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음 예찬 11.

in #kr3 years ago (edited)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애플의 기업공개 후 경영이나 사내 정치와는 최대한 멀리 떨어져, 애플 II 부문에서 중간급 엔지니어로 조용히 일하고 있었다.

전자 기기마다 리모컨이 다른 것이 무척 귀찮았던 워즈니악은 간단한 버튼 몇 개로 여타의 전자 기기들을 한꺼번에 조종할 수 있는 리모컨을 뚝딱뚝딱 만들어버렸다. 애플 1과 II를 직접 만든 컴퓨터광에게는 쉬운 일이었다.

그는 이 리모컨의 제품 디자인을 당시 애플의 디자인을 전담했던 하르트무트 에슬링거의 디자인 회사 ‘프로그 디자인’에 맡긴다. 에슬링거는 애플 중기의 조너선 아이브 같은 역할을 했던 뛰어난 디자이너였다. 이 일 때문에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는 크게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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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사람은 리모컨이 많은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 아니, 리모컨이 없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부지런하니까. 그들은 이 세상이 뒤죽박죽 엉망이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본인이 부지런히 움직이면 된다. 그들은 참을성도 많고 ‘올곧다.’

하지만 삐딱하고 참을성도 없으며 매사가 귀찮은 사람들은, 귀찮다고 느끼게 만드는 모든 것이 참기 힘들다. 좀 귀찮긴 하지만 더 게을러지기 위해 기존의 것을 바꾸거나 뭔가를 새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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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사람들은 ‘변화’와 ‘혁신’을 말하지만, 실은 그들은 부지런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귀찮아하는 사람들은 ‘변화’니 ‘혁신’이니 하는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것도 귀찮아한다. 하지만 결국 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부지런한 사람들이 아니라 귀찮아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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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어느새 ‘귀찮음 예찬’ 시리즈가 11번째입니다. 왜 이걸 쓰고 있는 걸까 참 귀찮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20번째 포스팅에는 소소한 기념행사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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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음 예찬 ^^ 저도 귀찮은거 좋아하는데 ㅎㅎ 세상을 바꿀수 있는 날이 오겠죠? ^^

꼭 오시기를 바랍니다.^^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일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저도 진짜 게으른데... 소질을 살려봐야 할까요? ㅎㅎ

네. 한 번 시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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