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과 충고

in #kr5 months ago (edited)

"남들 앞에서 말을 하고 나면 타인에 대해 부당한 권리 행사를 했다는 기분이 들어 나를 부정하려 드는 말에도 왠지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 오에 겐자부로 <거꾸로 선 레인트리> 중.

이 소설의 화자는 명망 있는 교수다. 사적인 자리도 아니고, 세미나에 초청받아 발표를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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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의 좋은 점 하나는 녹화된 수업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인데,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들어 녹화된 화면을 다시 돌려 볼 때가 있다.

가끔 나도 모르게 '확신'하는 말투가 나올 때가 있다. 십중팔구 내가 하는 말(내용)에 자신이 없으면 그런 말투가 나온다. 나의 부족함을 상대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무식과 무지를 감추려는 무의식에서 그런 '확신'하는 말투가 나온다. 그 수업을 되돌려 보면 낯이 뜨거워진다.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건 이 세상에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일 텐데, 결국 그런 '확신'에 찬 말투로 말한 것은 이 소설 속 묘사처럼 상대방에게 '부당한 권리 행사'를 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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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는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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