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밋에 온 지 21일째, 고백 : 번역과 개인적 이야기

in #kr7 years ago (edited)

솔직히 말하면, 전 스티밋 이전에 알바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 전 대학교 2학년인데 알바를 안 하고 뭐했냐고 물어본다면..

저 역시 알바 자리를 몇 군데 구해봤으나
아이스크림 가게는 여자는 힘이 부족하다고,
주유소도 여자가 하기 힘들다고 기타 등등의 이유로 떨어졌습니다.

사실 스티밋에 와서 번역 알바라는 것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영어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워낙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접하고 살아서요.

마침 방학 타임이라 왕성하게 번역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한 건은 꼭 끝내고 자겠다고 생각하고 새벽까지 번역 일을 했습니다.
요즘은 잠을 잘 자는 편이지만 그 때는 가위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안 그래도 올빼미 형이고 체력이 남아도는 저는 아침에도 딱히 피곤을 못 느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새벽 1시에도 딱히 피곤하지는 않고요.

아시는 분들도 몇 있으시겠지만 (하루동안 멘탈이 무너져서 카톡방에 제 이야기를 썼었습니다.)
저는 우선 졸업 후 독립을 하는 것을 목표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렌트를 해서 같이 살 친구는 구했고요 (혼자였으면 생각도 못했을 거에요..)

집을 독립하고 싶은 이유는 우선 아버지와 성격이 너무 안 맞아서라고 하겠습니다.
일화 하나로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 화창하나 비가 오나 매일 매일 강제로 아버지와 동네 뒷산을 뛰어야 했습니다.

정상까지 빨리 뛰지 못하면 맞았고요.
직업 군인도 아니시지만 굉장히 엄한 분이세요.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저와 정말 성격이 다르십니다.

처음에는 '번역료를 떠나서 정말 가치 있는 글을 번역하자.'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계속해서 그런 글들을 번역하면, 사람들이 이 글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알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과학 글이나 흥미롭거나 새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번역하면
제가 번역해드리기로 약속한 분들에게는 정말 적은 양의 금액이 돌아왔습니다.
그 정말 적은 양에서 제 몫은 더더욱 적었고요.

스티밋의 사람들은...
물론 굉장히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예술이나 사진, 과학이나 문학 등의 포스트에도 관심이 있지만

대형 고래들을 번역하다 보니,
관심이 주로 있는 건 주로
'스티밋에서 어떻게 성공하나'
'비트코인 시세'
이 둘이었습니다.

또 한 분의 외국 대형 고래 ( 지금은 번역 일을 같이 안 하지만)분은
정말 저를 심적으로 지치게 했습니다.

제 친구 중에서 이 분을 동경하는 사람이 있어서
5 스달 저한테 덜 주고 친구를 도와주면 안되냐고 부탁했더니,
제 친구보고 절 보고 배우라고, 너의 컨텐츠는 정말 별로다
( 친구를 떠나서 제 기준에서는 정말 좋은 포스팅을 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상처를 입히면서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친구는 그 이후로 한 동안 스티밋을 멀리하면서 저를 약간 껄끄러워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돌아왔지만요.)

솔직히 이건 웹사이트입니다. 네, 돈이 관련 있는 웹사이트기는 하죠.
하지만 많은 팔로워 수와 돈 되는 포스트들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사람을 무시하는 것은 무슨 태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곳의 대형 고래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올라간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래 중 몇은 여기에 초창기부터 오래 있어서 올라간 분들도 많습니다.

전 여기서 자본주의의 냉혹함을 처음 느꼈습니다.

또 제 자신도 조금씩 타락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돈이 안 되도 내가 좋아하는 컨텐츠를 번역하자 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2~3시간을 번역해도 저에게 남는 건 1, 2 스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자
돈이 되는 컨텐츠로 관심을 돌리는 제 자신을 봅니다.

여기에 있으면서 사람들과의 갈등도 세 번 정도 겪고 약간의 회의감도 듭니다.
사람들이 있는 집단에서 갈등이 없는 게 더 이상한 거겠지만요.

일단 여기서 저를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하고 싶습니다.

제일 먼저 @yoon 님은 제가 번역을 해드린 이후에도 계속해서 저에게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leesongyi 님과 @leesol 님은 제가 여기서 번역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제가 그렸던 그림들,
앞으로 그린 그림들을 올리도록 독려해주시고 절 많이 심적으로 도와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최근에 알게 된 @sonsie 님은 제 그림들에 평을 해주시고 제 그림의 단점도 함께 말씀해주셔서 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저를 어떤 방식으로든 도와주시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신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학기 중이고, 제가 지금 그래픽 디자인을 배우고 있어서
번역을 제한적으로 받게 될 것 같습니다.
전 지금은 제한된 시간 때문에 그림 그리기에 좀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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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스티밋은 냉혹한 현실이지요. 어찌보면 현실보다 더 냉혹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스티밋에서 가치를 인정받는건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꾸준히 사람들과 소통하고, 지속적인 포스팅을 유지한다면 분명히 가치를 인정받을 시기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네 :) 감사합니다

번역의 목표가 뭔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요. 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로 생각한다면 당연히 돈벌이가 되는 걸 번역할 테고, 좋은 글을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게 목적이라면 보상보다는 내용을 보고 고를 테고요. 그걸 타락했다고 생각하시면 안 될 거 같아요. 그냥 본인이 원하는 대로 하는 거죠. 번역을 잠시 멈추고 본인이 원하는 그림에 더 집중하겠다고 생각하신 것처럼요.

돈도 중요하지만 일단 제 자신을 찾고 싶어요.
좋은 생각 감사합니다:)

번역을 시작하면서 브리님도 번역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교양도 높으시고 번역도 잘하신다고요 :)

저는 솔직히 아르바이트와 좋은 글 둘 모두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는 않다는 걸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일단 전 이 포스트가 여기서 활동의 전환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번역 일을 관둘 것은 아니지만 ,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미술 프로젝트 팀을 만들고 싶어요 ( 굉장히 뛰어난 예술가 한 명을 만났습니다:) )

일단 타락이라는 표현은 제가 자아성찰을 할 때 저다움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음을 느껴서 썼습니다.
돈을 벌려고 시작했지만 목적의식을 느끼다가 제가 하는 일에 회의가 조금 들기 시작해서요 . 하지만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는 중입니다 :)

전 번역을 잘하진 않아요. 그냥 영어로 글쓰는 걸 잘하고 싶을 뿐이죠. ;)
다른 나라 사람과 예술 프로젝트를 하신다니 대단하세요. 응원하겠습니다. :) 고슴도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을 분명 찾으실 거에요! :)

감사합니다 :)

글만 보아도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저도 전문 번역을 조금 했었어서 그 고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 좋은일을 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셨길 바랍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좀더 재밌고 즐거운 컨텐츠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번역일을 그만 둔 건 아니에요 ㅎㅎ 그저 예전보다 덜할 뿐이죠

현실은 무척 냉혹한 법이죠. 사실 여기서 번역을 통해 알바를 하신다는데 그것으로 인해 떨어지는 몫이 얼마인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전문 번역가가 아니라면 번역을 통해 먹고사는 것도 힘든게 현실이지요.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은 무척 귀한 자산이긴 하지만, 또 그만큼 영어를 잘 하는 이들도 꽤나 많아서 그것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지긴 어려운 것도 현실이고요.

타락이 아닌 현실에 대한 수긍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게 나쁘다라고는 할 수 없다고 봅니다. 다만 이런 시간이 길어짐으로 오는 오랜 매너리즘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로부터 때론 멀어지게 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내가 바라는 나와 현재의 내가 대비되면 스멀 스멀 우을증도 필어오른답니다. 지금은 정신적으로 좀 지치신 것 같아 보이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조금은 번역 일을 줄이시고 원래 하시고자 했던 꿈을 위해 좀더 몰두해 보시는게 고슴도치님께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언컨데 앞으로 나서실 사회와 현실은 훨씬 더 냉혹 할 수 겁니다. 그 현실과 마주하기전에 좀더 고슴도치님이 단단해 질 수 있는 시간을 갖길 저도 함께 바라며 응원하겠습니다.

현실에 대한 수긍이라는 말이 와닿네요.
:) 저도 더 단단한 제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스팀잇도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본산 미국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 시스템도 그 미국을 반영한 감이 없지 않아 있죠 ^^ ;; 너무 남을 의식하고 신경쓰면 스팀잇을 하는데 오히려 장애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그렇죠.. 제가 신경을 안 쓰는 성격이 아니라서 힘드네요:/ 극복해야죠:)

아무래도 돈이 결부 되어있어 일반적인 sns와는 분위기가 다른듯 합니다

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

힘내세요
어려울 때가 있으면 좋을 때가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
아버지는 zoe님을 사랑해서 그러신 것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방법이 달랐을 뿐이지요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저도 제가 쓴글 영어로 번역해서 올리고 싶은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예전에 쓴 코인이나 경제에 관한 글들입니다.
혹시 시간되시면 번역가능하신지 한번 보시겠어요.
조건은 스팀달러는 모두 다 번역자에게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회가 되면 해드리겠습니다!

네 홧팅!!!
세상 별거 아니예요
인간도 별거 아니고요.
그냥 자신을 믿고 가면 되는거지요
까찌꺼

스티밋에서 정말 필요한 일을 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감사해요!

응원합니다 조이님!

응원 감사해요 송이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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