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캐닌 BHA 논란, 팩트체크

in #kr-pet7 years ago

동물병원에 가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사료 브랜드인 로얄캐닌 사료가 최근 사료에 쓰인 산화방지제, BHA (부틸하이드록시아니솔) 원료와 관련하여 국내 소비자를 속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발암가능성을 지닌 BHA를 일본 수출용 사료에는 표기하였지만 국내 사료에는 표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로얄캐닌은 홈페이지를 통하여 BHA는 안전한 물질이며 원료 표기와 관련하여 국내 사료관리법을 준수하였다고 밝혔다. 이에, 소비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과연 BHA는 어떤 물질일까? 국내법상 BHA를 원료에 표기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것이 맞는지 소비자는 궁금하다.

BHA, 안전한 물질인가 발암물질인가?


BHA는 지방이 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지방 함유량이 높은 가공식품에 첨가되는 보존제 중 하나다. 지방이 산화되면 맛은 물론 색깔, 냄새 및 영양소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공식품에는 보통 산화방지를 위한 보존제가 들어간다.

미 국립보건원, 발암 물질로 분류


문제는 이같은 BHA가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의 국립 독성학 프로그램 (NTP, National Toxicology Program) 연구결과에 따라 발암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는 것이다. BHA가 처음으로 발암 물질로 분류된 것은 1991년이며, NTP의 가장 최근 발간 보고서에서도 여전히 발암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관련 연구는 모두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근거하였다.

미 FDA, 사용 가능 물질로 분류


반면에,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BHA를 GRAS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GRAS 원료는 "특정한 용도에 따라 일정한 사용량이 함유된다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원료로 FDA의 사전 검토 (Premarket Review)가 면제되는 물질"을 의미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FDA가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 절대적인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난 '18년 10월 FDA는 식품 첨가물 목록에서 6가지의 합성향료*를 삭제하였다. 기존에는 소량이 사용되면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사용되어 왔지만, 해당 성분을 다량으로 섭취하였을 때 동물들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과학적 실험결과가 충분히 제기된 결과 금지된 것이다.

*➀ 벤조페논(benzophenone) ➁ 에틸 아크릴레이트(ethyle acrylate) ➂ 오제닐 메틸 에테르(eugenyl methyl ether(methyle eugenol)) ➃ 미르센(myrcene) ➄ 푸레곤(pulegone) ➅ 피리딘(pyridine)

위 첨가물들은 FDA가 허용했을 때는 안전한 물질이었다가 갑자기 위험한 물질이 된 것이 아니다. 언제나 같은 물질이었다. 다만, 과학적으로 위험성이 충분하게 증명이 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FDA의 허용여부가 달라진 것이다. 따라서, 현재 FDA에서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안전성이 담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소비자는 알아야 한다.

유럽 및 일본, 사람 식품에서는 사용 금지


영국 및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일본에서는 사람 식품에서의 BHA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국가들은 BHA가 허용되는 국가에서 생산되는 식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만약, 반려동물의 먹거리와 관련하여 휴먼 그레이드의 기준을 적용하고자 한다면 참고할만한 사항이다.

진실공방 - 사료관리법 지키지 않았다 vs 국내 기준 따랐다


로얄캐닌의 BHA 표기 누락 관련 보도 후 회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하여 "보존제에 대한 표기는 각 나라의 표시 기준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히며 국내 사료관리법 시행규칙 14조를 지키지 않았다는 언론사의 보도를 전면 반박하였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소비자들은 로얄캐닌에 실망하기에 앞서 사료 제품의 투명한 정보공개를 저해하는 국내 사료관리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로얄캐닌

사료관리법상 BHA는 보조사료, 용기에 표기할 의무 있어


우선 논란의 중심에 있는 현행 사료관리법을 살펴보자.

[box type="note" align="" class="" width=""] 사료관리법 시행규칙 14조 (사료의 표시사항) 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가 법 제13조제1항에 따라 용기나 포장에 표시하여야 할 사항 및 그 표시방법은 별표 4와 같다.[/box]

[box type="info" align="" class="" width=""]별표4. 용기 및 포장에의 표시사항 및 표시방법 (제14조 관련)

  1. 배합사료의 표시사항과 표시방법
    가. 표시사항
  1. 사료의 성분등록번호
  2. 사료의 명칭 및 형태
  3. 등록성분량
  4. 사용한 원료의 명칭
    나. 표시방법
  5. 사용한 원료는 배합비율이 큰 순서대로 적는다. 다만, (생략) 첨가한 단미사료 중 광물성과 보조사료는 명칭을 적고, 다음 내용을 덧붙일 수 있다. "위 사용 원료는 공장 사정에 따라 배합비율이 변경될 수 있음"[/box]

BHA는 사료관리법에서 정의하는 보조사료 중 보존제(항산화제)에 포함된다. 그리고, 위 사료관리법 조항에 따르면 보조사료 등 사용한 원료의 명칭을 표기하도록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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