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날|| #5 익숙함의 또 다른 말

in #kr-essay9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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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친하게 지내온 친구 녀석이 술집을 하나 차렸다. 녀석은 일손이 달린다며 잠시 주방 일을 도와줄 것을 부탁했고 난 흔쾌히 승낙했다.
그곳에서 내가 주로 맡은 일은 설거지였다. 규모가 큰 가게는 아니라서 식기세척기가 따로 있지 않았다. 그래서 설거지를 하려면 고스란히 사람 손을 거쳐야 했고 바쁜 날이면 온종일 싱크대에 붙어있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설거지는 힘들다. 게다가 싱크대가 낮아 설거지를 하려면 자연스레 허리가 구부정해졌다. 불편한 자세로 장시간 설거지를 하고 나니 집에서는 나도 모르게 기어서 다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허리를 꼿꼿이 세우자니 옷이 젖기 일쑤였고, 무거운 철판들이 많아 한쪽 팔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

전혀 괜찮아지지 않을 것 같은 설거지도 시간이 지나자 차츰 요령이 생겼다. 한참을 구부정하게 있어도 견딜만했고 설거지 양이 많아도 기어 다니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가 마음 편할 때도 있었다. 설거지에 익숙해진 것이다.

익숙함은 지금 처한 상황이나 환경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사람에 대한 익숙함도 존재한다. 홀에서 일하고 있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나보다 세 살이 어렸고 알바를 하면서 알게 된 사이었다.
처음에는 서로가 잘 모르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어리다고 함부로 부리지 않았고 부득이시킬 일이 있다면 정중히 부탁했다. 그 아이도 공손하게 부탁을 들어줬고, 할 일이 있다면 먼저 나서 도와주기도 했다.
시간은 흘러 나는 그 아이에게, 그 아이는 내게 익숙해졌다. 충분히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그 아이를 시키게 됐고, 말투는 어느새 명령조로 바뀌었다. 그 아이도 내게 가끔 짜증을 내기도 했고, 정색하기도 했다. 익숙해져 소홀해진 것이다.

사장인 친구도 익숙해졌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친구로서의 관계였다. 지금은 같이 일하는 동료였다. 동료로서 우리는 익숙해졌고, 역시나 소홀해졌다.
친구는 가게를 비우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그럴수록 내가 일하는 날은 점점 늘어났고 어느새 대신 일하는 게 자연스럽게 됐다. 나는 친구의 가게라고 조금씩 늦는 것이 태반이었고, 친구를 대할 때 까칠함이 가득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익숙해졌고 익숙해진 만큼 소홀해졌다.

이제는 가게도 문을 닫아 다시 친구의 관계로 돌아갔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조금은 서운함이 멤 돈다. 그건 내 친구도, 그 아이도 마찬가지리라.
어쩌면 익숙해진다의 또 다른 말은 소홀해진다 일지도 모르겠다. 익숙함은 소홀함을 부른다. 그리고 그 소홀함이 가까운 이마저 점점 멀어지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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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예요~~
소중한 것에 소홀해 지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죠.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아껴야 하는데 저는 그게 쉽지가 않은 듯 해요. 매번 반성하고 하지만 ㅠ

아............
많은 생각이 오가네요... 제 주변을 다시 돌아보고 챙겨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옛글에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감사합니다. :)
잘 지내시죠? ^-^

^^ 저 아래부터 지난 글들 다 읽고 올라오는 중입니다. ㅋㅋ 대부분 다 읽은 것 같은데... 아직 조금 남았네요 ㅎㅎ 요즘 회사가 너무 정신없어서... 자주 못 오네요... 눈팅만 잠깐하는데... 맘이 심난해서 것도 쉽지는 않네요 ㅎㅎ 지난 글들 너무 좋은 게 많더라고요... 읽으면서 어지러운 마음을 잠시 떠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D
감사합니다~^^~

회사가 바쁘면 정신 없죠. 쉬어도 쉬는 거 같지도 않고요. :) 저도 갑자기 없던 야근을 할라니 생활패턴이 꼬여서 컨디션 조절이 힘들더라고요. ㅠ

아, 그리고 해피님 텔레그램 스팀 알람이 다시 생겼어요. 혹시 모르시고 계실까봐 말씀드려요. :)
텔레그램에서 steem mentions 검색하셔서 /add 아이디로 등록해서 사용할 수 있답니다. ^-^

ㅎㅎㅎㅎㅎ 그런게 있나요? ㅎㅎㅎㅎㅎ 텔레그램 안 들어간지 백만 년도 넘었는데 ㅋㅋㅋ 찾아봐야 겠네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
앗! 쵸코님도 야근하시는 군요. ㅠㅠ. 피곤하시겠어요. ㅠㅠ 주말이나 되어야 쉬실 수 있겠네요 ㅠㅠ 맛있는 저녁 드시고 조금이라도 일찍 귀가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얼마 전에 루도럼님이 만드셨어요. :) 설정하실 때 모르시는 게 있으시면 언제나 질문 주세요! ^-^

해피님도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푹 쉬여요!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셨군요 ㅎㅎㅎ steem mentions 가 두개 인데요. 하나는 STEEMit Mentions Notifications
둘다 들어갔는데 ㅋㅋ 어디에 add 가 있나요 ㅋㅋ 텔레그램에서 스팀잇을 불러 오는거 맞는 건가요? ㅎㅎ

텔레그램에서 추가하면 되고요.
steem mentions가 맞는 거 같아요.
F61803EA-EA2A-48BF-809D-9A9549304E4A.jpeg

아이콘이 이렇게 생겼어요.
여기에 들어가셔서 문자보내는 창에다가
/add myhappycircle 적으시면 등록 될 거예요.
등록하고 말씀주시면 제가 댓글 달아서 확인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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