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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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복귀했네요. 오늘은 조금 슬픈 이야기를 들고온 @xiian 시엔🕊 입니다.



새벽의 전화 ➪


4월 14일 새벽 5시 30분 평소 연락 한번 없던 사촌 형의 이름 석자가 핸드폰 액정에 진동과 함께 울렸을때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할머니에게 무슨일이 생긴게 분명하기에 내 직감이 맞으면 어쩌나하는 마음에 신호가 꺼질때까지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부재중전화로 남겨진 한참 후에야 다시 전화를 걸었다. 불행히도 내 직감은 맞았다. 간밤에 할머니가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허겁지겁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소식을 알린 후에 나는 한 동안 멍하니 있어야먄 했다.

할머니는 몇년 전부터 급격히 몸이 안좋아지시더니 더이상 집에서 간호할만한 수준에서 벗어나 요양병원에서 지내고 계셨다. 올해 연세가 97세지만 병원에서 밥도 잘먹고 식탐도 많아서 병도 점차 호전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실 100세까지는 거뜬히 사실 줄 알았다. 하지만 간 밤에 이렇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니 마음이 편치 않다. 더욱이 나는 아직 할머니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다.


눈을 감은 당신을 보며 ➪


장례식장에서 일손이 부족해 조문객을 응대하는 일을 해야했다. 몸이 바쁘다보니 슬퍼할 겨를도 없다는 말이 어떤것인지 알게되었다. 사진으로 보는 할머니는 내 마음도 모른체 어쩌면 그렇게 이쁘게 미소 짓고 있는지 비록 사진이지만 할머니 옆에서 있을 수 있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잠도 할머니 사진 앞에서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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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튿날 난생 처음 입관이라는 것을 해보게 되었다. 입관이란 돌아가신 할머니를 분칠하여 관속에 누워져 있는 모습을 가족이 함께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관 속에 누워있는 할머니는 사진과는 차원이 달랐다. 눈을 감고 있는 할머니는 불러도 대답이 없고 만져볼 수도 없었다. 그저 우린 서서 쏟아지는 눈물을 흘려보내야만 했다. 앞으로 살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 또 가장 슬픈 순간으로 내 머릿속 셔터는 찍고 있었다.


확실히 입관 전과 후에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수많은 생각들을 그 짧은 순간에 하게 되었다. 누워있는 할머니는 마지막 눈을 감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또 할머니가 가는 길이 쓸쓸하고 외롭진 않았을까라는 생각들 그리고 이 관속에 우리 부모님과 형 그리고 내가 누워있는 모습을 상상하였다. 눈을 감은 당신을 보며 나는 내 인생의 또다른 전환점을 그렇게 맞이하게 되었음이 분명했다.


그곳에선 행복하길 ➪


발인하는 날 화장터에서 할머니를 떠나보내며 슬피우는 듯한 사진 속 당신은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마지막이라 생각되어 더 아쉬움만 가득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할머니 친척중에 한 분이 개인납골당을 만들어 가족들만 따로 모셔둔 곳이 있는데 그 곳에 할머니도 같이 모실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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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돌아가신 날은 하늘도 우는지 추적추적 비가 왔었는데. 마지막 보내는 그 길은 어느때보다 더 맑고 화창했다. 납골당을 올라가는 길목마다 이쁘게 만개한 벚꽃도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주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할머니를 납골당에 모셔두니 마음이 한켠 더 가벼워졌다. 좋은 곳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할머니를 모셔둘 수 있어서 마지막 가는 그 길이 외롭진 않으실 것 같다. 이젠 더이상 외롭지 않을 할머니와 나는 그렇게 마지막 한 마디를 전하며 안녕을 고했다.


"어릴적부터 나를 보살펴 주고 아낌없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해준 당신께 감사합니다. 마지막 내게 남겨준 마음의 선물들 잊지 않겠습니다. 그 곳에선 부디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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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머니 대신 키워주신 외할머니께서 몇 년 전 이맘때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가장 많이 생각날때가 회사 쉬는 시간 산책을 할때마다 전화를 했었는데 이제는 전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산책을 하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천국에서 편안히 쉬시리라 믿으며 할머니를 보내드렸습니다
시안님도 지금의 시간 잘 이겨내시고 정리 잘 하시길 기도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내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요양병원에 계셔도 살아 있는 거라 돌아 가신 거란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건 슬픈 일이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히 쉬시길...

명복을 기원합니다. 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 - 이청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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