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일상] 방콕에 나타난 퇴계 이황선생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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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길에 신호를 받고 서 있는데 앞 서있는 오른편 오토바이 택시기사의 등에 뭔가 이상한게 눈에 띄었습니다. 태국에서는 사실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가까운 거리라도 사진에 나오는 오토바이 택시기사(랍짱모터싸이클-รับจ้างรถมอเตอร์ไซค์)들이 골목 어귀나 큰길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는 길에 항상 대기를 하는데 그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을 합니다. 가격은 거리에 따라 10바트(약300원)부터 20바트 이런 가격이 가장 많은데 제가 태국에서 살아보니 정말 여기서 걸어다닌다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도로 걸어다니것도 어렵게 되어 있지만 문제는 더운 날씨로 인해 100m 만 가도 땀에 흠뻑 젖다보니 생소한 태국사람들의 주 교통수단이 이해는 되지만 저는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너무 위험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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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등에다 등록증을 넣고 다닙니다. 그 밑에 연한 초록색에 글씨는 지역을 표시하고요. 예전에는 마피아들이 이들에게서 세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는데 지금은 정부에서 등록증을 발급하면서 수수료와 일정부분 소액의 세금을 징수 하는것 같습니다. 물론 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도 안되고요. 이런 부분이 아쉽지만 그래도 많은 숫자의 오토바이 택시가 있다보니 태국정부에서 관리를 하기 시작한지 몇년은 된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보험이 적용 되는 날도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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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한 오토바이 택시기사의 등에 들어가 있는 퇴계선생의 지폐를 보며 선생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왜 저 사람은 퇴계 이황선생을 등에 모시고 다닐까...? 다른 지폐들도 많을텐데... 궁금했습니다. 그에게 물어 보지는 못했지만 금박이 붙어 있는걸로 봐선 안전 운행을 퇴계선생에게 바라는것 같습니다. 아니면 장사가 잘 되게 해달라거나... 제 궁금증은 퇴계선생은 도대체 얼마나 유명한 분이었길래 우리나라 화폐에 등장하시고 그 화폐가 먼 이국땅인 태국에서 마치 신주 단지 모시듯 어느 외국인의 등에까지 들어가 있을까? 이 기사도 퇴계선생의 대단함을 단박에 알아보고 그런건가...? 하며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퇴계 이황선생에 대해 좀 더 알아봤습니다. 우리는 그분이 누구인지는 다 알고는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사실 성리학 이외에 어떤 업적이 있는지 잘 알지는 못했습니다.

퇴계 이황선생

퇴계선생은 1502년 1월 3일(양)에 출생하셔서 1571년 1월 3일(양)에 돌아 가셨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성리학자이고 임진왜란때 수많은 선생의 성리학 서적이 일본에 약탈이 되어 일본이 성리학을 이루는데 퇴계선생의 집필서적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그 외 업적들도 많지만 대표적인것은 청백리, 79번의 벼슬을 사직하여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 2000편이 넘는 시를 남김, 참된 스승상의 본보기를 보여줌, 고봉 기대승과의 4단 7정에 관한 논쟁을 통하여 학문적 논쟁의 모범을 보여주며등등이 많지만 저는 가장 와 닿는것은 그의 학문적 기상이나 스승의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바로 선생의 인격에 감동을 했습니다. 바로 인격자의 모범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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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태가 그린 퇴계선생의 초상화

퇴계선생은 조강지처가 사망하자 가계와 자녀를 돌보게 하려고 첩을 뒀고 그 이후 몰락한 안동권씨의 권질이 병약하고 정신적으로 모자란 딸을 부탁하자 그는 거절하지 못하고 권질의 딸을 둘째 부인을 맞이했습니다. 그녀는 어릴적 몰락하는 집안에 여러 가족들의 죽음과 몰락을 바라보다 지적인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한 장애를 가진 여인이었으며 모든 면이 부족했지만 선생은 인격적으로 그녀를 대했고 그녀의 허물을 남편으로서 감싸주고 다른이의 손가락질을 혼자서 웃어 넘기는 일화를 읽고 퇴계 선생의 인격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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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우이선생진적첩'(退尤二先生眞蹟帖) - 퇴계선생의 글이 실린 정선의 그림

저 같은 지극히 평범한 인격을 가진 자의 생각으로는 학문으로 이름도 날리고 이조참판을 지낼정도이며 많은 제자를 거느린 학자이라고 한다면 그 시절 소박으로 돌려보낼수도 있고 상관하지 않고 살수도 있었을텐데... 둘째 부인의 부족함에 대해 다른 가족들의 핀잔에도 그녀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도 흔들리지 않고 감싸주는 선생의 인격에서 태국 땅에서도 나타나셔 어느 일반인의 등에 모셔져도 전혀 이상할것이 없는 분이구나 하고 크게 느꼈습니다. 또한 부인의 사후에 지켜야 될 인간으로서의 의리(홀로남은 장모를 챙긴는 모습등) 가계를 돌봐주고 자식을 돌봐준 첩에 대한 의리 그리고 적자와 서자의 차별을 두지 않는 모습등 그 시절에도 가장 기본이 되는 인간으로서의 균형잡힌 정신 세계와 예절을 가지고 있었다는것만으로도 참으로 위대하신 분이구나 하는것을 느끼며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재미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한주도 더욱더 행복한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개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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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주차보상글이 6개가 리스팅되었네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원짜리도 저렇게 보니 신기하네요^

네. 저도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기하네요. ㅎㅎㅎ 말이 통하면 정말 물어보고 싶어요.

저는 말이 통하는데도 못 물어봤습니다. 신호가 짧아서 사진 찍고 나니...^^

ㅎㅎㅎ 신기해요. 이유가 진짜 궁금하네요.

물어보지 못하고 궁금증만 자아내서 죄송합니다.^^

하하하 덕분에 웃었어요.
웃는 일만 가득하세요~! ^^

솜털님 오랜만이에요 헤헤헤 :) 항상 솜털님 글을 읽을 때 드는 생각이지만
글을 정말 정성스럽게 쓴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더욱 저도 집중해서 읽고싶어지는 ㅎㅎ
저는 글을쓸때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지라.. >__<
그나저나 저분 정말 신기하네요 부적처럼 넣고 댕기는건가
아니면 손님이 저 돈을 줬는데 넘 좋아서 넣고 댕기는 걸까요?
저는 엄마랑 태국여행 갈때마다 엄마가 항상 은행에 가서 천원짜리를 빳빳한 새돈으로 바꿔와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마사지해주시는 언니들에게 나눠주곤 했는데 왜 새돈받으면 기분이 괜시리 좋잖아요 ㅎㅎㅎ(으.. 태국마사지 받고싶네요 갑자기 생각하니ㅎㅎ) 저분도 그렇게 해서 받으셨는데 기분이 좋아 넣어놓으신거 아닌가 생각이드네요 헤헤헤 :)

잘 지내고 계시죠? 인디구님! 어머니께서 마음 씀씀이가 넉넉하시고 너그러우신 분이시네요. 저는 마사지를 별로 안 좋아해서 거의 받아 본적이 없는데 좋아하시는 분들은 참 좋아하시더군요. 오랜만에 글을 시간내서 써 봤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한주 더욱더 행복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Thanks for sharing your opinion on this. I was going to post somthing similar but you really nailed it. well done!

I don't know if you understood in korean writing. Anyway thank you for your mentions.

태국의 퇴계선생... 저 분이 퇴계를 잘 알고 넣어놓지는 않은 것 같고, 저 초상화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던 걸까요. 예전에 도산서원에 가서 퇴계선생의 방이 생각보다 좁았던 것에 좀 놀랐던 생각이 나네요. 성인 4명이 다닥다닥 붙어 누우면 더 이상의 자리가 없을 것 같은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청백리라 칭송이 된것 같습니다. 학자로서의 기품과 사람으로서의 인품이 참으로 훌륭하신 분이었던것 같습니다. 태국 사람은 아마도 금박까지 붙혀서 가지고 있는걸로 봐선 뭣을 기원하는 모양새인데...알고 그런건 아닐텐데 @daegu 님 말씀처럼 무엇에 이끌렸는지 저도 궁금하네요. 감사합니다.

저 기사분은 왜 등에 넣고 다니는걸까요??
물어보셨어야죠~~~ ㅋㅋㅋ

ㅎㅎㅎ 글쎄 말입니다. 사진 찍고나니 신호가 바뀌어서 기회가 없었습니다. 제가 또 만나면 물어보겠습니다.^^

신기하네요~ 어떤 의미가 담긴 것인지
궁금해지네요~!! 좋은 의미가 가득 담긴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구요^^

제가 물어보질 못하고 포스팅해서 여러분을 궁금하게 만들었네요. 다시 한번 만날 기회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뒤에 천원을 꽂고 다니는 이유가 . . .
한국분한테는 천원도 받는다는 의미일까요?
태국에서 이황선생님을 봐서 방가윘을거 같네요

손님중에 천원짜리를 준 사람이 있을수도 있겠네요. 1,000원으로는 환전을 해봐야 국수 한그릇 사먹기도 어려우니 그냥 갖고 있는것일수도 있겠습니다. 태국에서 퇴계선생을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음... 한국사람들은 천원을 내도 됩니다... 뭐 그런거 아닐까요? ㅎㅎㅎ

오! 그런 뜻일수도...있을것 같은 생각은 안들지만^^ 그럴수도 있을것 같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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