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9 시진핑의 조선방문 평가, 현재의 종속적인 한미동맹 체제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유

한국은 세상의 변화라는 텍스트를 읽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안보상황은 점점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은 거의 모두 한국 스스로 만든 것이다. 한국이 한국전쟁이후 최악의 안보상황에 직면한 것은, 한국의 정치인과 대중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조선방문으로 한반도 안보상황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 들었다. 외신들은 동북아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안보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국의 소위 안보전문가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2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는 조선의 비핵화를 실행가능한 대외정책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고, 둘째는 중국이 조선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오류는 한국의 대외정책에 근본적인 한계를 노정한다. 조선의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수년전부터 조선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조선이 핵무장을 하고 있으며 그것을 되돌릴 수 없다는 현실에 기초한 대조선정책과 대외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위 북한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북한비핵화를 정책적 목표로 설정하고 방안을 강구했는데 그런 목표가 불가능하다고 하면 이제까지 해온 노력이 모두 무의미해진다고 하면서, 그런 연유로 계속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아마도 최근 이재명의 한반도 비핵화 주장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겠다.

한국이 선택한 조선의 핵무장에 대한 유일한 대응은 미국에 더 기대는 것이었다. 미국은 확장억제라고 하는 전략아래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감수해서라도 조선의 핵능력을 억제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만일 미국이 조선의 핵능력을 선제공격으로 제거할 수 있다면 어떤 댓가를 치르고서라도 감행하려 할 것이다.

여기에서 한국과 미국의 대조선 핵무기에 대한 국가적 목표가 어긋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미국을 이용하여 조선의 핵을 억제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조선의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선제공격을 위해 한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을 지켜주는 것 같지만 사실 미국은 한국을 희생시켜서라도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능력을 제거할 ㅅ 있다면 주저없이 실행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주장은 한반도에서의 핵전쟁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다.

한국은 조선의 핵보유를 사실로 인정하고서 어떻게 이런 위협을 제거하고 약화 및 완화하며 무력화시켜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소위 전문가들은 정반대로 나가고 있다. 조선의 핵위협을 억제하는 유일한 방법은 한반도에서 평화적 구도를 만들어 가는 수밖에 없다. 한국은 한반도에서 평화를 제도화시키고 정착시키려하기 보다는 조선이 핵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자꾸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전쟁에서 오래된 격언인 전쟁을 피하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말은 핵무기의 시대, 특히 한쪽은 핵을 가지고 있고 다른 한쪽은 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국이 아무리 전쟁에 대비하더라도 전쟁을 억제할 수 없는 것이 핵무기 시대의 특징이다. 당연히 한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에서 전쟁이 아닌 평화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평화를 만들어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전쟁에 대비하는 것, 두번째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한국은 전쟁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전쟁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의 조선 방문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조선은 중국에 종속되지 않는다. 사실 조선의 핵개발 이후 중국과의 관계는 적대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김정은은 집권하자마자 친중파로 알려진 장성택을 처형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시진핑의 조선 방문은 이제까지와 다른 관계로 접어 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의 조중관계는 과거의 관점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조선은 핵무기 보유국가이다. 조선은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요구할 것이다. 조선은 조중러가 같이 한꺼번에 묶이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조선은 자신들의 전략적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조중관계와 조러관계를 별도로 관리해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끼어들 자리는 거의 없다. 당분간 조선은 조러관계와 조중관계를 관리하는 단계로 접어 들것이다. 적어도 트럼프가 있을때까지는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미 조선의 몸값은 높이 올라갔다. 미국이 조선과 관계를 개선하려면 조선비핵화라는 정책적 목표를 포기하고 조선을 핵보유국가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게다가 조선에 대한 각종 제재로 모두 해제해주어야 할 것이다. 지금의 미국은 그런 양보를 하기 어렵다. 조선을 핵보유국가로 인정해주면 이란을 위시한 전세계적인 핵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일본과 한국도 핵무장을 한다고 나설 것이다. 이런 상황을 미국이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당분간 미국과 조선의 관계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은 러시아와 중국을 이용한 국가발전 전략을 수립할 것이다. 조선은 특수한 지위를 확보할 것이고, 앞으로 상당기간 고도의 경제발전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현재 조선을 완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남북간의 관계정상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한국의 외교안보라인들은 이런 상황에 대 한 인식이 거의 없다. 지금처러 조미 관계 개선이후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기존의 생각에 붙잡혀 있으면 한국도 물론이고 미국도 기회를 날려 버리고 말 것이다.

필자는 최근 미국의 가장 큰 대외정책의 실패를 하노이 협상 실패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미국이 당시 조선과 관계를 개선했더라면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중 전략에도 상당히 유리했을 것이다. 미국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파토를 놓은 것은 미국 대외정책의 결정적 실책이다.

앞으로 조중간 전면적인 협력이 강화될 것이다.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적인 협력도 강화될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동해안을 통한 북극해 접근을 위해서라도 조선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그에 따라 조선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갈 것이다. 중국과의 안보협력이 강화되면 한국의 안보는 점점 더 불안해진다. 동북아지역에서 중국의 군사력은 미국을 압도한다. 그러니 한국은 이제까지 의존했던 한미동맹에 더 이상 의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안보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그리고 한미동맹에 몰빵하는 지금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한국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종속적인 한미관계는 한국에 있어서도 그리고 미국에 있어서도 전혀 유익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는 국제정치적 현안을 오로지 군사적 압박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미국의 정책기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미 동북아 및 서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은 쇠퇴일로에 있다. 중국이 미국과 같이 군사력의 우위로 압박을 가한다고 한다면 한국은 일본은 미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중국이 비교적 수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이런 입장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국도 변할 수 있다. 그리고 변화하고 있다.

필자는 조선과의 관계강화이후 중국의 대외전략 그리고 군사적 압박의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여전히 과거에 묶여 있다. 앞을 보지 않고 뒤만 바라보는 국가에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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