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ecided to give a Fxxk about him

in #kr6 years ago (edited)

라스베가스 그리고 시카고 10박 11일의 여정을 마치고 일본에 돌아왔다.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한 10박 11일. 그 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라스베가스에서 거주하고 있는 훈남 대만계 캐나다인과의 만남이었다. (여기서부터 그를 그의 이름의 첫글자인 S로 부르겠다)

연초 스팀잇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정말 오지게 거지같은 남자들을 계속 만났다. 그런 중 S가 짜잔! 하고 운명적으로 나타나 준 것은 아니다. 그냥 사용하던 앱에서 나를 좋아한다는 남자들 중 훈남이라서 별 생각 없이 채팅을 시작했고, 굉장히 대화가 잘 통한다는 느낌을 받진 않았다. 훈남이라 충분히 경계해야한다는 생각을 했고, 만날 때 별 기대를 하지 않기로 내 자신에게 단단히 일렀었다.

그런 S를 라스베가스에서 있는 5박6일 동안 2번 만났다. 2번밖에 만나지 않은 그를 이런 사람이라고 결정지을 수 없는 가운데, 한가지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는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그 외 여러가지 매력 포인트들이 많았지만, 가장 좋았던 부분은 그가 하나님을 믿는 점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 마음에 들게 하나님을 믿는 점이었다.

태어나면서 교회를 다닌 나는 무수한 교회 오빠들을 알고, 교회 오빠들이 결코 선하지 않고 오히려 세상 남자들보다 찌질하고 가시돋힌 남자들이 있는 경우도 겪었었다. S는 내가 알고 있는 그런 바람직하지 않은 교회오빠가 아니라 교회 오빠가 아닐 것 같은 교회 오빠였다. 무엇보다 그가 Youth Group Leader를 했다는데 20대 때 엄청난 클러버같은 (같은게 아니라 맞다고 확인되었다) 그가 Youth Group Leader라니. 좀 웃기기도 하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이나 믿음에 대해 설명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진실됨이 느껴졌다. 내가 평소에 갈팡질팡 어떻게 믿어야할지 고민하던 부분에 대해서 시원스럽게 확신에 찬 말로 정리를 해버리는 그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가 하는 한국말도 귀여웠고 그가 내가 하는 영어가 애교가 있다고 한국말로 표현하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난 그를 만나고 굉장히 슬프고 우울해졌다.

이렇게 괜찮은 남자가 이렇게 멀리 살다니. 또 가망이 없어. 아니 이 남자가 정말 괜찮기나 한건가? 닥터처럼 처음에만 좋다가 나중에 나를 가지고 노는 그런 놈인가? 나이는 만 35살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이 여자 저 여자 데이트 앱 쓰면서 만나는 남자가 좋은 남자일 가능성이 있나?

정말 이런저런 생각에 시차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어서 많이 상태가 안 좋았다. 그런 상태에서 시카고에 이동하였고, 시카고에서도 우울함을 떨쳐버리기 힘들었다. S를 잊어버리려고 시카고에서는 2명의 다른 남자들과 데이트도 했다. 우연히 이 두명의 시카고남들은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둘 다 나름 훈남이긴 하지만 역시 하나님을 믿지 않고 본인만을 믿으며 산다는 그들은 나에게 S만큼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그리고 S가 아무래도 나이가 많아서일까? 나를 감싸주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가 좋았다.

기내에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려고 책을 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가 생각이 났다. 세상에 신경써야하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는데, 그 중에 신경 써야할 것을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서는 생각보다 행동을 하면서 살아가야한다는 말들이 가슴에 스며들었다.

S가 정말 내 남편감인 사람인지는 솔직히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장거리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많은 남자들에게 속아왔다고 그를 겪어보지도 않고 판단할 수 없다. 그래서 난 책에서 권유하는 것처럼 그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give a Fxxk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내 자신을 제일 소중히 여기며 너무 그에게 빠지지 않으면서 그와의 거리를 좁혀보겠다. 책이 말하는 것처럼 생각보다는 실천이다. 내 실천에 대한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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