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사다리
천제(天梯)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극히 사용하지 않는 단어라서 이해하는 이도 거의 없을 것인데요. 이게 가진 뜻은 하늘 천 사다리 제-즉, 하늘사다리입니다.
이게 무슨 환타지컬한 표현일까요? 그런데 이건 정말 비유도 뭣도 아닌 직설입니다.
정말로 하늘로 가는 사다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왜 하늘사다리를 알아야 하는 것일까요?
그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자 정리해보죠. 우리는 땅에 살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는 지구에 살고 있고 사바세계라고도 하며 감인(堪忍)세계라고도 하죠.
참고 견뎌야 하는 세계라는 뜻입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그런대로 잘 참고 견디며 살아가고 계신가요?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세계는 고통을 감내하여 쌓인 업을 소멸하는 곳이며 번거로움을 견딤으로써 심성을 제고하는 곳이고 번뇌를 뒤집어 구워서 지혜를 만드는 곳입니다.
이 우주에 여기처럼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은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힘든만큼 위대한 기회의 땅인 것입니다.또 한 여기는 기로입니다. 분기점이기도 하지요.
아래로 계속 미끄러져 내려가면 지옥이고 더 내려가면 완전한 훼멸(毁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원하고도 완전한 사라짐 말입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내면에서 얼씨구! 하는 반응이 일어나는 분도 계시겠지요.
내가 바라는 게 바로 그거야! 하면서…ㅎ
하지만 그것은 이 우주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일이며 개인적으로도 가장 두려운 일입니다.
절대로 쉽게 함부로 할 말이 아닙니다. 만약 자식이 나 죽어버리고 싶어! 라고 하면 어떻겠어요?
우리는 여기서 다시 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아마도 지금 제 목소리를 듣는 분은 그럴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그게 인연입니다.
위? 위는 우리의 온 곳을 말하며 고향을 이릅니다. 가장 순수하고 가장 선명하며 아름다운 곳이 거기입니다. 거기로 돌아가는 것을 반본귀진(返本歸眞)이라 합니다. 그곳을 방향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굳이 비유하자면 존재가 더 가볍게 되고 자유스러워 지는 곳이니 위라고 하며 거기로 오르는 길은 매우 많습니다. 얼마나 많겠어요? 무수한 세월이 가고 또 오는 동안에 인류는 수도 없이 생존과 훼멸을 반복해왔는걸요.
불가에서는 그 길을 팔만사천가지라 하였고 도가에서는 3600가지라고 합니다. 물론 기독교에서의 길이 있고 천주교에서의 길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 길이 왜 이리 많아서 우릴 햇갈리게 하는 것일까요?
그 길은 비유하자면 산과 같고 피라미드와 같습니다. 빙빙 돌아서 올라갈 수도 있고 그 길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길이상으로 가장 빠른 길은 그 중심입니다. 정상에 이르는 그 중심이 있다면 말입니다. 중심, 중정은 가장 효율적이며 심플하며 그래서 쉽고 빠릅니다. 그리고 목표가 분명하지요. 그 길, 그 길을 하늘사다리라고도 합니다.
님아, 부디 하늘사다리를 만나시길!
태산 같은 업의 쓰나미가 각각의 나를 덥치기 전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