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3

in #paris5 years ago

(구셀라 북벽, 코르티나 담페초, 언덕 위에 산타 루치아)

이탈리아 북부지방은 독일어와 이탈리아어를 주로 사용한다. 독일어가 사용되는 것은 제1차 세계 대전 이전에는 이곳이 오스트리아 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로미티 산 속에는 라딘(Ladin)어를 사용하는 마을도 있다. 라딘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모두 합하면 3만 명 정도. 그 중에는 언덕 위에 산타 루치아(Colle Santa Lucia)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마을도 있다. 이탈리아인들은 베네치아 사투리가 심한 그들을 ‘라딘 베네치안’이라 부르기도 한다. 주민은 모두 408명. 라딘어는 독일어 같기도 하고 라틴어 같기도 한데 라딘 사람들은 독일어와 프랑스어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코르티나 담페초에서는 19마일 정도 떨어져 있다. 마을은 치베타, 팔러모, 마르몰라다 등 돌로미티 봉우리들이 감싸고 있어 기막힌 풍경을 자랑한다.

전통을 보존하기 위한 라딘 문화 연구소도 이곳에는 자리 잡고 있다. 라딘 사람들의 역사는 5,000년을 거슬러 올라 가야 한다. ‘언덕 위의 산타 루치아 교회’가 처음 문서에 등장한 것은 1336년. 작은 교회지만 68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첨탑은 1754년에 세웠다고 하며 교회 건물은 1841년에 더 확장시킨 것이다. 유럽에 있는 다른 교회와 마찬가지로 뒷뜰에는 예쁜 공동묘지도 있다. 묘지는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청정한 공기와 함께 진정한 평화로움을 느끼게 된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이렇게 아름답게 가꾼 묘지들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호수를 끼고 있는가 하면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아름다운 장소들이다. 풍수지리학을 알지 못해도 묘지는 명당 자리에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유럽인들의 조상숭배도 한국이나 중국 등 동양인들 못지 않음을 나는 느낀다. 돌로미티 산군에는 언덕 위에 산타 루치아 마을 외에도 작고 아름다운 마을들이 여기저기에 퍼져 있다.

오르티세이, 코르티나 담페초, 바디아, 마레베, 모에나, 셀바 디 발 가르데나, 포자 디 파사, 코르바라, 소라가 등 모두 라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라딘어로 코르티나 담페초는 암페초, 언덕 위의 산타 루치아는 콜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탈리아어인 돌로미티는 독일어로는 돌로미텐, 라딘어로는 돌로미테라 부른다. 돌로미티의 중심인 코르티나 담페초의 인구는 6,000명에 불과 하다. 그러나 스키 시즌에는 50,000 여명의 관광객들이 몰려 온다. 눈부신 돌로미티를 배경으로 한 이곳의 스키 리조트는 이탈리아에서는 최고다. 1956년에는 제7회 동계올림픽이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원래는 1944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된 후12년 후에 다시 열린 것이다. 올림픽에는 30여개국에서 694명(남585명, 여109명)의 선수들이 참가하여 각자 기량을 겨루었다. 소련이 금 7개, 은 3개, 동 6개로 1등, 오스트리아가 2등, 핀란드가 3등, 미국은 6등, 이탈리아는 8등, 대한민국은 4명의 선수를 출전시켰지만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1948년 생모리츠 대회에 이어 대한민국으로서는 두 번째의 동계올림픽 참가였다.

스키의 기원은 기원전 2500년으로 올라 가야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스키를 타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말 부터. 1903년에는 ‘클럽 스포르티보 암페초’라는 스키 클럽을 결성하기도 했는데 그 곳이 바로 코르티나 담페초였다. 매 년 7-8월 사이에 열리는 디노 치아니 페스티벌도 유명하다. 치아니는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예술가로 32세에 로마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피아니스트다. 올해의 디노 치아니 페스티벌은 7월 28일부터 8월 12일까지 열린다. 중심가로 들어 가니 안젤로 디보나의 흉상이 보인다. 디보나는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태어나 70개 이상의 돌로미티 등산 루트를 개척한 위대한 산악인이다. 마을에는 ‘루르드 성모의 예배당’과 ‘바실리카 미노레 데이 산티 필리포 에 지아코모’ 등 2개의 교회가 있다. 바실리카는 1775년에 건축된 성당으로 내부에는 순교를 당한 빌립과 야고보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빌립과 야고보는 코르티나 담페초를 지키는 돌로미티의 수호성인이다.

이 마을에서는 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은 스키를 타고 자전거를 좋아하면 산악자전거를 즐길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또는 한 주 정도의 트레킹 코스를 골라 멋진 산행을 할 수도 있다. 바위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트레킹 코스에는 가파른 길을 만나 조심스럽게 걸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파소 지아우에서 구셀라 북벽을 바라 보면 트레커는 자연의 위대함 앞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코르티나 담페초를 유명하게 만든 영화 중에는 로저 무어의 ‘포 유어 아이즈 온리’가 있다. 제임스 본드역을 맡은 로저 무어는 스키를 타고 오토바이를 탄 적들과 함께 눈길을 질주했다. 이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토파나, 코르티나 담페초 등 돌로미티 산군 지역이다. 영화는 2천 8백만 달러를 투자해 전세계적으로 2억 달러를 벌어 들였다. 영화산업으로 대박을 친 것이다. 나도 약간의 여행경비를 투자하고 돌로미티라는 세계 최고의 풍경을 가슴에 담았다.

멀리서 바라 본 언덕 위에 산타 루치아 마을
(Colle Santa Lu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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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 바른 곳에 만들어진 산타 루치아 교회의 공동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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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언덕 위에 산타 루치아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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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루치아 교회 예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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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루치아 마을에서 바라 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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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루치아 마을의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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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루치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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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티의 양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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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티에서는 양떼들을 산에서 방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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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우 고개(Passo Giau)와 구셀라 북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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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우 고개로 내려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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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셀라 북벽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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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소 지아우(Passo Giau)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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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셀라 북벽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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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셀라 북벽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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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나 담페초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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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나 담페초의 언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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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나 담페초의 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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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나 담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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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셀라 북벽으로 가는트레일이 시작되는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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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티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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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돌로미티의 행복한 당나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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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나 담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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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omi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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