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승부

30 군데 미슐렝/ 유명한 레스토랑 음식을
한 공간에서 3시간 동안 계속 맛볼 수 있는 이벤트가 있다
맨하탄 스타 셰프들이 모인다 - "단지" 레스토랑 한인 셰프 김훈이도 참여했다.

티켓은 1인 300불이지만 상당한 수량이 팔리고 수익은 비영리 운영 자금으로 -

셰프들은 1-2가지 메뉴를 선보이고
손님들은 셰프의 이름, 위치, 메뉴가 적혀있는 지도를 받는다

그들의 위치는 요리 방법/메뉴에 따라 배치했다 -
굽는 셰프는 통풍이 가장 잘되는 곳, 얼음 필요한 요리면 아이스 기계 옆 등

참여한 T 음식점은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모던 미국식 – 타일 벽, 화려한 조명 덕분에 누구나 한 번쯤 그 바글 바글한 음식점 안을 들여다봤을만한 곳

그런데 그런 곳의 부스가 행사날에는 거의 내내 좀 휑했다;

셰프가 준비한 햄버거 슬라이더가 테이블에 많이 남아있었다
마지막에 너무 많이 남아서 우리 스테프 들은 잉여 버거들을 챙겼고,
나는 남편과 야식으로 맛있게 먹었다 -

그 주 모든 셰프와 음식점에게 땡큐 이메일을 보냈고. T 음식점 마케팅 매니저로부터 답장이 왔는데... 대략 내용은-
참여하게 돼서 기뻤다..blah blah..
셰프가 위치를 안타까워 한다. 다음 행사에서는 부스 장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주셨으면..blah blah..

솔직히 그 셰프에게 마음으로는 미안했다. 준비 많이 하고, 기대를 가지고 왔을 텐데 -

하지만
그가 쓴맛을 본것이 위치와 큰 상관이 있었나? 없었나?

흠

그렇게 넓은 공간도 아니었고
좋은 위치의 부스가 더 바쁘지도, 구석의 부스가 덜 바쁘지도 않았다 -

사람들은 레스토랑 이름을, 셰프 이름을, 메뉴를 보고 먹으러 다녔고
음식이 맛있는 곳은 사람들을 불렀다 -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들을 부르고

레스토랑 위치, 인테리어 등 물리적인 요소들은 사람들을 끄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다

그런 하드웨어를 빼버리니

셰프들이 레스토랑 없이 홀로서기

음식으로만 하는 진검승부가 되었다

마케팅 매니저 이메일에는 레스토랑에 관한
최근 나온 기사라는 유명 신문사의 링크가 슬쩍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방식을 통해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면
어쩌면
생각하고 있는 곳만큼 까지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이야기에 관해 여러가지 방향과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지만

나의 의견은 이러하다

햄버거라 -

300불짜리 이벤트,
30가지의 부스의 사이에서
나는 햄버거를 먹으러 갔을까?

아무리 저명한 셰프가 와서 만든다고 해도
햄버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