로 북핵문제에 임하겠다고 트위트에 밝혔다. 트럼프의 이런 입장표명은 최선희가 새로운 타산을 가지고 나오지 않으면 북한은 자신들의 길을 가겠다는 최후 통첩성 선언을 한 이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마디로 미국이 북한에게 굴복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이 북한에 굴복한 것 같은 모습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는 강대국 미국이 북한을 겁박하고 있으며 전략적 우위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전략적 우위는 국가의 크기로 결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북한처럼 자신의 위치를 잘 활용하면 작은 국가도 언제든지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점에서 북한은 세계외교사에서 매우 독특한 존재다.

역사상 북한과 같은 국가는 단 한번도 없었다. 주변의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그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아마도 중러간 경쟁, 미중간 경쟁 그리고 핵무기라는 여건이 없었다면 북한은 이런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거의 붕괴직전이면서도 강력한 정치적 통제를 유지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점에서 정치학적으로도 매우 유례가 없는 케이스인 듯하다. 정치학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할지도 모른다.

미국이 새로운 방법을 언급했지만 그것이 전략적인 노선의 변경을 의미하는지 전술적인 모색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분명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전략의 변경보다는 오히려 전술적 모색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실무회담을 한다고 하지만 그 성과여부는 좀 더 두고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당장 이란문제가 있어서 여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북한은 달래야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내년도 대통령 선거가 있어서 북한이 문제를 일으키면 트럼프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다. 그래서 상황관리 차원에서 새로운 접근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국은 지금현재 북핵문제에 대한 전략적 노선변경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볼턴이해임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폼페오가 남아 있다. 북한은 그간 협상과정을 통해 폼페오를 독초같은 인물이라고 평한 바 있다. 사실상 폼페오가 미국의 안보전략을 좌지우지하게 된 상황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전략적 노선변경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우선 순위는 북한보다는 중동이다. 그는 석유자본과 상당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트럼프의 입장변화를 환영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실제 실무협상에 들어가면 그리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이번에는 실무급회담에서 북미회담이 결렬될지도 모른다.

북한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영변핵시설로 대표되는 미래핵의 중지
또는 속도조절을 조건으로 내세울 것이다. 그리고 반대급부를 요구할 것이다. 미국에게는 유엔안보리 재제를 풀어달라고 할 것이다. 미국은 현시점에서 북한의 미래핵 중지 또는 속도조절이라는 조건으로 안보리 재제를 풀어주기 어렵다.

아마도 미국은 한국의 금강산 혹은 개성관광과 같은 카드를 제시할 지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UN을 갑자기 방문하게 된 이유도 이번 북미협상과 매우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미국이 북한에게 금강산과 개성관광을 조건으로 제시하면 어떻게 할까? 아마도 북한은 그정도 조건은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들어 남북미 3자간의 대화가 있었다. 북한이 북미간 대화에 남한을 끼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북한으로서는 일종의 노선변경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한을 대화에 포함시키는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판단할 확률이 많다.

북한은 이번에는 북미간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남북경협과 같은 안을 제의하더라도 별로 반응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트럼프가 재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활용해 최대한 이익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그게 어디까지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만일 전면적으로 남북경협을 허용하는 극적인 변화정도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조치는 지금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다면 북핵문제 해결의 길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나 한다.

만일 이번에 미국이 북한을 달래기 위한 전술적인 접근을 한다면 절대로 북미실무회담은 성공할 수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북미실무회담에서 전략적인 노선을 놓고 다투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다시 열리는 북미회담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 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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