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인문학] 자전거 소녀의 신념-이게 뉴스다.

in #kr4 years ago

문자인문학이지만 뉴스입니다.ㅎ 세상사와 문자 고사성어는 따로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인도의 15세 소녀 조티 쿠마리-그녀는 기적을 이뤘습니다. 코로나 봉쇄 속에 다리를 다친 아버지를 자전거에 태우고 1200km 떨어진 고향으로 일주일 만에 도착했습니다.

아버지 모한은 코로나사태로 인해 이미 실직상태였고 설상가상으로 다리는 다쳐서 걸을 수 없는 상태였으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집주인은 집세를 못 내니 나가라고 그 부녀를 밀어낸 상태였죠. 음식도 떨어졌고 가진 것이라곤 전 재산 2000루피(3만 원가량)!

(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는 성어가 딱 이런 경우입니다. 눈 위에 서리가 내린 격, 눈도 추운데 서리까지...^^;;;)

이런 상황이 자신에게 천둥벼락처럼 떨어졌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뉴스에서는 결과만 말합니다. 냉정하죠. 하지만 문자인문학에서는 당신에게 어쩔 거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옛 성어 속에서 지혜를 발견합니다.

소녀 쿠마리는 무력해진 아빠에게 일단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고향이란 곳은 최소한 굶어 죽지는 않을 수 있는 곳 아니겠어요? 그런데 그 고향이 현재의 장소에서 무려 1200km나 떨어진 다르방가였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388km죠.

소녀는 가진 돈 2000루피를 다 털어서 어렵사리 중고 자전거를 하나 삽니다. 이런 걸 올인이라고 하나요?

그리고 아버지를 뒤에 타게 합니다. 제가 그걸 보니 정말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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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딸아! 그건 안될 일이야. 가다가 죽는다. 너 혼자도 힘든데 아빠를 태우고 거기까지 가는 게 말이 되니?

난 소녀가 아닌 전사 쿠마리의 눈빛을 그때 보았습니다.

쿠마리: 제가 반드시 아빠를 모시고 고향 집에 갈 겁니다! 타세요!

아빠: 우린 먹을 것도 없잖니. 가다가 굶어 죽거나 탈진해 죽을 거다.

쿠마리: 여기에 있어도 그건 마찬가지죠. 해보지도 않고 죽는 건 억울하잖아요? 그리고 우린 가능해요!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었던 아버지는 옷가지와 약간의 짐꾸러미를 안고 뒷자리에 탔고 쿠마리는 이를 악물고 페달을 구르기 시작하죠. 음식물이라곤 물 한병. 날씨는 살인적으로 더웠습니다.

그들은 낯선 사람들에게 물과 음식을 얻어먹게 되었습니다. 마치 천사들이 그들의 길을 지켜주는 것만 같았죠. 네! 사람이 천사였습니다.

결국 일주일 만에 그들은 고향집에 도착했습니다. 고향사람들은 놀라서 물었죠.

"어떻게 그게 가능했니? 쿠마리! 너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쿠마리: 힘들었어요. 너무 힘들었죠. 하지만 제 목표는 단 하나-집에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결정이었어요.

옆에 아버지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죠.

"고향에 가고픈 마음 간절했지만 정말 돌아올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내 딸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랑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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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사연은 인도를 들썩이게 했고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갔습니다. 인도 사이클연맹에서는 그녀를 뉴델리로 데리고 와서 입단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고 나섰네요. 그리고 모든 비용을 대고 육성하고 싶답니다. 다르방가 지방정부는 그녀를 현지 학교 9학년에 진학시키고 새 자전거와 교복, 신발 등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가 트럼프도 그녀의 소식을 듣고 찬사를 보냈다고 하네요.

강한 시련은 위대한 주인공을 탄생시킵니다.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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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

원래 이 말은 삼국시대 제갈량의 멘트입니다.

수인사 대천명(修人事待天命)

지금 이 시대는 수양이라는 의미가 와 닿지 않는 면이 있기에 진인사가 되었습니다.

인사가 뭔가요? 사람의 일?

원하는 바를 강렬하게 그리고 그것을 향해 장엄한 걸음을 내딛는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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