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을 택한 사람

in #kr5 years ago


오늘로서 41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정에 사는 엄문희 선생님, 나와는 얼굴만 한 번쯤 마주쳤던 사람이다. SNS에서 매일 그의 소식이 올라온다. 그는 제주2공항을 반대하고 있다. 나는 그 사안을 잘 모른다. 환경파괴와 사실상의 공군기지라는 것이 반대의 이유인 것 같다. 단식은 아마 그에게는 최후의 수단이었을 것이다. 자신을 파괴함으로써 투쟁하는 방법은, 최소한 인간 존엄성이라는 가치를 모두가 믿고 있을거라는 세계를 가정해야만 유효하다. 그러나 일하는 사람이 기계에 갈려도 마치 그가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노동을 지시하는 시대가 아닌가. 인간 목숨은 더이상 최후의 보루조차 될 수 없고 씨알도 안먹히는 협박으로 전락한지 오래되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는 이유가 뭘까. 비존재보다는 차라리 재난이 낫다는 바디우의 문장을 떠올려본다. 재난을 택함으로서만 투명한 존재에서 필사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사람들, 몸을 파괴해야 몸을 얻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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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십시요, 강정마을 아자아자!!

현지인에게 들어보면 강정뿐 아니라 제주 전체가 썩어가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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