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29 김정은 중국전승절 참가, 새로운 국제정치질서 형성과 이재명의 어리석음
중국이 김정은이 9월 3일 전승절에 참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중국 전승절 행사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김정은의 참가다. 김정은의 참가를 두고 국내언론은 뉘앙스가 다른 보도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한미 손짓 받자 천안문서 중러 손잡는 김정은'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사설은 저급한 수준의 상황인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나마 동아일보는 '김정은-시진핑-푸틴 함께 열병식, ‘한미일 vs 북중러’ 신냉전 가속'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형식적으로나마 김정은의 중국전승절 참가의 국제정치적 의미를 겉핱기라도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보도는 현상에 대한 악의적 왜곡으로 한국대중들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필자는 조선일보의 논설위원들의 지적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대중의 인식을 왜곡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런 내용의 논설을 작성했다고 생각한다.
김정은의 중국전승절 참가 보도를 보면서 필자는 이재명의 중국전승절 불참결정이 자신의 결정이 아니라는 강력한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정상적인 정치인이라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앞으로 한국의 정치인 중에서 김정은과 회담을 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만일 참가하게 되면 시진핑과 푸틴에 이어 세번째 자리에 김정은이 서느냐 이재명이 서느냐와 같은 의전의 문제가 있겠지만, 남북간 정치지도자가 직접 만나서 군사적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런 역사적인 기회를 내다버리는 정치인은 정치인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필자가 이런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이재명의 결정을 외부의 영향을 받았다고 판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일 스스로 결정을 했다면, 이재명은 조선과의 적대적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명 정권이 대북방송을 중단하고 9.19 군사합의에서 가능한 부분을 지켜나가겠다고 한 발언 자체가 전혀 진정성이 없었다고 하겠다.
한국일보는 이재명이 김정은의 방중을 사전 보고 받고 중국전승절 불참을 결정했다고 한다. 한국일보의 이런 기사는 대통령실의 조력이 없으면 쓰기 어려운 내용이다. 아마도 대통령실에서 그런 내용을 불러주었을 것이다. 한국일보의 보도 내용은 한마디로 난센스다. 적어도 이재명이 정상적이라면, 여기에서 정상적이라고 하는 것은 그가 그동안 말해왔던대로 행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중국전승절에 참가하여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시도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아마도 이재명이 그런 결정을 독자적으로 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에게 김정은과 사전회담을 통해 트럼프와의 조미정상회담을 중재한다는 명목으로 미국의 허락이라도 득했어야 할 일이다.
이번 김정은의 방문은 향후 중국이 더 이상 조선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중국이 한국이 자신들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것을 천명한 것에 대한 나름의 분명한 의사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 등장이후 중국과 조선의관계는 매우 좋지 않았다. 장성택의 처형이나 김정남 암살등의 사건이 일어난 것은 중국이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인물을 내세워 조선을 통제하고 관리하겠다는 의도에 대한 김정은의 분명한 반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김정은의 중국전승절 참가는 조선과 중국간 불편한 관계를 정리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현재 동북아 지역에서 대두하고 있는 미국의 One Theater 전략에 대한 대응일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의 One Theater 전략은 반대급부로 조선-중국-러시아의 강력한 결속을 촉진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조선과 중국간의 관계는 매우 이상한 상황이었고, 한국은 이런 틈을 헤집고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이재명은 그런 틈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모두 상실해 버렸다. 한국이 중국에 적대적인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중국에게 조선의 전략적 가치는 매우 높아졌다. 만일 한국이 어느 정도 입장을 유보하고 있었다면, 중국은 러시아와 조선과의 관계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과의 협력의 중요성도 고려했을 수도 있다. 국제정치란 지금의 친구가 언제 적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러시아의 영향력 강화를 막기위해서라도 한국과의 관계강화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이재명은 한국이 가지고 있던 지정학적 이점을 깡그리 모두 스스로 제거하고 말았던 것이다.
중국전승절에서 김정은과 시진핑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우나, 적어도 중국은 한국이나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조선과의 경제협력과 군사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남북한 군사적 긴장의 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한국이 자신에 대한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 남북간에 일정한 군사적 긴장의 정도를 유지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다. 조선은 이런 댓가로 중국의 경제제재 해제와 경제협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앞으로 남북간은 물론이고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의 정도는 과거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이런 군사적 긴장고조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적어도 생각하는 능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앞으로 전개될 남북간 군사적 긴장고조와 중국의 직접적인 한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분명하게 말하건데 앞으로 예상되는 남분간 군사적 긴장고조와 중국의 압박은 이재명의 잘못된 대외정책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재명은 자신이 조선과 중국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취해도 상대방이 자신에게 우호적으로 대우해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어디 모자라지 않으면 이런 방식의 계산은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