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8 G-7 과 상하이협력기구, 제국주의 블록과 반제국주의 블록의 탄생

in #kr2 years ago

바야흐로 OK 목장의 결투가 벌어지는 모양이다. G-7 경제장관회의와 중러를 중심으로 한 상하이 협력기구가 공교롭게도 9월 15일에 열렸다. 푸틴과 시진핑의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중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핵심이익에 대한 미국의 위협을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취지의 합의를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하이협력기구가 공동으로 사용할 화폐를 만들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앞으로 세계는 두개의 블록으로 완전하게 구분된다. 달러를 중심으로 한 블록과 새로운 화폐를 중심으로 한 블록이다.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는 물론이고 경제영역까지 광범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중러 정상회담을 통해 그동안 유보적이었던 입장을 완전하게 굳혔다. 미국을 위시한 유럽과 더 이상 같이 가기 어렵다는 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런 중국의 결정은 때늦은 감도 없지 않다. 기회를 노린다고 했으나 이익에 너무 치중하다가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지도력을 보이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러시아는 중국보다 한참 앞서 있는 것 같다. 손해유무와 상관없이 역사의 방향을 이끌어가겠다는 입장이 확고했던 것이다.

중러의 전면적 협력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유럽의 제재를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회피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은 안정된 에너지를 보장받고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시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중국은 이제야 인식한 것이다. 앞으로 중국은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내부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나, 윤석열 정부의 태도로 보아 우리가 그런 혜택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을 통한 우회진출도 노려볼 만하나 그것도 어렵다.

중국이 러시아와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게 된 것은 미국과 유럽의 중국에 대한 공세적인태도에 대한 반발이라 하겠다. 그동안 중국은 어떻게 해서라도 미국 및 유럽과의 경제협력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런 기대를 바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9월15일 중러정상회담은 제2차세계대전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던 것과 전혀 다른 국제질서가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러가 추구하는 세계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가 둘로 쪼개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세상은 마치 미국과 유럽 대 중러와 상하이협력기구 및 브릭스 체제간의 대결로 블록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미국과 유럽의 체제는 점점더 폐쇄적이고 중러과 상하이협력기구 및 브릭스체제는 점점 더 개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금의 갈등을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간의 대결로 이끌어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그런 이념에 충실한 것은 유럽이며, 미국은 이념보다는 실리적인 입장이다. 미국은 우선적으로 자국의 산업능력을 강화하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이 중국과 경제협력을 축소 차단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동맹국의 첨단 산업 생산능력을 미국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명분은 유럽이 실리는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유럽은 바야흐로 빈털털이로 전락하고 있다.

일본은 이런 상황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일본은 얼마전과는 달리 미국과 중국의 갈등,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매우 조심스런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베 전수상 암살 사건이후 일본의 분위기는 신중하게 바뀐 것 같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일본 정치는 여전히 메이지 유신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다. 메이지 유신의 기치가 존왕양이였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일본이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관찰이 필요할 것이다. 일본이 최근 조용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이제 세계는 크게 두개의 블록으로 나뉘어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앞으로 새로운 블록을 구성하는데 서로 합의한 것 같다.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유럽의 제국주의 블록과 자원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러의 반제국주의 블록간 대결은 앞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 둘의 싸움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원료와 시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팔어먹을 데가 없는 상품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냉전당시 서방이 경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을 떠받치던 남미와 아시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남미도 미국을 떠나고 있고 아세안 국가들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자본주의 경제는 반드시 호구가 필요하다. 그래야 불균형 경제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본의 축적은 그것이 원시적 과정이던 아니던 간에 잔혹하기는 마찬가지다. 중남미가 좌파정권으로 완전하게 돌아선 것도 그동안 당한 역사적 과정 때문이다. 앞으로는 군대를 사용하기도 어렵고 정보공작도 쉽지 않다. 결국 제국주의 블록은 자신들의 자본축적을 위한 희생양을 찾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럼 누가 희생이 될 것인가? 당연하다. 유럽과 일본 한국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자본축적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일본은 그런 점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들어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유럽과 한국은 미국을 떠받치기 위해 스스로 호구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어떤 우여곡절을 겪던 간에 결과는 반제국주의 블록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같은 나라는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에 따라 번영할 수도있고 쇠퇴할 수도 있다. 성급하게 어느 블록에 속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이미 윤석열 정권은 방향을 정했고 우리의 운명도 상당부분 결정되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북한과 긴밀한 협력을 주장하는 것은 이런 양대 블록의 갈등에서부터 최대한 자유로울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남한은 제국주의 블록에 가깝고 북한은 반제국주의 블록이다. 남북이 서로 협력을 하면 양 블록의 접점으로서 전략적 유리함을 향유할 수 있지만, 남북이 반목하면 양블록간 갈등의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반제보다는 동맹국과 연합국의 대립..정도가 아닐까요?

ㅎㅎ 한번 따져 보시지요

결국 냉전시대로 회귀한거 아닌가요

냉전과는 또 다르겠지요

정말 쉽지않은 상황이네요. 역사는 과연 누구의 편에서 손을 들어줄지..올드스톤님의 예측이 빗나가기를 바래보지만..예측이 맞는 경우가 많으셔서 우울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32
TRX 0.11
JST 0.034
BTC 66269.58
ETH 3204.67
USDT 1.00
SBD 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