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대신 대리만족

in #kr3 years ago

나의 남의 편은 성격이 직설적이고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는 자존감이 높아보이는 사람이다.(실제로 높은지 높은 척 하는건지 나는 그가 아니기에 알 수 없다)

올초에 회사에 들어가 회사 동료 결혼식에 남편과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그 동료 결혼식에서 남편은 회사 과장님과 와인과 양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나중에는 결혼식장 바로 중간 위치에서 축구 승리 세레모니를 하듯 슬라이딩을 하며 무릎을 꿇고 자신의 리사이틀에라도 온듯 공중에서 피아노를 치고 아주 천만 대중이 자기한테 열광하는 냥 혼자 환호(?)에 가득찬 그런 표정과 자세를 취했다…

아무튼 이것 말고도 남편의 에피소드는 여러 개 더 있는데 남편과 국제연애를 하던 시절 남편은 중국에, 나는 한국에서 일을 하며 전화와 문자, 메일로 연애를 하며 일년정도 서로 떨어져 있었는데, 그때 우리 회사 직원이 다 같이 중국 연태로 출장을 가게 되어 중국 심천에서 일하던 남편이 연태로 나를 보러 왔다.

남편은 우리 직원들과 같이 식사를 하고 한국의 情, 소주를 또 주는대로 다 받아 먹더니 (남편은 나보다도 술이 약하다) 그 뒤에 이어진 2차, 노래방에서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 여기에서 손님이라는 것을 잊은 듯, 혼자 정체를 알 수 없는 춤을 추며 마이크를 계속 놓지 않는 것이었다……!!

그 며칠간의 출장에서 남편은 우리 회사 지사의 사장님이 “쟨 또 왔냐..”라고 할 정도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계속 우리와 같이 다녔으며 쟨 또 왔냐 하던 그 사장님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지 않고 손으로 하이 하듯 인사해 사장님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기억도 있다.

또한, 딸아이와 홍콩 디즈니랜드에 셋이서 놀러갔는데 퍼레이드 시간에 아이들이 나가 예쁜 동화 속 분장을 한 언니들과 같이 노는 시간이 있어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같이 나갔는데 딱 나가고 나서 어떠한 한 아이의 엄마가 우리의 빈자리를 탁 차고 들어와 앉아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저 사람도 아이가 있는 사람인데 어쨌든 방금 사람이 없었으니 저 자리를 뺏을수는 없는 것 아닌가. 아니면 사람이 있다고 얘기해야 하는 것인가. 또 별것 아닌 것 가지고 혼자 깊은 고뇌에 빠져 있는데..

아이와 함께 돌아온 남편이 아무런 고뇌도 하지 않고 그 아이엄마의 어깨를 탁탁 두드리더니 “여기 사람 있는 자리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 얘기를 해야 하나 해도 되는 것인가. 과연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어떤게 옳은 것인가. 혼자 백번 머릿속을 굴리고 있었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아무런 고뇌도 없이 “여기 당신네들 자리 아닙니다”라고 아무렇지 않게 알리다니…….

그 아이엄마는 오히려 미안한 기색으로 바로 자리를 비켜주었고 남편은 다시 아이와 함께 그 자리를 차고 앉았다.

혼자 백번 고뇌하던 나는 뒤에서 그 모습을 보고

“참 부럽다………….”

‘저렇게 거리낌없이 살 수 있다면………’하고 혼자 뒤에서 생각했다..

근데 육아를 도와주시러 온 시어머니와 함께 생활한지가 꽤 되다보니 남편의 이러한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성격은 본인 엄마에게서 배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비록 시어머니가 가끔 남의 배려를 못 하는 느낌에 못마땅한 생각도 드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내가 배울 점도 많은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면, 내가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남편의 장점이 다 자기 엄마한테서 배웠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편은 매력적으로 생각하고 시어머니는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게 이상한 것 아닌가. 사실은 뿌리는 같은데 말이다.

세상에는 우리와 다른 스타일의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있고 우리는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는 것 같은 그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어쩔때는 부러움을 넘어서서 질투가 나고 내 자신이 더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바꾸어 생각해보면 어떨까.

“참 저 사람 덕분에 내가 대리만족 하네^^”

나는 저런 스타일이 아니라 저런 행동을 잘 못하지만 내 대신 저 사람이 저렇게 해주니 참 당신 덕분에 내가 대리만족 한다. 이렇게 말이다.

나도 다른 사람의 글을 보며 다른 사람들의 재능이 부러울 때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림도 잘 그리고 음악도 잘 하며 요리도 잘 하고 또 세상을 보는 식견도 뛰어나고 설명도 그리 조리있게 잘 할 수가 없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부러움에서 시작해 나는 도대체 무엇인가.. 왜 그런 재능이 없는 것인가. 내 자신이 초라해지기도 하는데. 이제는 그런 나와는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대리만족한다.

나 대신 해주니 얼마나 좋은가.

나도 못 하고 남도 못 하는 것보다 나는 비록 못 하지만 남이 그 자신의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것은 너무나 멋진 일 아닌가.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행복이 보인다.

‘질투 대신 대리만족’

‘좌절 대신 성장’

‘미움 대신 사랑’

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의 정신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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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편 분이 저와 쬐끔 닮은 점이 있으시네요 ㅋㅋ
하지만 저보다 조금 더 심하신듯...
저도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에 아내를
무척 당황하게 했던 사건들이 좀 여러번 있죠.
나는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는데
그런 행동들이 타인에게 무척 당혹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대리 만족 말고 한번 행동으로 옮겨보시는 것이 어떨런지요.
뭔가 남의 편과 함께 운동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테니스나 탁구나 수영이나... 뭐 그게 뭐든 참 좋지 않을까요^^

요호님도 아내분을 당혹스럽게 하셨었군요 ㅋㅋㅋㅋ

대리만족 말고 이제는 한번 행동으로 옮기라는 말씀이 가슴에 훅 들어오네요~~~~ㅎㅎㅎㅎ

함께 운동을 해보라는 말씀도.....!!!

운동이 최고죠^^ 등산도 좋습니다.

저도, 신랑도 등산 좋아해요^^

질투 대신 대리만족
좌절 대신 성장
미움 대신 사랑

전부다 좋은 말이네요~!!
이번 주 내내 기억해야겠습니다^^

공감합니다!!

너무 마음에 드는 글이고 또 마음에 와 닿는 글입니다. 딱 제 마눌이 그렇거든요. 제가 예전엔 속이 좀 상했죠. 왜 이런 걸 말하지 못할까? 그런데 나중에 언뜻 마눌이 나에게도 이런 인고?의 세월을 가지고 기다려 준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니..마음이 짠한 적이 있었어요. 잘해야죠.

<제가 예전엔 속이 좀 상했죠. 왜 이런 걸 말하지 못할까?>

빅맨님 마눌님이 하고 싶으신 말을 못하신단 말씀이신가요~~~^^ 아니면 빅맨님께서 하고 싶은 말씀을 못 하셨단 말씀이신가요~~~~^^

울 마눌이 그랬었요. 지금은 마눌이 서열 탑이고 저는 끝입니다. 예전에 오래 참아줬으니,,, 대인배인 제가 이젠 갚아줘야죠..

대인배인 마눌님이 이젠 돌려받으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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