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다(부제: 워킹맘에게는 너무 높은 대학병원 문턱)

in #kr9 years ago (edited)

어렸을 때는 그렇게 풍족하진 않았지만 겨울이 참 좋았습니다.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두툼한 빨간 담요 덮고 누워서 엄마가 까주는 귤이며 아빠가 퇴근길에 사오시는 군고구마나 군밤을 먹는 재미가 참으로 쏠쏠 했었지요. 친구들과 함께하던 눈싸움도 정말 재미있었던 아련한 기억이 납니다.

조금 커서 대학교를 다니거나 사회초년생 시절엔 옆구리가 항상 시리다고 하소연 하면서도 왠지 올 겨울엔 내손이 시릴까봐 내 손을 잡아 주머니 속에 넣고는 같은 방향을 보며 걸어갈 남자친구가 생길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살았지요.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대한 환상과 함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사랑을 속상일 거라는 기대를 품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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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이미지

하지만 애 셋 엄마가 되고 보니 겨울에 대한 환상은 커녕 겨울은 현실이 됩니다. 아이들이 좀더 크면 괜찮아진다고 하지만 이놈의 감기는 나을려고 하면 다시 심해지고를 반복합니다.아무래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아빠를 닮아 선천적으로 기관지나 호흡기 기관이 약한 탓도 있는 듯 합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한 한달여 전부터 감기때문에 벌써 한달째 병원을 전전하고 있네요. 첫째는 감기만 걸리면 중의염으로 이어지고 둘째는 감기가 좀 심해지면 편도선이 붓고 고열을 동반하는 감기로 이어집니다. 그제부터 둘째의 기침이 심해지는 것 같아 병원에 가야했는데 일단 지난번 받아놓은 약도 있고 퇴근 후 첫째 유치원 추첨도 가 봐야 하니 도저히 시간이 안 됩니다. 그래서 병원에 안 갔더니 그날밤 둘째는 밤새도록 기침을 합니다. 열도 조금씩 있고 아침밥도 안 먹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놓고 마음이 안 편해서 오후엔 사무실에 얘기하고 동네 병원에 갔습니다.

아무래도 폐렴인 것 같은데 금요일이라 주말에 병원을 하지 않아 내일 호전상태를 볼 수 없으니 근처 대학병원에 가 보라고 진료의뢰서를 써 주십니다. 지금까지 대학병원에는 가본적이 없는지라 다시 사무실에 사정 얘기를 하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당일예약자는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대학병원이라지만 너무한다 싶습니다. 워킹맘한테는 대학병원 소아과 진료 한번 받는 것도 쉬운일은 아닌 것 같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칩니다.

아이는 결국 폐렴진단을 받고 집으로 왔습니다. 입원실이 없으니 집에가서 좀 쉬게 하다가 혹시라도 아이가 보채거나 많이 쳐지면 곧바로 응급실로 오라고 합니다. 주말에는 셋째를 만나러 시댁에 가지만 이번주에는 아무데도 안가고 집에만 있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약을 먹고는 밥도 잘 먹고 오빠와 잘 놀아줍니다. 아직까지 숨소리는 거칠지만 말이죠.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겨울이 현실이 아니라 겨울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될 날이 또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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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마음 고생이 엄청 심하셨겠네요 ..ㅠ,ㅠ
아이가 빨리 낫기를 기원합니다...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겨울이 현실이 아니라 겨울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될 날이 또 올까요?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일들로 기억에 채워나가져야 하는데...
아이들이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잘 보고 갑니다.

날이 이제 추워지니 아이들이 자주 아프더라구요ㅠㅠ 어른들도 이렇게 춥고 힘든데 아이들은 얼마나 더 힘들지...
폐렴이라니 정말 걱정 많이 되시겠어요.. 주말동안 푹 쉬어서 아픈 거 다 털고 다시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겨울은 아이키우는 부모입장에서는 최대의 난제죠~
저도 큰애가 고열로 대학병원에 입원한적이 있는데요
아이도 부모도 정말힘들더라구요


빠른 쾌유 바랍니다

날씨도 추운데 고생되시겠어요.
아픈 아이를 보는 엄마 마음은 얼마나 아프시고
아이가 아프면 엄마탓이라는 생각에 더 참담하고
특히 워킹맘은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그런것 같아
자책을 하는 경우도 많아요.
다행이 아이들은 빨리 회복하는 편이라
너무 마음 조리지 마세요.

빨리 낫기를...저는 제가 진료받으러 대학병원 자주 가지만(예약하고) 여러모로 참..그렇습니다.

ㅠㅠ 저는 거의 대학병원에 상주하다 시피 해서 ㅠㅠ
처음에 병원 접수하는게 좀 까다롭긴 하죠 ㅠㅠ

요즘에는 좀만 아파도 다들 대학 병원을 선호하더라구요 ㅠㅠ
특히나 토요일 오전에는 대부분 만원이에요 ㅠㅠ

어흑 ㅜㅜ
저희집도 작년겨울에 래이랑 해이랑 돌아가며 독감 걸리고 해이는 폐렴까지 왔었어요 ㅠㅠ 정말 지긋지긋했던 기억이!!!
다행히 올해는 독감접종도 했고,
(해이는 첫 접종이라 2차 접종 조만간 해야하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슬슬 걱정이네요.

겨울엔 너무 춥고 금방 어두워져서 놀이터도 잘 못나가고...
에휴~ 아이가 생기고 나니 저도 겨울이 싫어졌어요 ㅠㅠ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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