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 VIII 8화
슬라임 : 여기 사는 할아버지는 지금 외출 중이시거덩. 심술꾸러기인 내가 말하는 거니까 진짜거덩. 헉?? 내가 거짓말을 하는 거 아니냐공? 너 참 무례한 녀석이궁. 너하고는 이제 말하지 않을 거양 뿌~웅.
드라키 : 꾸루꾸루 삐~ 아직 할아버지가 성에 있었을 때 우리는 서커스단에 있었다삐. 구경거리였던 우리를 불쌍하게 여긴 할아버지가 우리를 사들였던 거다삐.
(해룡이 나타났다! 에이트는 마법의 거울을 치켜들고 있다. 해룡은 헬 플래시를 외쳤다! 마법의 거울은 헬 플래시의 마력을 품더니 놀랍게도 태양의 거울로 변했다! 에이트는 태양의 거울을 획득했다. 해룡을 물리쳤다!)
[여관]
여관주인 : 안녕하세요. 여행자의 여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숙박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밤까지 휴식하시겠습니까? ...그럼 편히 쉬십시오.
미티아 : 에이트, 에이트... 거기 있는 건 에이트? 어머, 어쩜 이런 일이! 정말 에이트를 만나다니. 그저 에이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잠들었더니 당신의 모습이 보였어요. 이곳은 아마도 꿈의 세계? 분명 그렇겠죠? 이렇게 꿈에서 당신과 만날 수 있는 것도 그 샘물 덕분일까요... 당신이 들어 줬으면 하는 이야기는 약혼자 차고스 왕자님에 관한 거에요. 지금은 저래도 결혼하면 바뀌게 될까요? 그렇겠죠? 에이트. 저도 어릴 때는 아주 왈가닥이었으니까요... 차고스 왕자님은 아직 어린애티를 못 벗은 것뿐일지도...
[어둠의 유적]
전사 : 여기서 손 놓고 기다려봤자 별 수 없어서 부하 두 사람을 사잔비크로 보냈어. 운이 좋으면 왕가의 보물이라고 하는 마법의 거울을 빌릴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가능성은 희박해...
(돌기둥에는 뭔가를 끼울 수 있는 흠이 있다. 홀에 태양의 거울을 끼우겠습니까? 에이트는 홀에 태양의 거울을 끼웠다.)
전사 : 아, 암흑의 결계가... 사라졌군. 그럼 방금 자네들이 사용한 것은 사잔비크 왕가의 거울인가!? 어떻게 거울을 손에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맙네. 이제 도르마게스와 싸울 수 있겠어! 좋아! 사잔비크로 심부름을 보낸 부하를 부르러 가야겠군.
트로데 왕 : 드디어... 드디어 도르마게스와 결전을 벌일 시간이 온 것 같구먼.
얀거스 : 으헉! 아저씨, 언제 오셨수!
트로데 왕 : 떠올려 보면 긴 여정이었지. 이제 와서 생각하니 고난이 가득했던 여행길이 그리워지기도 하는구먼... 에이트, 듣자 하니 도르마게스 놈은 지금 약해져 있다지 않나? 이건 기회라네! 이번에는 꼭 놈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서 나와 공주의 저주를 풀도록 하는 게야! 나는 자네들의 승리를 믿으며 공주와 함께 기다리고 있겠네.
횃불1 : 오오, 오오... 수천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암흑의 결계가 드디어 뚫리다니. 이곳은 우리가 섬기는 랩손 님의 부활을 기원하며 세워진 신전... 암흑의 결계는 이교도들로부터 이곳을 지키기 위한 것. 그 결계가 깨졌다는 건 이교도들이 신전을 더럽히고자 쳐들어 왔다는 것인가...
횃불2 : 오오, 오오! 어찌 된 일이지? 방금 여기서 너무나도 그리운 랩손 님의 힘을 느꼈어. 육체가 없는 나는 랩손 님을 볼 수가 없다. 이곳을 지나간 건 랩손 님이이었을까?
횃불3 : 오오, 오오... 이 안에 랩손 님을 모신 암흑의 제단이 있다. 벽에 그려진 증오스러운 새. 레티스의 날개를 빼앗은 자만이 랩손 님의 곁에 가까이 갈 수가 있지. 그렇지만 육체를 잃은 나는 악귀의 상을 움직일 수 없어. 분하도다... 분하도다...
얀거스 : 드디어 찾았습니다요! 여기서 만난 이상 네놈도 끝장이다. 각오해라, 도르마게스!
쿠클 : 이제 놓치지 않을 거야. 네놈은 독 안에 든 쥐나 다름없다.
제시카 : ...오빠의 원수. 반드시 여기서 결판을 내고 말겠어!
도르마게스 : 이런이런, 이런 곳까지 쫓아오는 자가 있을 줄이야... 여러분은 예전에 마이엘라 수도원에서 만난 트로데 왕의 시종들 맞나요? 그렇군요. 이 몸을 쓰러뜨려서 왕의 저주를 푸시려고? 큭큭큭. 대단한 충성심이로군.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뿐! 넘쳐 나는 마력에 몸이 견디질 못해 이곳에서 이렇게 쉬고 있는데... 이것 또한 절대적인 힘을 얻은 대가이니 어쩔 수 없겠죠. 뭐, 좋습니다. 허나... 슬프도다. 슬포도다. 애써 이곳까지 왔는데 그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모두 내 손에 죽고 말 테니!
(도르마게스가 나타났다! 몬스터 무리를 물리쳤다!)
도르마게스 : 큭큭큭... 제법이군요. 당신들이 이렇게까지 싸우다니 좀 의외인걸요... 만약 내가 몸을 치유하는 중이 아니었다면 더 편하게 죽여 드릴 수 있었을 텐데. 별 수 없군요. 자, 이제 끝내도록 하죠. 슬프도다... 슬프도다... 당신들과 여기서 작별할 거라 생각하니 슬퍼서 견딜 수가 없군요... 이거나 받아라! 캬하하하하! 이히히히히! 앞으로 영원토록 가시덩굴 속에서 신음하거라! ...왜지!? 왜 듣지 않는 게냐! 네놈은 대체...!? 귀찮게도 전력을 다해야 할 것 같군. 그오오오오... 캬하하! 캬하하! 캬하하하하! 이 버러지 같은 것들! 두 번 다시 얼씬 못 하도록 갈가리 찣어 주마!
(도르마게스가 나타났다! 도르마게스를 물리쳤다!)
도르마게스 : 크아아아아... 아직 모자라다. 이런 곳에서 허무하게 죽을 수는...
얀거스 : 해냈습니다요! 형님! 우리가 드디어 도르마게스 녀석을 해치웠습니다요! ...생각해 보면 참 긴 여정이었습니다요. 아마 지금쯤 아저씨와 말 공주님도 저주가 풀려서 기뻐하고 있겠죠...
쿠클 : 그럼 나도 이걸로 수도원장님의 원수를 갚았으니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었군. 제시카도 기쁘지? 어때? 오빠의 원수를 갚은 소감은? ...응? 뭐야, 왜 그래? 표정이 침울한걸?
제시카 : 놈을 쓰러뜨렸다고 오빠가 살아나진 않잖아. 어차피 복수란 게 그런 거니까...
트로데 왕 : 여보게들!
얀거스 : 오오! 아저씨 목소립니다요! 드디어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겠군요! ...얼레? 아저씨! 저주가 풀린 거 아니었습니까요!?
트로데 왕 : 자네, 무슨 소릴 하는 건가? 농담이라면 그 우스꽝스러운 얼굴로도 충분하니 그만두게.
쿠클 : 농담이 아니라 우린 도르마게스를 쓰러뜨렸어. 놈이 죽으면 당신과 공주의 저주도 풀린다고...
트로데 왕 : 놈을 쓰러뜨렸다고!? 세상에! 그럼 왜 내 저주가 풀리지 않는 겐가? 으~음... 어째서? 왜 저주가 풀리지 않는 게야? 잘 생각해 보면, 녀석이 우리 성의 보물인 지팡이를 훔치고 그걸 함부로 사용한 탓에... 오오! 바로 그걸세! 지팡이라네! 지팡이는 어찌 됐는가!?
제시카 : 지팡이? 이거 말이야?
트로데 왕 : 오오! 맞다네. 바로 그 지팡이라네.
얀거스 : 아저씨, 이제 여길 나가는 게 어떻겠습니까요?
트로데 왕 : 흠, 그러도록 하세. 여기서 고민해 봐야 답이 나올 것 같지도 않구먼. 그럼 일단 사잔비크로 돌아가도록 하지.
[사잔비크 성 여관]
트로데 왕 : 모두 잘해 줬네. 허나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구먼. 일단 오늘은 푹 쉬도록 하게. 나는 공주가 걱정되니 마차에서 보내도록 하겠네. 그럼 내일 보세.
(다음날 아침)
얀거스 : 크. 큰일입니다요! 형님! 제시카가... 제시카가 안 보입니다요! 아침에 일어났더니 침대도 텅 비어 있고 짐도 안 보입니다요!
여관주인 : 응!? 뭐라고? 동료가 사라졌다고? 그거 혹시 커다란 가슴의 아가씨를 말하는 겐가? 그 아가씨라면 벌써 나갔어. 해도 뜨기 전에 숙소를 나가려고 하기에 어디 가느냐고 물어봤었지. 그랬더니 북쪽으로 간다더군. 북쪽이라면 분명히 관문이 있을 텐데...
미티아 : 아! 제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어요. 에이트의 얼굴도 보여요. 이건 꿈? 아마 그렇겠죠... 에이트, 제 목소리가 들리나요? 도르마게스를 쓰러트렸는데도 저주가 풀리지 않으니 조금 맥이 빠지네요... 제시카 님도 없어져 버렸고... 왜 갑자기 없어진 걸까요? 혹시 저에게 걸린 저주와 관계가 있는 걸까요? 어서 제시카 님을 찾을 수 있도록 저도 기도할게요.
[리블아치]
마을사람 : 여기는 리블아치. 석상을 제작하는 공방이 즐비한 장인의 마을이지.
여자 :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방금 전에 으악... 하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서 황급히 뛰어나와봤어!
남자 : 내 기억이 틀림없다면 방금 그건 대주술사 하워드 님이 고용한 근위병의 목소리입니다! 하... 하워드 님 댁이라면 여기 바로 위의 담장이 있는 저택입니다!
수녀 : 방금 전 대주술사 하워드 님의 저택 쪽에서 비명이 들려왔어요! 신이시여... 당신을 따르는 리블아치의 마을 사람들을 재앙으로부터 지켜주소서...
남자 : 하워드 님 저택의 근위병을 쓰러트리다니 얼마나 무시무시한 얼굴의 여자일까...? 덜덜덜...
여자 : 그 여자가 근위병을 쓰러트리고 하워드 님의 저택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누... 누군가가 빨리 구해줘야 해!! 대주술사 하워드 님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이 마을은 끝입니다!
[하워드의 저택]
첼스 : 더 이상 다가오지 마라!! 네놈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워드 님을 해치려 하는 자는 이 몸이 용서하지 않겠다!!
하워드 : 이 몸은 뭐가 이 몸이냐. 네놈이 용서하지 않는다고 뭘 할 수 있을 것 같느냐? 얼간이 녀석. 첼스, 비켜라.
첼스 : 하... 하워드 님!
하워드 : ...소녀여. 내가 대주술사 하워드라는 것을 알고 덤비는 것이렷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이미 나는, 나의 점성술로 자네가 올 것을 예지했으니 말일세. 그 덕에 지팡이를 들고 나를 죽이려는 여자를 퇴치하는 주문도 이미 습득해 두었지. 이번엔 아쉽게 됐군! 자, 순순히 꼬리를 내리고 물러가거라!! ...흐압!!
제시카 : 큭큭... 슬프군요... 현자 4명의 영혼을 얻은 이 지팡이 앞에서는 그 결계가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모르시다니.
하워드 : ...뭐... 뭣이!? 이... 이럴 수가! 다시 한번 받아랏! 흐압!!
제시카 : 자, 이제 끝내도록 하죠. 계속 버둥대는 꼴을 보고 있기도 애처로우니... 어머? 우후후, 벌써 왔어? 생각보다 빨리 왔네. 우후후. 결계가 효과가 있었나 보네. 방금 그 눈물겨운 연기가 없었다면 이미 죽었을 테니까. 오늘은 이만 물러가 주지. 이 사람들까지 함께 상대하기엔 아무리 나라도 벅차거든. 다음에 내가 올 때까지는 방어에 더 신경 써야 할 거야. 그럼 또 봐.
하워드 : 헉... 헉... 사... 살았군! 휴우... 위기일발의 순간이었어!
첼스 : 하워드 님! 다치신 곳은 없습니까!?
하워드 : 에잇! 어딜 만지는 게냐, 더럽게! 이때를 틈타 은근슬쩍 내 비위를 맞추려고? 그 수작에 넘어갈 줄 아느냐!
첼스 : 아... 아뇨... 저는 그저...
하워드 : 됐어! 네놈은 레오팔드에게 밥이라도 주고 오너라! 나는 저분과 이야기를 하겠다!
첼스 : 아... 알겠습니다...
하워드 : 거기 나그네여, 아무래도 나는 자네에게 도움을 받은 것 같군. 이쪽으로 오시게. 어디서 온 누구인지 몰라도 내가 누구인지는 물론 알고 있겠지? 내가 바로 위대한 대주술사 하워드라네. 이 몸의 목숨을 구했다는 건 자네에게는 명예로운 일이지. 영광으로 생각하도록. 아무튼, 이 몸을 부담 없이 하워드 님이라고 불러도 되네. 그나저나 그 지팡이 마녀... 또 오겠다는 불길한 말을 남기고 갔어. 그러나 방금 전 결계보다 더 강력한 결계를 치는 건 아무리 나라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래서 도와준 데에 대한 보답도 할 겸 자네들에게 일을 주겠네. 물론 맡아주겠지? ...흐음, 실은 이 마을에는 클랜버틀가라는 오랜 조각가 집안이 있다네. 그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클랜 스피넬이란 두 가지 보석에는 강력한 마력이 깃들어 있지. 예전부터 내게 넘겨달라고 했지만 그 집안의 선대가 워낙 완고해서 말이야. 이야기조차 들으려 하질 않더군. 그러니 자네가 클랜버틀가의 사람을 찾아가서 클랜 스피넬을 내게 넘겨주라고 부탁해줬으면 하네. 아무리 고집이 세도 정성껏 청해보면 마음이 전해질 걸세. 방법은... 자네가 알아서 하게나. 그 보석 없이는 지팡이 마녀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결계를 만들 수 없어. 서둘러 주게나. 아차, 깜빡했군. 클랜버틀가는 지금 내 저택의 분수 아래에 살고 있다네.
[클랜버틀가]
남자 : 네? 뭡니까. 당신은? 아무튼 클랜버틀가는 저희 집안입니다만... 클랜 스피넬? 아아, 그런 이야기라면 아버지에게 하십시오. 다만, 아버지는 이 마을엔 없습니다. 아버지는 이 마을 북쪽에서 탑을 만들고 있습니다. 탑에 들어가고 싶다면 이걸 가지고 가면 될 겁니다.
(에이트는 석검을 획득했다.)
남자 : 그 검을 탑의 문 구멍에 찔러넣으면 문이 열릴 겁니다. 아버지의 이름은 라이돈입니다. 혹시 탑에서 아버지를 만나면 가끔은 집에 좀 돌아오라고 전해 주세요.
여자 : 클랜버틀가에는 아주 드물게 조각의 천재가 태어나는데, 안타깝게도 남편은 천재가 아니었어요. 젊었을 때는 그것 때문에 무척 고민했었는데 지금은 생각을 돌이켜 평범한 생활을 즐기고 있죠.
[하워드의 저택]
시녀 : 한때는 정말 큰일났다고 생각했는데 무서운 사람은 없어졌다고 첼스 씨가 말하더군요. 그건 그렇고, 하워드 님처럼 유명한 사람은 역시 목숨을 위협받는 일이 있기는 있군요. 무섭네요.
하녀 : 첼스가 이 저택에 온지 벌써 반년 정도 되는 것 같아. 처음에는 지저분한 떠돌이였지만 눈치도 빠르고 명랑해서 저래 봬도 제법 괜찮은 남자야. 그런데도 무슨 이유인지 하워드 님은 첼스를 미워하고 있어. 자기가 고용해 놓고는 앞뒤가 안 맞지 않아?
첼스 : 자, 레오팔드. 밥이야. 여기에 둘게.
레오팔드 : 왈왈왈!!!
첼스 : 미... 미안해, 레오팔드. 내가 기분 나쁘게 했니? 미안해... 정말로. 사과할게. 다... 당신은 아까 그...? 아까는 정말 감사했어요. 하워드 님이 무사할 수 있었던 건 당신 덕분이에요... 보아하니 여행자분들이신 것 같은데요? ...역시,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 저도 반년 전까지는 정처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던 여행자였거든요. 그러다가 반년 전... 우연히 들른 이 마을에서 돈이 바닥난 저는 굶주린 채 길바닥에 쓰러졌고... 그때 저를 구해 주신 것이 다름 아닌 하워드 님이셨어요. 게다가 하워드 님은 저택에 저를 고용해 주시기까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고 있어요. 가끔 차갑게 대하실 때도 있지만 말이죠. 하지만 속마음은 정말 따뜻하신 분이랍니다.
[라이돈의 탑]
(문에는 구멍이 나 있다. 석검을 문의 구멍에 끼우겠습니까? 에이트는 탑의 문에 석검을 끼워 넣었다!)
슬라임 : 끙끙, 끙끙. 안된다규. 무거워서 밀어봤자 꿈쩍도 안 한다규... 이야, 대단해규~! 이 탑에서는 그 힘이 큰 도움이 될 거야규~! 그건 그렇고 난 나쁜 슬라임이 아니라규. 라이돈 할아버지라면 이 탑의 위쪽에서 오늘도 돌을 조각하고 있을 거라규.
라이돈 : 흥, 별난 놈이로군. 이런 곳까지 올라오다니... 으헉! 너 뭐하는 놈이야? 결국 여기까지 올라온 게냐? ...우하하하! 너 같은 새파란 애송이한테 정복당하다니 탑 좀 더 쌓아야겠는걸! 어이 애송이! 너 맘에 드는데! 나는 조각가 라이돈이다. 너, 내게 볼일이 있어서 온 모양이군? ...뭐? 클랜 스피넬? 아아, 그 두 개의 보석 말이냐? 유감이지만 그런 건 이미 먼 옛날부터 우리 집에 없었어. 좌우지간 나도 본 적이 없으니까. 듣자 하니 내 조상님, 그러니까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이고! 허... 허리야! 하... 하여간 아주 먼 조상님께서 자기가 만든 조각상에 그 클랜 스피넬을 박아 넣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지... 그 조상님은 여자분이셨는데, 생애 최고의 걸작을 만들고서 그 조각상에 보석을 박아 넣었다더군. 그 조각상이 어디있냐고? 글쎄, 나도 거기까지는 모르겠는걸. 나머지는 혼자 힘으로 찾아봐. 단서가 될 만한 건 이름 정도겠군. 내가 기억하기로 그 조상님은... 리자스인가 뭔가 하는 이름이었어. 자, 이제 됐냐? 아니면 또 볼일이 남았냐? 뭐? 아들놈이 가끔씩은 집에 얼굴 좀 비추라고 한다고? 우하하하!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지! 너 같은 애송이한테 탑을 정복당했는데 너 같으면 돌아가겠냐? 나는 이 탑을 더 높게 지을 거라고!
[리자스 석상의 탑]
(조각상의 양쪽 눈에는 아름다운 보석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리자스 석상 : 기다려 주세요. 용기 있는 여행자여... 내 이름은 리자스... 아주 먼 옛날, 이 세계에 살며 이 조각상을 만들어 낸 자입니다. 당신들께 알려 드리겠습니다. 긴 역사 속에 잊혀져 버린 현자의 혈통에 관한 이야기를... 제가 태어난 클랜버틀가는 전설의 일곱 현자의 혈통을 이어받은 유서 깊은 집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대에 클랜버틀가는 현자의 혈통을 잃었습니다. 계승자인 제가 알버트가로 시집을 갔기 때문이죠... 그 이후로 현자의 혈통은 알버트가에서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그 현자의 혈통도 증오스러운 마법의 힘에 의해 끊기고 말았습니다. 계승자인 사벨트의 목숨과 함께... 현자의 혈통이 끊겼다고는 하나 알버트가가 제 핏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알버트가의 대를 잇기 위해서라면 가능한 모든 힘을 빌려 드리겠습니다. 조각상에 박힌 클랜 스피넬을 가져가세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알버트가의 혈통을 이어받은 마지막 한 사람... 제시카를 잘 부탁드립니다.
(아름답게 빛나는 두 보석이 떨어져 있다. 에이트는 클랜 스피넬을 획득했다. 클랜 스피넬을 주머니에 넣었다.)
[리블아치]
하워드 : 이 쓰레기 같은 놈이!! 너처럼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 모르는 여행자를 받아 준 내 은혜를 네놈은 원수로 갚을 셈이냐!!
첼스 : 다... 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믿어 주십시오! 저는 그저 평소처럼 레오팔드에게 밥을...
하워드 : 잠깐, 첼스. 누가 언제 레오팔드의 이름을 막 불러도 된다고 했지?
레오팔드 : 왈!! 왈!!
하워드 : 오오, 그랬구나. 너도 기분이 나쁜 게로구나? 그럴 만도 하지. 식사준비가 늦기 일쑤인 저런 바보같은 놈에게 아무렇지 않게 이름이 막 불려지다니.
첼스 : 면목없습니다! 지금부터는 레오팔드... 님이 원하실 때 식사를 준비하겠사오니...
하워드 : 변명은 그만하면 됐다! 어서 레오팔드에게 밥을 주어라!!
첼스 : 예, 예에!
하워드 : 자, 레오팔드. 밥이 늦어서 미안하구나. 먹어도 좋다.
레오팔드 : 왈!! 왈!!
하워드 : 첼스. 레오팔드는 네 주인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정중하게 모시도록 해라. 알겠나? ...오오, 돌아왔나? 와하하하. 시답잖은 꼴을 보이고 말았군. 어쨌든 여기서는 좀 그렇고, 보고라면 내 방에서 들을 테니, 집으로 들어오도록 하게.
첼스 : 당신은... 아하하, 창피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네요. 하워드 님은 오늘 어쩐지 심기가 불편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실수를 해서... 해고당하지 않으려면 조심해야겠어요. 저는 이 저택도 하워드 님도 참 좋거든요... 말로는 잘 설명이 안 되지만... 이 저택에서 일하는 게 굉장한 운명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워드 : 오오, 왔나? 아까 그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늘 있는 일이니. 그 첼스 녀석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짜증이 치솟아 견딜 수가 없다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놈을 내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분명 나는 그놈이 죽을 때까지 구박할 테지... 아, 그 이야긴 이제 됐고! 그래, 클랜 스피넬! 클랜 스피넬은 손에 넣었나!? ...오오, 훌륭하군!! 어떻게 손에 넣게 되었는지는 일일이 묻지 않겠네. 나는 오로지 결과만을 중시하는 사람이니 말이야.
(에이트는 클랜 스피넬을 하워드에게 건네주었다.)
하워드 : 오옷, 손에 쥔 것만으로 느껴지는 이 마력의 파동... 틀림없어! 이게 바로 클랜 스피넬의 힘일세!! 이것만 있으면 강력한 결계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을 터, 지팡이 마녀 따위 그 누가 겁낼쏘냐! 그나저나 자네도 뿌듯하지 않은가? 대주술사인 이 몸을 도울 수 있었으니 말이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그 지팡이 마녀가 다시 찾아올 때까지 내 저택의 호위병으로 고용하겠네. 알겠나? ...그래! 자네는 지금부터 이 하워드 저택의 호위병이라네. 바로 일을 맡기도록 하지. 자, 이쪽으로 와 보게. 이 앞에는 나의 비밀 자료실이 있다네. 그곳에서 어떤 책을 찾아와 줬으면 하네. 책의 제목은 세계 결계 전집이라네. 그 책에 강력한 결계를 만드는 법이 쓰여 있을 게야. 잘 부탁하네.
[자료실]
(하워드 일족의 역사 상권. 이라고 쓰인 고문서가 있다. 에이트는 손에 들고 읽었다.)
[내 이름은 하워드. 위대한 대주술사 쿠퍼스로부터 주술의 가르침을 받은 자. 내 스승이자 대주술사 쿠퍼스는 강력한 주술의 힘을 지녔을 뿐 아니라 그 누구보다 총명한 인물이었다. 스승 쿠퍼스는 알고 있었다. 언젠가 이 세상에 악의 힘이 부활할 때... 본인이 지닌 주술의 힘이 자신의 일족이야말로 현자의 핏줄임을 악의 존재에게 알려주고 말리라... 는 것을. 스승 쿠퍼스는 악의 힘이 현자의 피를 찾지 못하도록, 자신이 지닌 주술의 힘을 우리 하워드 일족에게 넘겼다. 주술의 힘을 잃은 스승 쿠퍼스는 마지막 말을 남기지도 않은 채 홀연히 내 앞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필사적으로 행방을 쫓았으니, 스승 쿠퍼스의 행방은 끝끝내 알 수 없었다...]
(하워드 일족의 역사 하권. 이라고 쓰인 고문서가 있다. 에이트는 손에 들고 읽었다.)
[내 이름은 하워드. 스승 쿠퍼스로부터 주술의 힘을 이어받은 나는 우리 일족에게 인연의 주술을 걸기로 했다. 이 인연의 주술이 걸려 있는 한,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의 기억이 희미해져도... 악의 힘이 진정으로 다가올 때는, 스승 쿠퍼스의 후예와 우리 하워드 일족의 후예는 반드시 만나게 되리라. 바라건대 우리 일족의 후예가 제 목숨을 던져서라도 스승 쿠퍼스의 후예를 반드시 지켜 내기를...]
(에이트는 세계 결계 전집을 발견했다. 저택 밖에서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남자 : 나... 나타났다!! 지팡이 마녀다~!!
하워드 : 이봐! 왜 이리 늦었나! 뭘 하다 이제 온 게야! 그 지팡이 마녀가 다시 나타난 모양이야! 나는 한시라도 빨리 결계를 완성해야 하네! 세계 결계 전집은 찾아왔겠지? 이리 내놓게! 어서!
(에이트는 세계 결계 전집을 하워드에게 건네주었다.)
하워드 : 오오, 바로 이거야! 나는 지금부터 서둘러 결계를 만들 테니 자네는 밖에서 그 지팡이 마녀를 막아 주게!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금방 완성될 거라네! 나는 위대한 대주술사니까 말이야! 참, 그렇지. 수리수리마수리... 이얍!
(에이트 일행의 체력이 모두 회복되었다!)
하워드 : 이제 모두 기운을 차렸겠지? 여하튼 조금이라도 오래 그 지팡이 마녀의 발을 묶어 두게! 알겠나!!
제시카 : 방어를 단단히 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이렇게 무방비하다니.
첼스 : 닥쳐라!! 이 앞으로는 한 발짝도 못 간다! 하워드 님에겐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어!
제시카 : ...하워드? 큭큭...
첼스 : 뭐... 뭐가 그렇게 우스운 거냐!!
제시카 : 슬프군... 자신의 피에 아로새겨진 위대한 운명에 대해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다니. 내가 처음부터 노렸던 건 그런 겉멋만 든 남자가 아니야. 이 지팡이가 모든 것을 알고 있지. 내가 노리는 건 과거 암흑신 랩손을 봉인한 일곱 현자 중 하나인 대주술사 쿠퍼스의 후예... 첼스, 바로 당신이지. 슬프군. 당신의 목숨을 지켜야 했을 남자가 그걸 전혀 기억해 내지 못하다니... 우후후. 역시 아직 있었군. 그래, 좋아. 어차피 너희와의 싸움은 피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단지 이런 식으로 너희를 죽여 버리는 것이 조금 슬플 뿐...
(저주받은 제시카가 나타났다! 저주받은 제시카를 물리쳤다!)
제시카 : 이... 이럴 수가, 믿을 수 없어... 이 지팡이의... 힘을 뛰어넘는 인간이... 존재했... 다니... 용서하... 지 않겠어.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보여... 주지... 4인의... 현자의 혼을... 담은 이 지팡이의... 진짜 위력을... 몽땅 태워 버릴 거야. 이 마을과 함께... 네놈들의 목숨도!!
하워드 : 에잇, 걸리적거리는군! 저리 비켜! 비키라고!! 와하하하하!!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군! 결계가 드디어 완성되었다네!! 이 몸의 목숨을 노리는 괘씸한 놈 같으니! 나의 초강력 퇴마 결계를 받아랏! 흐압!! ...음하하하!! 제법 효과가 있는 모양이군!! 에이트! 내가 결계를 완성시킬 때까지 잘 버텨 주었네! 상으로 자네에게 명예로운 일을 맡겨 주겠네! 저 여자를 끝장 내고 오게나! ...뭣이? 그건 못 하겠다고? 왜인가? 일단 이야기는 들어 줄 테니 말해 보게.
(에이트는 자초지종을 하워드에게 설명했다.)
하워드 : ...호오? 그러니까 저 여자는 원래 자네들의 동료라는 겐가? 그리고 그 도르마게스인가 뭔가 하는 놈을 죽이면서 희한한 저주가 걸려 버렸다고? 흥! 석연치는 않지만, 뭐 됐네. 저 여자는 자네들이 알아서 하게나. 자네가 필사적으로 내 목숨을 지키려 한 건 사실이니 말이야. 그에 대한 상이라 생각하게. 허나 그 대신 이번 일의 사례는 없는 것으로 하겠네. 와하하하! ...윽!? 그러고 보니 내 귀여운 레오팔드는 어디로 갔지? ...없... 없지 않느냐! 방금 그 소동 때문에 무서워서 어딘가로 숨은 겐가!? ...체... 첼스!! 지금 당장 레오팔드를 찾아서 데리고 오너라!!
첼스 : 네... 네엡!!
(에이트 일행은 의식을 잃은 제시카를 여관으로 옮겼다. 제시카는 가끔 악몽으로 신음했지만 좀처럼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사벨트 : 나는 증조할머니한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서쪽 땅에서 시집을 온 증조할머니의 증조할머니는 이름 높은 현자셨대.
제시카 : 뭐라고? 현자라고?
사벨트 : ...응. 사실은 나도 잘은 모르지만. 하지만 그분은 여자의 몸으로 검술과 마법에 모두 정통한, 그야말로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셨대.
제시카 : 흐~음, 아, 그러면 말이야. 사벨트 오빠는 분명히 그분의 힘을 이어받았겠지? 검이랑 마법 둘 다 잘 쓰잖아.
사벨트 : 그렇게 되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그건 아니었나봐. 검술은 갈고 닦을수록 실력이 늘 수 있지만, 내 마법은 진짜 능력자들이 보면 장난 수준인걸.
제시카 : 정말? 둘 다 못하는 내가 볼 땐 오빠의 마법, 정말 대단한 것 같은데?
사벨트 : 아니야, 내 생각은 이래. 조상님들의 마법의 힘은 내가 아니라 제시카, 네게 이어진 게 아닐까... 하고 말이야. 분명히 네겐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능력이 잠들어 있을 거야. 언젠가 그 힘이 눈을 뜰 날이 오겠지. 나는 진심으로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어.
제시카 : 으... 으응... 에이트.
트로데 왕 : 오오, 오오. 이제 정신을 차렸나?
제시카 : 트로데 왕... 에이트도... 나... 어떻게 된 거야? 기나긴 꿈을 꾼 것 같은데...
트로데 왕 : 흐음... 다행히 제정신으로 돌아온 모양이구먼. 기억 안 나나? 우리가 도르마게스를 쓰러뜨린 다음 날 자네가 모습을 감추었지.
제시카 : ...으응, 기억이 나. 하지만 혹시 그건 꿈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나, 무시무시한 마력에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배당했어... 그래, 도르마게스와 똑같이. 나를 지배한 강력한 마력의 주인은 바로... 암흑신... 랩손. 하지만... 그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어. 들어 봐. 말해 줄 게 산더미 같아.
트로데 왕 :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네. 순서대로 천천히 말하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