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19 파탄에 이른 이재명 정권의 안보/국방정책, 현대전의 양상과 전작권환수, 사관학교통합, 국방개혁의 방향에 대한 생각들
국제정치질서는 점점 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주도세력들은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권의 안보국방정책은 지금 변화하고 있는 국제정치질서와 동떨어져 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국가 안보는 점점 더 위험해지고 위기에 빠지게 된다.
안보/국방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방향을 잡는 일이다. 전체적인 변화의 의미를 파악하고 대응해나가는 원칙을 정리하지 못하면 추진하는 정책이 성공하기 어렵다.
현재 한국의 안보국방정책에서 가장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국제정치질서의 변화의 의미와 성격 그리고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다.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불과 얼마전까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국제정치질서의 의미를 파악한다는 것은 기존의 모든 생각과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여전히 과거의 연속선상에서 현재의 국제정치질서를 파악하고 있다. 이럴 경우 한국의 전략전 안보환경은 점점 더 악화된다. 최근 많은 생각있는 사람들이 이재명 정권의 안보정책을 우려하고 걱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하겠다.
필자는 이재명 정권의 성공을 기원한다. 그것은 이재명 정권이 문제에 봉착해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면 한국의 운명이 매우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권의 성공을 기원한다는 것이 이재명 정권의 대외안보정책을 그대로 지지하는 것이라는 말이 아니다. 이재명 정권의 대외 안보정책은 분명 크게 잘못 되었다. 이재명 정권이 성공하려면 현재의 안보정책 방향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재명 정권의 존립도 위태롭다고 보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재명 정권에 그리 우호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필자의 글을 읽어본 사람은 모두 잘 알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권의 성공을 기원하는 것은 현재 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권이 안보정책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위성락을 위시한 안보정책 진영의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나는 이재명 정권의 성공을 기원한다. 위성락을 위시한 매국적 안보꾸라지들의 출세를 지지하는 것은 이재명 정권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자 한다.
두번째 국방정책은 기본적으로 현대전의 변화를 인식하고 반영하여야한다. 국방개혁의 제1순위는 현재 진행중인 전쟁의 성격과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국방정책에 반영하는 일이다. 한국 국방부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야할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전쟁의 양상과 진행 그리고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일이다. 지금 한국의 언론은 이런 객관적 이해를 방해하고 있다. 전장의 상황은 왜곡되어 대중에게 전달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금 진행되는 전쟁은 과거의 전쟁문법이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군이 금과옥조처럼 주장하는 합동성이라는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란 전쟁에서는 별로 의미가 없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해병대를 대장이 지휘하는 부대로 만든다고 하지만, 단언컨데 앞으로의 전쟁에서 상륙작전은 불가능하다. 상륙작전을 위한 대규모 해군세력을 동원하기도 어렵다. 대규모 해군세력이 육지에 접근하는 것은 지금과 같은 작전환경에서는 자살이나 마찬가지다. 상륙작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앞으로 대규모 상륙작전은 불가능하며 사실상 지금과 같은 상륙부대로의 해병대는 불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기존에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상당부분이 모두 비상식적이며 불필요하게 되고 있다. 합동성이란 개념도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중요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 합동성은 육해공군 전력을 통합운용한다는 개념으로 이는 미국과 같은 원정작전을 하는 군대에서 이미 과거의 전쟁에서 유용한 개념이었다. 지금 진행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란전쟁에서 합동성이란 사실상 현실적이지 않으며 별로 제대로 기능도 하지 않았다.
합동성을 육해공군 전력의 통합운용이라고 하지만 육해공군의 성격상 합동성은 육군과 공군, 해군과 공군의 합동성으로 좁혀지고 있다. 이미 해군과 육군은 서로 합동성을 발휘하기 어렵다. 특히 한국에서 해군과 육군은 서로 기여하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 해군과 육군은 전쟁하는 장소가 전혀 다르다. 해군은 바다에서 전쟁하고 육군은 육지에서 전쟁한다. 한국전쟁처럼 중국과 북한해군이 거의 없었던 경우에는 미국 해군이 제해권을 완전하게 장악하여 해양수송로를 확보하고 해상에서 육지에 화력지원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항공모함의 전투기들이 지상작전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었다. 항공모함에 있는 전투기들은 지상작전에 참가하지도 못하고, 해양에서 지상에 대한 함포사격도 불가능하다. 해상에서 지상에 함포사격을 할 정도로 근접하면 드론에 맞아서 모두 침몰된다.
더구나 바다에 대한 공역통제는 공군이 아니라 해군의 몫이다. 공군이 공역통제권을 지니는 것은 육지에 불과하다. 그나마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에서 전통적인 공군의 역할을 상당히 축소되었다. 공군이 지상에서 공역통제권을 지니는 것은 공군의 출발점이 육군항공대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작전환경에서 공군은 지상작전을 근접지원하는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방공무기체계가 너무 발전해서 공군 전투기와 전폭기가 전선에 접근하면 다 두들겨 맞고 떨어진다. 공군은 근접항공지원도 하기 어렵고 종심타격 임무도 하기 어렵다. 적의 종심깊이 전투기나 전폭기가 들어가지 못한다. 지금은 근접항공지원은 주로 FPV와 란셋 같은 드론이 역할을 하고 있고, 종심타격임무는 탄도탄 미사일이 수행한다. 지대지 탄도탄 미사일은 기본적으로 지상군의 영역이다.
작전환경의 변화에 따라 현재의 한미연합사 같은 전구작전지휘 체계도 변화가 필요하다. 전구차원의 종합적인 작전계획 수립과 지휘 체계는 지금의 한반도 상황에 별로 효율적이지 않다. 계획과 시행은 더욱 분산되어야 한다. 그리고 한미연합사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공군력을 이용한 장차작전 수립과 시행도 한계에 봉착해 있다. 공군력을 위주로한 4일간의 장차작전 시간은 너무나 길어서 현대전에 적절하지 않다. 드론을 이용하면 장차작전의 시간도 훨씬 더 당겨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전작권을 연합사령관이 가지고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현대전의 양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중이앙집권적 전구지휘체계는 현대전의 양상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당연히 전작권은 한국군이 환수해야 하고, 현대전을 고려한 상부지휘체계와 하부지휘체계를 모두 개선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전작권 환수는 국방정책의 목표이자 안보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현재 한국의 군단은 지상작전사령부 체제로 넘어가면서 군단이 아니라 군사령부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오늘날의 군단이 인사와 군수 능력을 확보하게 된 것은 필자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 오늘날 한국군의 지상작전사령부는 군사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 필자는 지상작전사령부의 편성을 구상할 때 밑그림을 그려 놓았는데 그 때 전작권환수를 고려한 전투사령부의 기능을 깔아 놓았다.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도 지상군과 공군의 작전을 통합하지 해군작전은 전혀 통합하지 못한다. 한미연합사령부는 해군작전의 진행상황을 파악하고 그 제한사항을 고려하는 정도이지, 연합사령관에게 해군작전을 지시하고 지휘하지 못한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해군작전과 지상작전은 사실상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군인이라고 해군이 지상작전을 지휘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육군이 해군작전을 지시하고 지휘해서도 안된다. 그러면 해군작전도 실패하고 지상작전도 실패한다. 합동성이라는 것이 말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합동성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을 통해서 드러나듯이 합동성은 현대전의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각군의 전문성이 훨씬 더 중요해 버린 것이다.
필자는 이런 점을 보면서 안규백의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이 현대전의 양상을 하나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반대하는 것이다. 지금 육해공군 중에서 존재론적 위기에 봉착한 것은 공군이다. 공군은 육군의 드론전력과 해군의 드론 전력 그리고 탄도탄 미사일 전력의 발전으로 과거와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미 불과 얼마지나지 않으면 더 이상 유인전투기와 전폭기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해군은 원래부터 해군항공대가 있다. 공군은 육지에서 과거와 같은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 앞으로 공군이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모르겠다.
이런 모든 변화는 전장에서 군사과학기술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정리하자면 육군은 상부 및 하부지휘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 게다가 지금 전선에 있는 전차와 야포 자주포 등과 같은 장비를 보호하기 위한 생존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어 버렸다. 지금 만일 전쟁이 발발한다면 며칠 지나지 않아서 전방에 배치된 전차와 야포 및 자주포는 모두 FPV 및 배회형 드론에 의해 파괴되어 버리고 말 것이다. 지금 전선에 배치된 병력들은 거의 모두 살상될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장관과 각군수뇌부는 이런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볼 때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에 정신이 빠져 있는 것을 보면 기가 차지 않는다. 지금 국방장관이나 군수뇌부는 한가하게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에 정신을 빼앗겨 있을 때가 아니다.
필자는 원래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에 동의했다. 그러나 최근 전쟁환경의 변화를 보면서 육해공군 사관통합보다는 각군의 전문성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육군의 경우는 장교의 양성과정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에 더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육군은 장교양성과정이 너무 복잡하다. 그러다 보니 인재양성에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한국같은 나라에서 육사와 3사가 두개나 있을 필요는 전혀 없다.
필자가 육사를 졸업했지만, 육사는 시대와 역사가 요구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윤석열 내란에서 보여준 장군집단의 한심한 작태는 더 이상 육군사관학교의 존재이유를 상실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군대와 국가는 육사보다 더 중요하다. 육사는 제대로된 군사전문가를 양성하지도 못했고, 또 그럴 생각도 하지 못했다. 육사 졸업생의 상당수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육사가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육사는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고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과감하게 끊어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모두 통합하는 것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현대전의 양상에 비추어 그리 현명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육군은 지금의 이런 상황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육사와 3사를 통합하여 새로운 장교양성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할 것이다. 지금 공군과 해군은 변화하는 전쟁상황에 고려하여 더욱 자신만의 전문성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육군은 지금까지 육군사관학교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골쇄신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은 육군사관학교라는 이름을 유지하면서 쇄신을 할 수 있는 정도를 넘은 것 같다.
육사를 사랑한다. 그러나 육사보다 군이 더 중요하고 국가가 더 중요하다. 육군사관학교는 시대적 소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안타깝지만 육사는 지금과 다른 길을 가야 하고 육사라는 이름은 더 이상 육군의 명예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육군사관학교는 국가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그럼 그에 따른 시대적 사명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는 교훈을 분명하게 새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