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지소미아 파기, 빨리 선언해야 하는 이유

in #sct5 years ago (edited)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카드로 지소미아 파기를 제시했었다. 지소마아 파기를 두고 그것이 유리한지 아닌지 설왕설래하고 있다. 당연히 보수적인 언론에서는 지소미아 파기가 우리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면 결국 한미동맹관계까지 약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여권과 청와대에서도 지소미아 파기가 논의되고 있다. 집권여당에서는 처음에는 지소미아 파기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파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청와대는 처음에는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이 지소미아 파기도 검토할 수 있다고 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묘한 입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지소미아를 파기하더라도 기존의 한미일 정보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정의용 안보실장의 말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집권여당과 청와대 심지어 정의당까지 분명하게 지소미아 파기를 주장하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미국의 입장을 고려한 것인 듯 하다. 미국이 우리정부에 어느정도 압력을 가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지금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태도는 국민들의 생각과 분위기와는 사뭇 차이가 있는 듯하다.

집권여당과 청와대는 이 시점에서 지소미아 파기를 왜 해야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분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지소미아 파기는 일본이 화이트국가배제를 공식화시키는 것을 방지하고 설사 공식화시키더라도 우리산업과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범위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조치이다.

이미 일본의 경제침략 뒤에는 미국의 명시적 혹은 묵시적 동의가 있다는 것은 모두 미루어 짐작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소미아 파기를 주장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응수타진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우리가 경제적으로 일본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기껏해야 불매운동과 일본안가기 정도 밖에 없다. 직접적으로 일본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은 우리의 처지에서, 지소미아 파기는 일본의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간접적인 방법에 불과하다.

미국에게 한미일 안보체제를 유지하던가 아니면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침략을 중지시키든가 둘 중하나를 택하라는 요구다. 사실 궁색한 방법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시기를 놓치면 의미가 없다. 지소미아 파기 선언도 마찬가지다. 이미 시기를 한번 놓쳤다. 일본이 각의 결정을 하기전에 지소미아파기를 선언했어야 했다.

일본이 각의결정 시기를 일주일이나 연기한 것은 화이트국가배제 결정시기를 지소미아 파기 결정시간인 24일 이후로 넘기기 위한 것이다. 아베의 휴가시기때문에 각의 결정을 연기했다는 일본의 주장을 사실로 믿기 어렵다.

바둑에도 선수와 후수가 있다. 후수를 두면 상대방에게 끌려다니다가 결국은 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프로기사들은 당장은 몇집 손해를 보더라도 선수를 잡으려고 노력한다. 선수를 잡으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일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는 선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선수도 시간을 놓치면 무의미해진다. 지금 우리정부의 입장이 그렇다.

지소미아 파기를 통해 우리가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파탄내자는 것이 아니다. 지소미아 파기를 선언함으로써 일본과의 관계를 복원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것과 진배없다.

지소미아 파기선언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효과는 반감된다. 미소미아 파기를 선언하고나서 미국과 일본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미일도 상호협의를 해야 하고 그러자면 시간이 필요하다.

20일이 넘어서 파기 선언을 하면 미국과 일본이 서로 생각을 정리하고 입장을 조정할 시간이 부족하다. 미국과 일본이 일방적으로 한국에게 굴복하는 모습이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바라는 효과를 달성할 수도 없을 뿐더러 미국과 일본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게 된다. 대처할 수 없는 시간적 여유를 상실하는 것이 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과 일본이 우리의 지소미아 파기선언에도 불구하고 경제전쟁을 계속한다면 그때는 방법이 없다. 그때는 국민모두가 사력을 다해 싸워나가야 한다. 경제전쟁이든 군사전쟁이든 국민들의 마음이 모이고 단결하면 이길 수 있다. 전쟁을 하면서 어떻게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겠나? 결연한 태세로 전쟁에 임하면 아무리 강국이라도 이길 수 있는 법이다.

선수는 가급적 빨리 두는 것이 유리하다. 시간이 가면갈수록 선수의 가치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당하기만 하는수 있다. 국민들은 그런 무력함을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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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때부터 내려온 한국과 일본의 감정싸움은 안 없어질듯합니다.
그렇다구 전쟁해서 하나의 민족을 없앨수도 없는데 말이죠.
이 어려운 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하였으면 합니다.
정치인들이 일본찾아가서 문전박대를 받더라도 화해의 손길은 지속적으로 해야한다고 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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