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분석] P2P 투자라 쓰고 부동산 투자라 읽는다 - 그 미친 리스크에 대해

in #p2p7 years ago

P2P 투자에 대한 글을 많이 작성해주셨던 @dufresne 님의 글을 읽어보면서,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시도때도 없이 뜨는 P2P 업체들에 대한 호기심이 샘솟게 되었습니다. 업계에 대한 외적인 정보들은 각 사이트에 대략적으로 고지되어 있으며 성공적인 후기글도 웹 상에 가득하지만, 금융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걱정이 많습니다. 투자는 항상 최악의 최악을 가정하며 리스크를 최적화하는 관점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업체들은 표면적인 정보 이상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스크 분산의 환상

위의 스크린샷은 모 P2P 금융 사이트의 자동 분산 투자 서비스에 대한 설명입니다. P2P상품은 안심펀드 등 수수료 지불시 연체가 반 년을 넘어가 부도 상태로 넘어갔을 때 반액을 보상해주는 시스템, 부실채권과 부동산 매각 등으로 채권추심하는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반액을 보장하는 특정 상품 외에는 원금을 거의 돌려받지 못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양한 신용등급의 투자 대상이 존재하는 와중에 높은 신용등급은 수익률이 낮고, 낮은 신용등급은 일반 대부업체 수준의 수익률이지만 부도 확률이 심각하게 높습니다.

P2P 금융투자 상품의 종류로는 대환대출(다른 대출금을 갚는 용도), 개인자금, 사업자금, 건설-분양, 그리고 부동산 담보대출 정도를 꼽을 수 있으며, 이 중 대환대출과 개인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건설-분양이 그 뒤를 잇습니다. 스크리닝(대출 전 심사)과 모니터링(대출 후 감시)은 전적으로 업체의 역할이나 중소 업체들인 관계로 큰 기대를 하기 어렵고, 결국 적절한 리스크 분산을 통해 내 자금들을 최대한 멀쩡히 돌려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문제는 업체에서 제공하는 상품들의 리스크가 단순히 수십 종목에 투자하는 것만으로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리스크 분산은 서로 상관관계가 적은 상품에 자산을 적절히 배분하여, 각 상품의 개별적인 Risk 부담을 줄이고 Market Risk 만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본 상품들은 각 분야의 상관관계가 굉장히 높습니다. 예를 들어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대출 부담 증대는 채무자들이 상환을 포기하게 만드는 흔한 요인이며, 다른 자산들의 가치 또한 하락하게 됩니다. 건설-분양과 부동산 담보대출 또한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투자를 안하느니만 못 한 결과를 낳기 쉬운 상품입니다. P2P 금융이 제공하는 투자상품의 절대다수가 시장침체나 불황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제 기준에는 그냥 분산 투자일 뿐, 엄밀한 의미의 리스크 분산이 되고 있지는 못한 상품들입니다.

부동산 신화의 종착지

P2P 투자는 현 한국 경제의 특성 상 부동산 상품의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용도는 다르게 기재되어 있으나, 결국 뜯어 보면 부동산 대출금이거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부동산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수십 년간 쌓여 공고해졌습니다. 실증자료는 없으나 제도 금융권이 아닌 P2P 대출을 이용하는 이용자들 중 상당수가, 부동산 구매금액의 대부분을 해당 집의 전세금으로 막고 소액으로 집을 구매하며 차익과 재투자를 노리는 갭 투자 를 하고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허위 수요와 투기적 다주택 소유자로 거품이 낀 상황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야 좋습니다만 주택의 과잉공급과 정부규제로 집값이 조금이라도 내리는 순간 연쇄적으로 전세금이 빠져나감과 함께, 원금도 제대로 보장 안 되는 P2P 금융 시장에는 지옥이 찾아올 겁니다. P2P금융은 원칙적으로 중도에 투자금 회수가 되지 않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의 교훈

2008년 금융권의 시발점이 된 그 유명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Subprime Mortgage Loan)이 사단이 났던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모기지 상품들을 사들여 한 데 묶어놓고는, 투자은행들은 그것으로 리스크 분산이 된 것 마냥 또 다른 금융상품으로 판매했습니다. 주택 가격 하락 이후 채무자들이 상환을 포기하자 이는 레버리지 순응성으로 부채비율을 높였던 금융권의 연쇄적인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리스크 분산은 위험한 상품을 여러 개 나누어서 구매한다고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다르게 반응하여 움직이는 상품들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구성하는 것입니다. 코인들로 대충 포트폴리오 짜봤자 비트코인 하락세 한 방에 모두가 죽을 쑤는 것과 같은 케이스입니다. 안 그래도 이렇게 불안한 와중에 '자동 분산' 이라니요...! 아무쪼록 잘 알아보고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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