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11 미중간 ‘디커플링’중단 협의의 의미와 한국의 딜렘마
미국과 중국의 경제수장이 미중간 ‘디커플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를 11월 10일 미 재무부가 발표했다. 옐런 재무부장관과 허리펑 중국무원 부총리간 합의를 했다고 하는데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제까지의 미중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 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15일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간 최고실무협의에서 이런 결과가 도출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만일 이런 결과가 그대로 정상회담에서 합의된다면, 미국은 트럼프 이후 대중 강경정책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재무부는 이번 협의를 발표하면서 미국이 대외 정책적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중국에 항복선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디커플링’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동안 중국에 대한 각종 첨단기술과 반도체 수출 금지 및 제한에 대한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
법안의 폐기가 미의회의 권한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설사 바이든과 시진핑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하더라도 그 합의가 현실화 될 것인가는 불확실하다고 하겠다. 바이든 행정부가 법안을 폐기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정치적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만일 의회에서 법안 폐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상회담 따로 현실따로의 상황이 전게 될 것이다.
미국이 사실상 항복선언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미국의 재정과 국채상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미국은 국채이자만 연간 1조 7천억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재정수익의 거의 두배정도를 국채이자로 지불해야 한다. 그만큼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국채가격은 바닥을 기고 있다. 외국정부에서 국채를 사주지 않으면 달러는 기축통화지위를 상실할 수 밖에 없다. 현시점에서 미국 국채를 사줄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중국밖에 없다.
미국이 ‘디커플링’을 포기한다고 하면서 반대급부로 중국이 더 이상 미국채를 팔지 말고 미국채를 일정부분 사줄 것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제안에 동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옐런 미재무부 장관이 협의했다는 것은 월스트리트의 입장이 강력하게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겠다. 그렇다면 이미 미국 금융자본 내부에서 이런 방안을 추진했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바이든의 정책과 반대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미국의 금융자본 전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중간 디커플링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은 중국에 반도체 수출에 대한 제한을 받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숙원이던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윤석열 정권은 딜렘마에 봉착하게 될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갑자기 관계를 개선해버리면 윤석열 정권은 닭 쫗던 개 지붕 쳐다 보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미중관계가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나면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이완시키기 위한 방향의 대외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한국에 대한 경제적 봉쇄와 차단을 함으로써 윤석열 정권의 항복을 요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무조건 항복하기도 어렵다. 항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미일 3각관계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이를 수용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현재 돌아가고 있는 국제정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신원식 국방장관은 북한과의 9.19 군사합의 파기를 언급하고 있다. 자신의 정권이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상상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의 집중적인 압력을 받게 될 것이며, 미국은 한국편을 들어줄 여유를 발휘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