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쉬포드는 맨유를 떠나야 할까?

[안경남의 EPL VIEW] 2018.09.13 목요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펄펄 나는 마커스 래쉬포드를 보면 그가 맨유에서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래쉬포드는 9월에 치른 스페인, 스위스와의 A매치 2연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그런데 이렇게 날카로운 발끝이 맨유에선 이상하게도 오작동을 일으킨다. 래쉬포드가 맨유를 떠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리버풀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는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래쉬포드가 맨유에서 잠재력을 모두 폭발시키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물론 맨유 팬들은 리버풀 레전드인 그의 발언이 달갑지 않겠지만, 이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캐러거는 “래쉬포드 앞에 로멜루 루카쿠가 버티고 있다. 래쉬포드가 루카쿠를 밀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루카쿠도 첼시 시절에는 경기에 뛰기 위해 에버턴 임대를 선택했고, 결국에는 최정상 골잡이로 성장했다”라며 래쉬포드도 뛰기 위해 맨유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7년생 래쉬포드에겐 많은 경험이 중요하다. 벤치에 앉는 시간보다 그라운드를 뛰어야 성장한다. 그런 측면에서 루카쿠가 있는 맨유는 래쉬포드에게 제약이 따른다. 적은 시간 백업으로 뛰거나, 원 톱이 아닌 윙어로 나설 때가 더 많다.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도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쓰는 주제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래쉬포드가 루카쿠를 제치고 더 많은 기회를 잡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네빌은 “개인적으로 래쉬포드가 한 포지션에서 오랜 시간 뛰었으면 한다. 지금처럼 최전방과 좌우를 가리지 않고 모든 포지션에서 경기를 하는 건 래쉬포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래쉬포드의 재능이 맨유에서 낭비되고 있다고 충고했다.

반면, 투 톱 전술을 쓰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선 래쉬포드가 최전방에서 뛸 기회가 더 많다. 또한 혼자서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원 톱보다 또 다른 스트라이커 동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투 톱이 래쉬포드가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캐러거가 주장했듯, 원 톱을 쓰는 무리뉴 감독 아래서 래쉬포드는 앞으로도 원 톱과 윙어를 자주 오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기복 있는 플레이로 이어질 수 있고, 부정적인 결과가 쌓일수록 심리적으로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과연, 래쉬포드의 미래는 맨유에 있을까, 아니면 맨유를 떠나야만 비로소 모든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까? 잉글랜드 ‘축구 신동’이 아주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글 - 안경남 (마이데일리 축구기자)
사진 - 9월 13일자 데일리 익스프레스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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