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음식스토리텔링) 떡만들기 - 검은콩설기 with 조수경 선생님

in kr •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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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핫한 관광지여서 여기저기 예쁜 카페도 많고, 비싼 횟집도 많고, 이런 저런 먹거리가 많아졌다.
그래도 제주도 하면 전통시장이 여기저기 많이 살아있을 정도로 옛 먹거리도 많이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이번 제주음식 스토리텔링 수업을 받으면서 좋았던 것은 제주 전통 음식과 더불어 우리의 전통 먹거리인 떡만들기도 배운 것이다.
첫 떡 수업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만들기 어려운 떡 그냥 사먹고 만다."라고 말했었다.

그럴 때마다 떡 수업을 진행하시던 선생님은 수강생들을 달래면서 "수업 몇번만 받아 보시면 세상에서 떡이 제일 쉬웠어요, 라고 말하게 될 거에요."라며 달래곤 하셨다.
그리고 두번째 이루어진 떡만들기 수업.

아직은 "세상에서 제일 쉽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떡 만들기가 "재미있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의 태도가 바뀌었다.
사실 빵만들기를 배워 본 내가 보기에는 정말로 떡만들기는 쉬운 것이었다.

이날 검은 콩설기와 절편류의 떡 만들기 배웠는데, 먼저 검은 콩설기 만드는 법부터 정리해 본다.

재료 : 멥쌀가루 6컵, 물(찬물) 6큰술, 설탕 7큰술(쌀가루에 6큰술, 콩에 1큰술), 삶은 검은콩 1/3컵

일. 멥쌀가루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밥을 해먹는 쌀을 가루로 만든 것을 말한다.
이것과 구분되는 것은 찹쌀가루라고 있는데, 이것은 찹쌀을 빻아서 낸 가루이다.

요즘은 방앗간이 많이 없어져서 쌀가루를 빻기가 조금 어렵지만, 재래 시장에 가면 쌀을 빻아줄 방앗간이 있다.
그냥 마트에서 파는 건조 쌀가루로는 떡을 만들어 먹을 수 없다. 꼭 방앗간용 쌀가루여야 한다.
방앗간에서 쌀가루를 빻을 때 어떤 떡을 해먹을 건지를 알려주면 그에 맞게 소금간도 적당히 해준다고 한다.
떡을 해먹으려고 하는 전날, 방앗간에 쌀을 맡기면 다음날 쌀가루를 빻아준다.
왜냐하면 쌀을 물에 불렸다가 빻아야 하기 때문에 당일날 쌀가루를 만들 수는 없다.
물론 내가 쌀을 물에 불려 가면 그 자리에서 빻아주기도 하지만, 그건 여러 가지로 귀찮은 일이므로 전날 쌀만 가져다 주고 다음날 찾아오는 것이 좋다.

이렇게 떡을 만들기 위해서 사전에 해야하는 일이 많아 점점 떡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 사람은 없어지고 있다.ㅜㅜ

귀찮음과 바쁨이 우리의 전통을 잃어버리게 한다.

이. 검은콩은 씻어서 하룻밤 물에 불린 후 30분간 삶고 채에 받쳐 물기를 빼놓는다.
그러고 보니 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날 해야하는 중요한 일이 두가지나 있는 것이다.
쌀을 방앗간에 맡겨 쌀가루를 만들고, 콩을 물에 불려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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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물에 불리고, 30분 삶아서 물기를 빼놓은 검은콩이다.

삼. 쌀가루와 콩이 준비되면 떡을 찔 물솥에 물을 2/3가량 넣어 불에 올려둔다.

사. 먼저 방앗간에서 가져온 쌀가루를 손으로 비벼서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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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쌀가루가 풀어지면, 쌀가루(6컵)에 분량의 물(6큰술)을 넣고 고루 비벼준다.
언제나 쌀가루 1컵에 물 1큰술의 비율로 들어가는 것을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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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적당한 수분량은 손에 쥐었을 때 뭉친 것이 툭툭툭 던지면 풀어지는 정도가 좋다.

오. 위의 쌀가루를 체에 두번 내려준다.
체를 한번 쳐도 되고 두번 쳐도 되는데, 각각의 식감이 다르다.
우리가 아주 어릴 때 먹던 푸석푸석한 백설기 식감을 살리고 싶으면 체를 한번만 친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쫀득쫀득한 백설기 식감을 원한다면 체를 두번 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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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체에 내려주면 쌀가루의 입자가 아주 곱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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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곱게 된 쌀가루이다.

육. 삶은 콩에 설탕 1큰술을 넣고 잠시 버무려 두면 금세 물기가 조금 생긴다. 그러면 체에 받쳐 물기를 제거해 준비해 둔다.

칠. 체에 내린 쌀가루에 설탕에 버무려 물기를 제거한 콩과 설탕(6큰술)을 넣고 잘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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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루에 콩과 설탕을 넣고 잘 섞은 상태.

팔. 이렇게 준비가 끝나면 떡을 쪄야 한다.
우선 시루에 천이나 실리콘으로 된 시루밑을 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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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틀을 놓고 준비한 가루를 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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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래퍼를 이용해 위를 평탄하게 잘 다듬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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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평탄 작업이 끝난 상태.

우리는 좀더 러블리한 떡을 만들겠다고 콩으로 위에 하트모양을 만들어 주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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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오른 물솥에 시루를 올리고 뚜껑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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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로 25분간 떡을 찌고, 불을 끈 후 5분간 뜸을 들여준다.

구. 떡이 다 쪄지면 꺼낼 때도 주의를 기울여 꺼내야 한다.

다쪄지면 시루를 내리고 접시를 하나 위에 덮고 시루와 접시를 잘 잡고 통째로 뒤집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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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은 후 시루를 빼면 시루밑이 위에 있는 상태로 시루만 뺄 수 있다.

살살 시루밑을 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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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틀을 빼주면 떡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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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콩으로 데코를 한 우리의 떡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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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사람들이 옛날에 주로 만들어 먹던 떡은 이렇게 오로지 멥쌀가루로만 만든 떡이 아니었다.
쌀이 귀했던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전부 쌀로만 만드는 떡은 그리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떡이 아니었다.
찰기도 별로 없고 맛고 과히 좋지 않지만, 흔하게 재배되었던 좁쌀가루를 이용해 떡을 만들었다.
좁쌀가루로 떡을 만들면서 한줌 정도 되는 쌀가루를 위에 얹어서 떡을 만들어서, 그냥 보면 쌀로 만든 떡처럼 보이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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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살 시루떡이라고 아래 짙은 색은 좁쌀가루이고, 위에 하얀 것이 쌀가루이다.

하지만 요즘은 쌀이 흔하게 있으니 쉽게 흰백설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전에 우리가 시골에 살 때에는 감이 흔해서, 가을에 감이 익으면 썰어 말린 감 말랭이를 넣어 백설기를 만들어 먹으면 그것도 정말 별미였다.
요즘은 쌀도 흔하고 안에 넣어 먹을 수 있는 것도 흔하지만, 아무도 집에서 떡을 만들어 먹을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근데, 꽤나 그럴싸한 떡을 집에서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수업이었다.

그리고 이날 콩설기와 함께 만든 절편류의 떡은 환상적으로 고급진 떡이었다.

내일은 입이 떡 벌어지게 고급진 떡을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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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0회 짱짱맨배 42일장, 응원합니다.^^

우와 엄청 맛있어보여요. 떡 위에 수놓인 하트모양때문일까요 ㅎㅎ

·

아마도 저렇게 콩으로 어떤 메세지도 담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케잌 못지 않은 비주얼이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오.. 가을에 날 선선해지면 집에서 떡을 해봐야겠어요 ㅎ

·

떡을 직접 몇번 해보면 쉽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번 도전해 보세요^^

능력자시군요!! 정말 맛나보입니다

·

배움의 결과일 뿐입니다.
저도 떡을 직접 만들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었답니다.^^

검은콩 하트가 귀엽네요 :)
해외에 있다보면 떡 먹기가 정말 힘든데 다음 포스팅을 보고
만약 여건이 된다면 떡만들기를 시도해 보고 싶네요! ㅋㅋ

·

아쉬운 대로 쌀을 불렸다가 물기를 쪽 뺀 후 믹서기로 갈아서 만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외국에서 떡을 만들어서 먹으면 더 감격스러울 수 있을 거 같아요.
꼭 만들어 보세요~~

전 음식 만드는법을 전혀 모르지만 이런 근사한 떡을 만드는 것처럼 하나하나 만들어 내는 쾌감(?)이 있을것 같아서 한번쯤 배움에 도전해 보고 싶네요
캠핑 같은데 가서 간단한 것이라도 시작해 봐야 겠습니다^^

·

저도 올해 처음 본격적으로 요리에 입문을 했답니다.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하면 할수록 스토리가 쌓이더라구요.
적극 추천합니다.^^

키야 대박 저 백설기! 달달하고 고소한 맛일거같네요 @gghite님은 정말 다루지 않는 음식 분야가 없네요 대단하십니다!

·

네, 따뜻한 백설기를 먹어보면 정말 꿀맛이랍니다.
요리를 이것저것 배우고 해보고 하니까 먹거리도 다양해지고, 포스팅할 것도 다양하게 생기고 너무 좋네요.^^

하 설기는 조금 굳었을때 목막히면서 먹는맛인데요 ^^

·

맞아요. 목막히는 맛이 있지요.ㅋㅋ
지난번 퀴즈 너무 어려웠어요.
답이 궁금하니, 한번 방문해야겠네요.^^

지난주에 콩설기 배달시켜 냉동실에 넣어놓고 하나씩 꺼내먹고 있습니다 ^^
저도 어릴때 감이 사이사이 들었있는 떡 먹어본 기억이 나네요~~ ㅎㅎ

·

'감설기'라고 하더라구요.
감설기 참 인상적인 맛이어서 저도 두어번 먹어봤는데 오래 기억에 남네요.^^

떡이 점점 귀한 세상입니다.
빵한테 자꾸 밀려나네요.

저희도 시골 내려와서는
자주 해먹던 떡인데
지금은 점점 안 해먹게 되요.

·

시골은 떡을 해먹기 딱 좋은 환경이랍니다.
가까운 곳에 방앗간이 있고, 쌀이 좀 흔하고, 시간도 꽤 많고..ㅋㅋ

귀찮음과 바쁨이 전통을 잃어버리게 한다는 말이 마음에 남네요... 저도 휴직을 했을 때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으니 생전 요리라곤 모르던 제가 머핀도 굽고 사골국도 끓이게 되더라구요. ^^ 여유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저희도 제주에 이사오고 바쁘게 살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한답니다.
오래 시간의 여유를 가지니까 귀찮음도 점점 없어지더라구요.^^

대단하십니다. 요즘은 대부분 사먹고 있네요.

·

요리를 하는 즐거움은 사먹던 것을 집에서 해먹을 때 생기더라구요.^^

재미있으신 것 같긴한데 쉽지 않게 보여요.
내일 고급진 떡이야기 기다립니다.^^

·

자꾸 하면 쉬워진다는 강사님의 말을 믿어볼랍니다.
고급진 떡~~
포스팅했습니다.^^

떡이 고급져보이고 맛있어보이네요.
차마 집에서 해 먹진 못 하겠지만 내일 떡을 사서 먹어봐야겠어요. ^^

·

네, 떡집도 자주 이용해주면 좋지요.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데 자꾸 사라지고 있잖아요.
빵보다 몸에는 좋답니다.^^

저는 고살시루떡이 더 먹어보고 싶네요. ㅎ

·

저도 그 떡이 매우 신기해 보이는데요.
저희를 가르치신 강사님 말씀이 정말로 맛은 없대요.ㅋㅋ

와우 이쁘네요!! 케잌으로 써도 되겠어요 ㅎㅎㅎ 저도 집에서 떡을 해본다고 시도한적이 있었는데, 결과는 실패였어요. 원인은 여러가지였겠지만 그후로는 안하게 됩니다.

·

다음에 케잌보다 손색없는 떡을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그거 보시고 다시 한번 도전해 보세요.^^

떡진짜좋아하는데 너무 맛있어보입니다

·

떡 좋아하시는군요.
군에 계시니 먹고 싶다고 다 먹을 수 없으니...
그래도 핸드폰 타이밍이 되면 이렇게 스팀잇에도 접속이 가능하니 다행이네요.
자주 봬요.
독도 지킴이가 된 모습 보고 싶네요.^^

우와~~ 한해 두해 시간이 갈수록 왜 떡이 좋아지는걸까요? ㅎ

·

그러다 보면 언젠가 직접 떡 만드는 날도 올지도..ㅋㅋ

참 이름도 이뿐 백설기 , 시루떡 , 인절미, 기억도 잘 안나네요..
전 떡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어릴때 먹었던 백설기는 참 맛있게 기억나네요...
지지님은 동서양 음식 , 빵에서 떡까지 두루두루 배우시네요!

·

네, 제주도는 무료 교육 프로그램이 아주 잘 되어 있어요.
저만 부지런하면 뭐든 배울 수 있더라구요.
다음은 한식과 양식 그리고 중식을 배울 생각인데, 수업시간이 잘 안 맞네요.
아마도 내년 봄에는 배우게 될 거 같아요.^^

아효.. 달콤하고 쫀득한 백설기가 정말 맛있겠네요 ^^ 어렸을땐 몰랐어요. 떡이 맛있는줄은.. 커서보니 쫄깃한맛의 매력을 알겠더라구요 ㅠㅠ 정말 맛있게 생겼네요

·

옥자님도 떡을 좋아하시는군요.
요리 잘 하시니 언제 떡도 도전해 보세요.^^

심심할뻔했던 떡이 콩 덕분에 러블리로 바로 변신하네요 ㅎㅎ

·

이렇게 마음을 전한다면, 상대방이 심쿵하겠죠?^^

떡만드는게 보통 손이 많이 가는게 아니라고 하던데 ㅎㅎ
이런 고급진 떡을 집에서 만드는 법까지 포스팅해주신다니 기대해보겠습니다.

·

제가 빵도 배우고 떡도 배웠는데, 떡이 조금 더 쉬운 거 같긴 하더라구요.^^

아~ 떡은 항상 그리운 음식입니다. 정말 배워서 집에서 해먹어야 할까봐요...

·

네, 미국에 계시니 떡을 사먹기도 힘드실텐데, 언제 한번 도전해 보세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구요~~^^

설기 너무 좋아하는데 먹고 싶어지네요~!!
오알장에가면 인절미만 팔아서 다른 떡이
너무 생각나요^^ 같은 한국땅이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르다는 걸 점점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

오렌지님 놀라운 사실을 알려드릴까요?
인절미는 육지떡이랍니다.
제주도에서는 옛날부터 인절미처럼 찰진 반죽을 치대서 만드는 떡이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놀랍죠?ㅋㅋ

·
·

헉~!! 향토오일장에서 느낀 배신감^^;;
님께 전해듣는 제주이야기는 참 재미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