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교감하고 맘을 나눌 수 있는 것들 2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주노입니다.

지난번 저희 두그루의 사과나무에 관해 감사하게도 endor님이 답글을 주셨습니다.
사과나무는 접붙이기를 해야만 꽃도 피고 과실이 달린다고.(헐~)
나무시장에서 구입한 묘목이기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이미 되어 있는 줄 알았고
또 저희가 무지하다 보니 두그루의 사과나무가 오랜시간 생과부로...ㅎㅎ
나무들이 오랜시간 성 정체성?에 혼란을 갖지 않았을까 싶네요.(미안하게도^^;)
내년 봄에 조치를 취해야 할지 너무 늦은 건지 알아 봐야겠습니다.

이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인 멍이와 냥이입니다.
지금은 너무도 사랑하는 두냥이와 함께하고 있지만
어린시절엔 한번의 어린 냥이가 병원을 다녀온 후 읽찍 저희 곁을 떠났고
대신 20여 마리의 다양한 멍이들이 함께 했습니다.

분양받은 어린 강아지들부터
주인의 사정으로 새로운 거처를 찾는 다 큰 멍이들까지
누구던 사정 설명을 하면 아버지는 모두 다 집으로 데려 오셨던 듯 합니다.
특히 아버지의 3형제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를 많이 하셨습니다.

어느날은 외국에서 데려온 종이라며 3개월 정도의 덩치 큰 강아지를
이미 집 마당을 점령한 큰 멍이들과 분리해서 키우시다
시골서 농장을 하시던 막내 삼촌께로 데려다 주셨고
그 플란더스의 개의 파스라슈와 똑같이 생긴 멍이는
곧 삼촌의 자랑이고 길동무가 되어 어디던 늘 함께 다녔다 합니다.

어느날은 사업을 하시던 큰 삼촌이 방문하셔서
"거래처에....진돗개...... 새끼를 낳아......순종......귀한......족보있는......"
그렇게 엄마의 눈을 피해 두분이 한참을 쑥덕이신후
저희 집엔 아기 진돗개가 진주라는 이름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이미 저희 집안엔 "비타"라는 치와와와(이 역시도 삼촌이 키우던)
비타가 장가가 얻어 온 "예삐"그리고 그 둘의 새끼 3마리가 있었고(근친상간)
마당엔 또 다른 멍이들이 있을 때였습니다.

진돗개는 아기때 볼품없는 색깔과 털 모양을 하고 있었지만
크면서 점차 진돗개의 모습을 갖추는 듯 했습니다.


(순종 진돗개의 사진. 펌. 저희집 애가 아닙니다. 저흰 짝퉁ㅎㅎ)

자고로 진돗개란 위의 사진처럼 잘 말린 꼬리와
힘있게 바짝 서 있는 귀가 대표적인데
저희 진주는 단 한번도 꼬리가 말린 적이 없었습니다.ㅎㅎ
그런 짝퉁 견생을 살면서도 한가지 특이하게 잘 하는 것이 있었는데
우연히 잡은 쥐를 보고 엄마로부터 잘했단 칭찬을 받은 후론
매일 화단의 쥐를 잡아 현관 앞에 놓는 것이였습니다.

현관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나오는 것 같으면
부리나케 화단으로 뛰어가 코끝에 온통 황토흙을 뭍히고 쥐잡는 시늉을 하고
어느날은 이미 잡아논 쥐를 "나 이렇게 쥐 잡았어. 잘했지?" 하는 모습으로
쥐의 뼈마디에서 오독오독 소리가 나도록 물었다 놓기도 하고
또 어떤 쥐는 어찌나 시달렸는지 코에서 콧피가 나 널부러진 것도 있고...

그후 또 한번 삼촌과 아버지의 쑥덕임이 있었고
"이번엔 진짜... 족보도...정말 어렵게 구한... 그 사람이 나니까 주는...."
그리고 또 하나의 아기 진도 "진진이"가 식구가 되었고
진진이는 자라 멋지게 잘 말린 진돗개의 꼬리를 갖았으나
힘있이 서 있는 한쪽 귀와 달리 한쪽 귀는 서다말고 꺾인... ㅎㅎ

하얗고 보드러운 털을 가진 예쁜 강아지는 밍크와 닮았다 "밍키"라 불렀고
집앞의 가게 아저씨도 많이 이뻐해 주셨습니다.
밍키는 가끔 대문이 열린 틈을 타 가게를 찾아가
아저씨가 주는 말린 포와 같은 쫀쫀이? 같은 걸 잘 얻어 먹었는데
어느날도 그 간식을 가게에 물건을 내리는 트럭 밑에서 먹다......ㅜㅜ
부모님은 저희 남매가 상심할까 숨기고 저흰 잃어 버린 줄 알았다가
가게집 아저씨가 실수로 "밍키 미안해서 어떻게"하셔서 알게 됐습니다.

많은 기억속에 아이들이 있지만 그중 딱 하나를 꼽으라 하면
저희가 가장 오랜시간을 함께한 "미키"입니다.


어린 미키의 모습과 비슷한 아이들

미키는 아기때 와서 저의 유년과 청소년 시절 12? 년 이상을 함께 했습니다.
양쪽 귀의 브라운 색을 빼곤 온통 하옇고 긴털을 가진 아이였습니다.
미키는 유난히 예쁜 새끼들을 낳은 탓에 분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저희가 키우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이 아이는 나이가 들수록 똑똑하고 때론 용맹해서
자신보다 덩치가 두배나 큰 동네 깡패같은 개가 덮쳤을 때도 기죽지 않고 싸우고
자신의 주인인 아버지에겐 충성 그 자체인 모습을 보였는데
대신 점차 어린 저희 남매는 은근 무시하는 듯한...
가끔 대문이 열린 틈을 타 외출하는 미키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목소리는 아버지셨고
어느곳에 있건 무엇을 하건 아버지의 명령엔 복종 그 자체인 충견이었습니다.

그런 미키가 어느날 아버지의 부름에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둠이 내려 걱정하시는 아버지가 온 동네를 돌며 미키를 불렀고
몇일 동안 미키 찾기를 하시며 "그럴 일 없을텐데를" 중얼이셨습니다.
미키는 남을 따라 나서거나 길을 잃을 아이가 아니였기 때문이지요.

일주일, 열흘을 지나 일말의 기대도 포기상태에 이른 어느날 아침
다급히 외치는 엄마의 소리에 저희와 아버지가 뛰어 나가니
하얀 배의 털이 온통 진흙으로 덮힌 미키가 있었습니다.
언제 왔는지 밤새 대문앞에서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나 봅니다.
온가족이 안고 쓰다듬에 온 힘을 다해 좋아하던 미키였지만
그후 음식도 거부하고 푸른변을 보며 앓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앓고 있는 미키의 진흙 뭍은 털을 깨끗히 딱아 주시고
매끼 정성을 다해 한입이라도 먹이겠단 의지로 고깃국을 들이 밀고
"용하다, 잘돌아 왔다, 미키는 똑똑하다"고 끊임없이 칭찬을 하고 돌보셨고
미키는 끝까지 아버지에게 복종을 하는 충견이기에
아버지의 간절한 음식을 한입 두입 받아 들여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미키가 겪었을 상황에 대한 저희의 추측은
당시 가끔 지나가던 개장사의 오토바이에 실려 어딘가 멀리 끌려갔다
어떤 고초를 당했을 것이고 (아마도 두렵고 심한)
똑똑한 미키가 용기와 싸남을 떨고 기회를 봐 탈출했을 것이고
그곳이 어딘지 모를 곳이지만 배털에 묻은 진흙으로 짐작컨데
열흘 가까이 먹지도 못하고 어딘가의 논 밭도 지나며
멀고 먼 집을 찾아 온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릴적 서울은 논과 밭이 제법 있었습니다.)

미키는 그후로도 몇년을 함께하며
저희 가족에게 가장 많은 추억을 남겨준 고마운 최고의 아이였습니다.

최근 한국기사에서 본 내용입니다.
몇개월 출장으로 자신이 기르던 골든리트리버를 애완호텔에 맡겼는데
첨 방문시 그리 밝고 활기차게 좋아하던 골든리트리버가
두번째 만날땐 예전처럼 활기차지도 않고
헤어질 땐 그 주인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하염없이 바라봤다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출장이 끝나고 찾으러 갔을 땐
굶주려 쓰러져있는 개를 발견해 병원으로 데려갔고
끝내 살리지 못했다 합니다.
그곳엔 골든리트리버 뿐 아니라 여러마리의 사체가 있었고
개를 찾으러 오는 주인들에겐 잃어 버렸다 거짓말을 해 왔다고 합니다.

그 골든리트리버의 주인은 그 원장을 법적 고소를 했고
전 그 고소까지 한 견주의 맘을 절절히 통감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벌도 견주의 아픈맘을 치료해 줄 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견주는 굶주리고 고통받고 죽어가던
자신이 사랑했던 골든리트리버를 끊임없이 생각 할 것이고
오랫도록 멀어져가는 자신을 바라보던
그 골든리트리버의 마지막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이기에...

동물학대가 단지 동물에게만이 아닌
사람까지도 아프게 한 사건이 아닌가 싶은...

저희 작은 냥이 입니다.


욕탕에 앉아 엄마의 외출 준비를 지켜보는 모습


늘 엄마곁에...

사실 오늘 저희 늘 아기아기한 작은 냥이 이마에 상처때문에 병원을 다녀 왔습니다.
큰녀석과 장난하다 콕 찍힌 발톱자국을 자꾸 앞발로 건드려서 상처부위가 커졌습니다.
항생제 주사도 맞고 상처를 못 만지게 꼿깔을 씌우니 많이 똑땅해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리웠던 미키를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글이 길어졌는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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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접붙이기는 언제든지 해도 된다고 알고 있어요.
가지에 눈접을 붙이면 거기서 그 접붙이 사과가지가 나거든요.
아마 접붙이는 적당한 시기는 화원에서 잘 알고 있을 겁니다.(늦겨울인가 초봄으로 알고는 있는데.. 정확하지 않아서.ㅜ)
아무튼 눈접을 붙일 때, 하나만 하지말고 여러개 하세요. 그래야 성공 확률이 높아집니다.^^

멋진 진돗개네요.
동물 좋아하는 사람 옆에는 저렇게 선동하는 삼촌같은 분이 꼭 계시더라구요.
그럼 동물 좋아하는 사람은 이래저래 강아지, 고양이 등 많이 얻어 오죠.ㅋㅋ

아 언제든 가능하다니...다행이네요^^
여러개로.
사진의 진돗개는 저희 것이 아니옵니다.ㅎㅎㅎ
그 아이는 순종이고 저희는 짝퉁.
제 아버지는 선동을 잘 당하시고 또 잘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행복한 선동이지요 ㅎㅎ

하늘나라가면 키우던 강아지들이 마중나와 있을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네요. 저를 거쳐간 강아지들과 고양이들을 꼭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T^T

오~~~ 저도요~~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
글을 쓰면서 몇번 코끝이 찡 했더랍니다.
차마 쓰지 못한 작별들이 있고 너무도 그리워서...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starjuno

jy님 첨 뵙는 듯^^ 반갑습니다.

누렁이가 잘생겼네요. ㅋㅋㅋ

앗! 저 사진은 진짜 진돗개를 모셔 온 겁니다.
저희 짝퉁이들은 아쉽게도 사진은 없고 ㅎㅎㅎ
아~ 누렁이가 맞네요 진돗개가 아니니ㅎㅎㅎ

너무나 귀여운 냥이네요ㅎ 한번 만져보고 싶은 기분입니다 ㅎ
중간에 리트리버 이야기는 너무속상하네요 ㅠ...
저희집도 최근까지 강아지를 하나 키웠는데 지금은 시골집에 보내고 종종 가서 봅니다 ㅠ 다행히 삼촌이 잘 키워주시는데, 아파트가 아니라 주택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ㅠㅠ

그래도 귀여운 냥이를 봐서 조금 진정이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스팀몬스터의 게임이 시작되었는데,
혹시나 해서 알려드리고 합니다 ㅎ
(https://steemit.com/kr/@ayogom/3p98zh)

노견을 키우고 있는지라 많이 공감이가고 잘 읽었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칭찬받으면 계속 칭찬받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귀엽네요ㅎㅎ 보팅하고 팔로우 누르고 갑니다. 자주 들릴게요ㅎㅎ

와바님 반갑습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감정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칭찬을 알고 사랑을 받길 원하는 ^^

사랑이 느껴집니다. 전 사실 개를 좀 무서워합니다^^;;어디 가서 말하기도 뭐하지만 애기때 개한테 물린 기억으로 가까이 가지 못해요.. 강아지도 사진으론 너무 예뻐라 하지만요...ㅠㅠ 동물 사랑하는 사람은 선하다 이런 말 들을때마다 뜨끔하기도 합니다.

트라우마가 있으셔서 그러네요.
제가 오래전 미국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개들이 무척 순하다는 거였어요.
낯선 이들에게도 무척 친근감을 표시하거든요.
순하게 사랑받고 크는 애들이 공격도 하질 않느데
예전 한국의 애완동물 돌보는 방법은 좀 달랐던 듯 해요.
뜨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ㅎㅎㅎ
사랑은 여러가지가 있으니 꼭 동물사랑만은 아니고 인간을 더 사랑하시면 되죠^^

ㅎㅎㅎㅎㅎ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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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순종 보다 섞인 잡견들이... 특히 한국 강아지들 너무 이쁩니다 ㅎㅎ. 너무 순하게들 생기고 착하고 ㅎㅎㅎ.
미키가 엄청 똘똘이였네요! 진도개 저도 두번 키워봤는데 정말 도마뱀 같은거 너무 잘 잡더라구요. 같고 놀더라구요.
진도개는 최고의 혈통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진도개는 사냥을 잘하는 특성이 있는 듯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도마뱀도 잘 잡는군요.ㅎㅎㅎ
저도 순종 잡종 상관없이 멍이 냥이면 무조건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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