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토라레》, 그리고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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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맥주 한 캔과 함께 옛날에 보았던 《사토라레》라는 영화를 다시 한 번 열어보았다. 나이가 들고 다시 보니 그 영화 속의 의미들이 또 새롭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고자 한다.



영화 《사토라레》,
그리고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1. 영화 《사토라레》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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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라레'는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이 사념파를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돌연변이를 말한다. 따라서 속마음을 숨길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솔직한 존재이지만, 그 자신만 그 사실을 모른다. 주위 사람들과 정부도 사토라레가 엄청난 IQ를 지닌 국가적 자산이기에 그 사실을 숨기며 그를 보호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재미있는, 뭉클한 헤프닝들이 일어난다. 또한, 어렸을 때 일찍 부모님을 여읜 사토라레를 길러주신 할머니와의 가슴 아픈 이별, 자신을 감시하던 요원과의 사랑 등 다양한 소재로 영화를 꾸미고 있다.
영화는 웃음에서 깨달음, 그리고 슬픔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심지어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 지루해지는, 일본식 영화이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이 영화 안에는 남들과 다른 존재의 외로움과 차별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 중 '혼네와 다테마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일본어로 혼네(本音)는 속마음을, 다테마에(建前)는 겉마음을 뜻한다. 즉,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는 (못 하는) 일본 고유의 국민성을 대표하는 단어이다. 이는 '전체를 위해 개인이 존재한다, 개인이 희생한다'는 일본적인 문화의 연장선상이며, 일본인들의 과잉친철과 노터치 개인주의도 이 혼네와 다테마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이런 '혼네'와 다른 '다테마에'를 미덕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영화 초반, 속마음을 어쩔 수 없이 표현하게되는 사토라레는 주변 사람들에게 '골칫거리'로 이미 낙인찍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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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반, 사토라레에게 술김에 진실을 말하려는 주정뱅이는 정부요원들에게 진압당한다.

또 마을 주민들은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사토라레의 할머니에게 '어색한 감사'를 표현하는 장면과 동시에, 주민대표가 할머니에게 사토라레때문에 생긴 주민들의 불편들을 말하는 장면을 연이어서 보여준다. 이 때 감사함을 표했던 주민들은 뒤에서 쑥덕이며, 표정마저도 어색하기 그지없다. (할머니가 죄송함을 표현하자 또 언제그랬냐는 듯이 주민들은 할머니를 위로해준다...)

이만큼 일본은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표현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과 불편함을 느낀다는 걸 작가는 에둘러 표현하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으로 갈수록 '어쩔 수 없이, 터무니 없이 솔직한' 사토라레에게 주변사람들은 동화되어 간다.사토라레를 관리하기위한 장치를 치우고, 정부요원들의 태도가 변하는 등 사토라레를 이상한 돌연변이가 아닌, 진정 '사람'으로서 받아들이게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를 통해 감독/작가는 혼네와 다테마에가 팽배해있는 일본 사회에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일본이 지금보다는 좀 더 속마음을 솔직히 표현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라고, 그런 사회'도' 나쁘지 않다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생각된다.




3. 스팀잇.


그리고 혹시 스팀잇에도,
이런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가 만연해있진 않을까..?

가면.jpg



 끝.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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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오치님도 항상 수고가 많으십니다 ^-^ ㅎㅎㅎ
오치님도 즐거운 스팀잇 되세욥!! ㅎㅎㅎ

마지막 사진... 보고 흠칫 놀랬어요.
스팀잇에도 물론 이런 사람들이 있겠죠? +_+ (무섭...)

스팀잇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보니 분명 어딘가에 있겠죠?? ㅎㅎㅎ
근데 막상 저도 좀 더 노력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ㅋㅋㅋ

나는 다 혼네 :)

아론형은 다 혼네 인정!! ㅋㅋㅋㅋ

옛날에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의 일본편을 보고 일본에 대해 많이 알게 됐었었는데...
그 책에 나온 내용을 잘 표현한 영화인가보네요.

저는 <러브레터> 스타일의 일본 영화를 좋아합니다.
얼마 전에도 스티미언 중 한분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소개시켜주셔서 일본 버전, 한국 버전 모두 봤었답니다.
일본 버전이 좀더 재미있더라구요.^^
재미있는 영화이야기 또 들려주세요~~

저도 최근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다시 본 적이 있어요ㅎㅎㅎ
한국버전까지는 아직 보진 않았는데 역시 원작을 따라갈 순 없었나보네요ㅎㅎㅎ

누구시죵? 나방천사를 내놓아라.

이것이 본래 저의 모습입니다ㅋㅋㅋ
하지만 원하신다면 나방천사를 내놓아드리죠ㅋㅋㅋ
짠!!!ㅋㅋㅋㅋㅋㅋㅋ.....ㅂㄷㅂㄷ...미파...ㅋㅋㅋ

1529729114456.jpg

와 영화를 다 본거 같아요.
속마음을 솔직히 표현한다는거 쉽지 않지만 연습하다보면 되겠죵?

찡님은 아몰랑일기를 통해 충분히 솔직하신 거 같은데요ㅎㅎㅎㅎ
찡님의 솔직하신 모습 전 보기 좋아요 ^-^ ㅋㅋㅋㅋ

사토라레 만화책으로도 영화로도 본 기억이 나네요.
뭐 솔직한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한 것을 느껴요. 겉모습과 속마음이 다른 것을 느끼면 조금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보다는 낫더라구요.

맞아요ㅎㅎㅎ 선의의 거짓말의 필요성을 부정할 순 없지만, 아무리 선의라도 거짓말을 하게되면 마음이 무거워지기 마련이죠ㅎㅎㅎ
그래서 좀 더 솔직해지기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ㅎㅎㅎ

만화책도 있군요
보러 가야 겠어요🤗

신선한 내용의 영화네요ㅋㅋ그리고 마지막에 문장이 소름돋았습니다ㅋㅋ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소재가 신선해서 다시 봐도 재밌습니다 ㅎㅎㅎ
마지막 문장은 좀 많이 생각해봐야할 논제이죠 ^-^ ㅎㅎㅎ

엇 저도 마지막에 임팩트를 느꼈어요.

뉴위즈와 미파가 그런... ? ㅋㅋ

ㅋㅋㅋ 요즘 많이 솔직해졌죠 암암ㅎㅎㅎㅎ

주변이야 어떻든지 간에
주인공의 생활이 그다지 순탄치많은 않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드네요...

마지막 사진
여운이 깊게 느껴집니다.

잘 보고 가요

영화속에서도 주인공은 한 번도 마을 밖을 나가본 적이 없고 이성교제도 못 해보는 등
꽤나 제한된 삶을 살아가긴 하죠 ㅎㅎㅎ
마지막 사진과 마지막 질문거리는 저도 많이 생각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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