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시티] 취향 자본을 획득하라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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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을 돌아가 보자면.. 3, 4단계 소속감과 인정의 욕구가 결합하여,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게 되니 이것이 스펙이고 배경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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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느 학교 출신이야?

 
뭐 어쩌겠습니까? 소속감도 확실하고 인정욕구도 만빵인 겁니다. 그래서들 다들 그거에 목이 매어 설랑은, 명문 대학가려고 그 난리들을 치는 거 아니겠습니까?
 
 
너는 어디 산부인과 출신?

아직도 우리는 그의 프로필에.. 어느 학교 출신인지, 어느 회사 출신인지, 고향은 어디인지.. (출신지가 어떻게 능력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하면 TK에 태어날 수 있죠? 정자와 난자가 어떻게 움직여야 서울에 태어날 수 있는 겁니까? 아.. 그러는 마법사도 본적은 TK라는.. 그래서 마법사가 된 걸까요?) 그런 것들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인식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잘못되었다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 단계에서는 그러는 게 당연하다 말하는 겁니다.

내 실체가 없는 사람은 자신의 실체를 대체해 줄 무언가를 필요로 하게 마련입니다. 그게 운 좋게, 찍은 게 다 맞아서 명문대에 갔다 하더라도.. 잔디 깔아 주고 들어갔다 하더라도.. 엄청난 성취를 거둔 동창들의 덕에, 나의 지위와 위치도 따라 상승하는 건 뭐 어쩔 수가 없는 일입니다. 이미지일 뿐이라도..

그런데 말이죠. 그 스펙 놀음 좀 하고 나면 별거 아니라는 거, 사회 나와보면 알게 되고, 반대로 좀 깊이 들어가 보면 실감하게 되기도 합니다. 일하는 거 보면 '어떻게 명문대를 들어갔지?' 의심나는 사람 많지만.. 승진하는 거 보면 '역시 스펙이 문제구나..' 허탈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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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때쯤이면 '이거 다 새빨간 거짓말인 거 아시죠!!'를 스스로에게 외치고 '나'를 찾기 시작하는 겁니다. 어차피 넘들은 못 따라가겠다. 가면 쓰고 살아봐야 왕초 꼭두각시놀음은 성질 안 맞아서 못하겠다. 그리고 신세대.. 진화된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 이 새로운 세대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승진 안 하면 어때?!

 
네.. 하고 싶은 사람이 하면 됩니다. 나는 어디 한적한 전원마을에서, 책이나 읽고, 정원이나 가꾸며, 소일을 하고 싶습니다. 스트레스 땜에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편안한 일상에 대한 갈망이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취향 찾아 삼만리

그래서 엑소더스가 시작되는 겁니다. '취향 찾아 삼만리', 상사의 취향에 고정되어 있던.. 배우자의 취향에 억압되어 있던.. '나의 취향', '나의 선호' 말입니다. 이걸 참다 참다 제대로 찾아봐야겠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떠나는 겁니다. 어디든.. 나의 취향과 맞는 곳을 찾아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겁니다. 그러나 그 취향은 말이죠. 참으로 까다로운 그 취향은 말이죠. 켜켜이 쌓인 스트레스 먼지에 뒤덮여.. 도대체 그 끄트머리조차 보이지가 않습니다. 뭘 좀 해보다 시큰둥.. 이것도 아닌 것 같고.. 저것은 더 아닌 것 같고.. 자꾸 아닌 것들만 늘어나는 겁니다. 그러면서 오래 묵혀있던 스트레스의 더미들이 벗겨져 나가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그렇게 남들 보기에, 허송세월이 한~참 지나고 보면.. 취향이란 게..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싫은 것들 투성이였는데.. 점점 좋아지는 것들, 하고 싶어지는 것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겁니다.

거기까지, 어쨌든 거기까지 가야 하는데.. 불쑥불쑥 목구멍이 포졸들을 방출하니.. 생활의 두려움은, 취향을 향한 피난 행렬의 어디쯤에서, 최루탄을 난사하며 긴급 연행을 감행하고.. 우리는 나도 모르게 '잡코리아'를 뒤적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용기가 필요합니다. '나의 취향'을 발견하고 지켜내는 일.. 그것은 어쩌면 3, 4단계의 욕구에서,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 단계로 올라서기 위한 유일한 사다리일지 모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그것', '내가 좋아하는 거기'를 찾아내는 일에, 우리는 인생의 절반을 사용해도 부족함이 없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뒤를 쫓는 목구멍 포졸들의 추격전을 따돌리고, '나의 취향'을 찾아 삼만리 여행을 시작하시겠습니까? 계속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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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입자까지

그러니 그렇게 찾아낸 취향이란 것은 얼마나 값진 것입니까? 그것이 방출해 내는 역동이라는 것은.. 반드시 찬란한 결과물로 자신을 증명해 내고 마는 것입니다.

작가 이외수는 작품을 위해서라면, 공기 입자까지도 최적화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기 입자에 관한 취향.. 거창해 보여도 여행을 많이 다녀 본 사람은 알 수 있습니다. 도시마다 가진 공기 입자의 차이.. 도시마다 달라지는 향취와 느낌.. 그것이 최적화된 그곳을 찾아, 우리는 지금도 핫플레이스를 떠돌고 있는 것 아닙니까?

찾아내면 뭐 합니까? 얼마 안 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습격 아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텐데.. 많은 것을 포기하고, 취향을 향해 진!격! 하면 뭐 합니까? 우리는 부나방처럼 홍대 어디에선가, 서촌 어디에선가, 가로수 길 어디에선가.. 몇 개월, 몇 년의 짜릿한 임대료 지랄을 떤 후, 나의 향취로 가득한 수고의 열매를 고스란히 건물주님에게 상납하고는.. 다시 목구멍 포졸들에게 포박을 당한 채.. '신용불량'의 주홍글씨를 이마에 새겨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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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취향 자본..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 모든 이들의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난 꿈은 모르겠고..' 하는 이들조차 그 취향을 찾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골목길을 이리저리 배회합니다. '나의 취향'을 성취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획득해야 할 꿈 자본이 아니겠습니까?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이것이야말로 취향이 아니겠습니까? 하루 종일, 컵라면과 삼각김밥, 천하장사 소시지와 맥주를 쌓아놓고..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우주선 같은 PC 룸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게임에 몰입하고 싶은 그대 역시 취향 작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취향의 도시 [스팀시티]의 한켠에는.. 그대의 취향을 꼭 빼다 박은 멋진 마우스와 키보드, 대형 모니터와 빵빵한 입체 사운드를 자랑하는 환상적인 PC 타운이 자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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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됩니까? 게임을 해봤어야지..

 
그대의 취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낡은 레바논 백향목 탁자와 장인의 손때가 그대로 묻어나는 클래식한 가구들.. 뿜어져 나오는 고서의 고상한 향취가, 낮고 아름다운 선율을 타고 커피향 가득히 눈과 귀, 입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절대 문 닫지 않는 공간이 자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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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취향은 아니고.. 별그대 도민준의 취향이라는..

 
그것을.. 나의 취향에 꼭 맞는 그 공간을.. 그대가 직접 설계하고 직접 매만지며, 오랜 시간 쌓여가는 시간의 궤적을 모두 담아내는.. 아름다운 인생의 5번째 욕구 단계로 한 발 내딛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5단계의 욕구는 확장의 욕구이니 그대는 그대의 취향을 넘어, 타인의 취향, 타인의 선호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다르고, 새롭고, 놀라운 세계의 확장을 경험하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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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자본

취향 자본을 획득한 공간은, 공동체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힘들게 다리 품을 팔아가면서까지..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서면서까지.. 취향을 경험하기 위해 많은 댓가를 지불하는 것은, 그만큼 꼭 맞는 취향을 경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스팀시티]는 취향 자본을 획득해야 합니다. 그것이 비록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문 닫지 않고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는, 마법사가 군대 갈 때 머리 잘랐던 그 이발소일지라도.. 주인장과 동네 사람들, 단골손님의 취향이 그대로 하모니를 이루어 편안해진 그곳의 향취처럼.. 오래된 옛 마을 어귀 느티나무, 구멍가게처럼 살아 숨 쉬고 있다면.. 우리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겁니다. 그 공간의 호흡에 우리의 추억과 기억, 정서와 경험이 모두 기록되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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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공간을.. 사람들은 떠날 수 없습니다. 그런 정서를.. 사람들은 벗어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이루고, 또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찾아옵니다. 끝끝내 찾아냅니다. 그것이, 그 오랜 시간과 흔적의 향취가 그대로 담긴 역사가, 그대로 생생하게 살아남도록.. [스팀시티]는 취향 자본을 획득해야 합니다.

그래서 [스팀시티]의 취향 공간은 그 이윤을 공동체 전체와 함께 쉐어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3, 4단계의 욕구는커녕.. 1, 2단계의 욕구 (생존과 안전의 욕구)를 채우시느라.. 취향은커녕 오르고 오르는 임대료와 권리금에만 혈안이 된.. 미성장한 건물주님의 성숙하지 못한 취향을 맞추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 취향을 담보 잡힐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스팀시티]야말로 취향의 공동체가 아니겠습니까?
그럴라구 시작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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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스피커와 앰프가 필요합니다!! 쓸만한 DAC도 함께요~
스팀시티에 얼른 놀러가고 싶어요~

쓸만한 DAC에서 확 꽂히는 군요 ^^

저에겐 약초를 캘 수 있는 뒷산과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앞바다가 필요합니다. ^^

호미와 낚시대를 드리죠 ^^

취향자본이라~ 멋진 표현이군요~
resteem합니다.
휘리릭~

감사합니다^^

마법사님, 제가 이 프로젝트를 왜 모르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앞에 글들을 읽고 있는 중인데 아마 제가 여행간 사이에 많은 진척이 이루어졌던 모양이네요...
조금 늦은 감이 많긴한데, 굉장히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라 제가 별볼일이 좀 없긴하지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간절한데요.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흐음...

방법이 왜 없겠습니까! 6월말에 플리마켓이 예정되어 있고 곧 관련 공지가 나갈 겁니다. 마음에 드시는 파트가 있으심 참여하시고 아니어도 행사장에 오셔서 같이 얘기 나눠 보시지요 ^^

꿈 자본... 취향 자본 ㅎㅎ 전부 다 좋은 말들이네요
지금에야 리스팀합니다 ㅠㅠㅠ

바쁘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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