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출 – 9화, 임신 중인데… 약 먹어도 괜찮아? (임신9주)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한 여자의 '아빠', 한 여자의 '남편'인 @forhappywomen입니다.

날이 많이 더워졌네요. 대구는 37도까지 올라갔다는데... 무더위가 찾아오면 실내와 실외간 온도차이로 인해 고생하시는 분들이 있으실텐데요... 제 글을 읽으시는 모든 산모님과 가족분들은 무더위 속에서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먹는 식품, 누워 자는 침대, 숨 쉬는 공기까지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아기와 함께 하기 때문에 더욱더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특히나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산모에게 늘 고민과 걱정이 되는 일입니다. 오늘은 임신 중 약물 복용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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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7.17 | 편집: @bburi.boram, 만화: @akoano

33세 아내, 30세 산부인과 의사 남편

✔삽화의 대화는 아이 출산 경험에 의거한 'Fact'에 'Fiction'을 가미한 Faction입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산부인과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의학적 내용은 계속 수정&발전되니 참고 바랍니다.
✔모든 산모는 개개인에 맞춘 진료가 필요하니, 최종 결정은 지정의와 상의 후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인 가치관이 반영되어있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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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 먹어도 되나요?”

산모에게 약을 처방할 때, 혹은 지인에게 의학 상담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명확하게 알려진 약이 아니라면 “대개 문제없이 괜찮습니다. 그리고 일정량이 아기에게 넘어가더라도 아기도 견뎌낼 수 있습니다”라고 우선 답변을 합니다. 그리고 해당 약물을 검색해보곤 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약물이 아니고 문제를 일으키는 약물로 공표가 되지 않은 이상은 잘 모를 때가 있는데, 새로운 약은 늘 발명되어 출시되고 있고, 연구 결과 또한 계속해서 새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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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예전부터 쓰던 문제없는 약을 사용하려고 노력하지만, 산모의 상황에 따라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새롭게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연구결과가 100% 맞는 것도 아니고, 연구결과가 또다시 바뀌기도 합니다.)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 산모에게 적절 용량으로 잘 사용할 경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서 한 논문은 임신 중 사용한 아세트아미노펜은 다양한 유아의 행동장애, 과잉행동들과 연관이 있음을 발표하였고 [^1],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을 예전처럼 쉽게 권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 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인과관계에 대해서 연구되고 있어 여러 다른 요인들에 의한 결과인지는 이후 연구들을 통해 차차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꼭 필요한 경우 적절량 사용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러한 여러 이유 등으로 ‘산모가 먹어도 되는 약’이라는 주제는 매우 복잡합니다. 엄마와 아기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말씀드리기가 더욱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지요.

“태아에 대한 위험성보다 산모 몸에 대한 유익성이 클 경우에만 사용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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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사용설명서를 보면 이런 경고문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이러한 무책임한 설명을 해놓은 것은 ‘A이면 B이고, B이면 C이다’와 같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모마다 임신 주수, 복용한 기간, 복용한 용량이 다르고, 그에 따라 약이 흡수되어 아기에게 넘어가는 용량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구결과에 따라서 약을 몇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며 권고사항을 약품마다 정해두었습니다. 이러한 분류는 연구결과에 따라 변경되기도 합니다.

2015년부터 미국 FDA에서는 분류법보다 더 자세한 내용으로 약품 설명서에 설명하면서, 예전의 분류법을 사용하지 않으나[^2], 이전까지 작성된 다른 블로그나 인터넷의 글을 읽으실 때 도움이 되시도록 FDA class를 가장 하단부에 첨부합니다.

동물실험 OK = 사람 OK? N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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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class B에 해당되는 약물은 상당히 사용하기 마음이 편한 축에 포함되나 ‘동물실험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인간에게도 괜찮다’는 뜻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로, 1957년 서독에서 판매된 입덧 약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는 쥐와 토끼 등 실험동물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으나, 이 약을 복용한 산모에게서 사지가 없거나 짧은 신생아들이 태어났던 적이 있어서 입덧 약으로 사용 금지된 상태입니다.

탈리도마이드와 달리 항구토제 디클렉틴, 디클레지스라는 약은 같은 성분으로 1960-70년대 벤덱틴(Bendectin)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는데, 당시 선천성 결함을 일으킨다는 주장으로 퇴출되었다가 안정성이 확인되면서 다시 도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추후에 또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디클렉틴 관련 글 보기-외부링크

동물에 문제 → 사람에게 문제? N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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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 정보를 살펴보다 보면, ‘동물에게 XXmg/kg 사용하였는데, 어떠한 문제점이 생겼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들은 신뢰할 만하나, 동물 실험에서 안 좋은 결과들이 나왔다고 해서, 인간에게 꼭 유해한 것은 아닙니다. 해당 약이 인간의 아기에게도 똑같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 직접 확인되지는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해도 해당 약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모에게 정말 필요한 경우,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게 가장 좋을 것입니다.

게다가 기준이 하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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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을 분류할 때 미국 FDA 분류뿐만 아니라 호주 ACPM(Advisory Committee on Prescription Medicines) 분류도 있습니다. A, B, C, D, X 의 5그룹으로 나눈 FDA 분류와 달리 ACPM 분류는 A, B1, B2, B3, C, D, X의 7 그룹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외에도 산모의 약물 사용에 대해 알 수 있는 여러 곳이 더 있습니다.)

많은 약물들이 FDA와 ACPM 의 분류가 비슷하지만 분류가 다른 약도 있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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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2016-2017년, 타이레놀의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의 안전성과 관련한 많은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산모가 열이 있는 경우에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가장 유용하고 가장 안전하게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편입니다. 산모가 열이 39도 이상에서 장시간 동안 유지되면 심각한 합병증(예를 들면, 아기에게 관절 굽음증(arthrogryposis))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잘 조절하는 게 중요합니다.

건강한 컨디션 유지! 질병의 예방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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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기간 중 약물 사용에는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뻔한 말이지만 “참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필요하면 담당 의사와 상의 후에 사용한다!” 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것은 꼭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 두통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
  • 요통이 심해서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
  • 상기도 감염(감기)인것 같은데 열이 나기 시작하는 경우
  • 변비가 너무 심한 경우
  • 신물이 너무 많이 올라오는 경우
  • 기타 산모를 힘들게 하는 여러 상황들

와 같은 상황들이 산모님을 계속 힘들게 할 때에는 의사와 상의 후에 약을 쓰는 것을 고려해보세요. 상황에 따라 내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모든 선생님과 상의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약과 병원을 피하는 것은 진단과 치료를 늦춰 병을 키우게 되고 오히려 산모와 태아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다면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 올바른 진단과 처방을 받은 후 임신부가 먹을 수 있는 약을 복용할 것을 재차 말씀드립니다.

임신 중에 약을 먹어도 되는지 미심쩍거나 불안할 때는 ?

문의를 먼저 해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문의하기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면 아래의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아래 산모수첩 앱 「아가야」에는 산모들이 자주 물어보는 약물 100 종에 대해 임신 중 사용, 수유 중 사용에 대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참고하실 만합니다.

아가야 배너 (안드로이드 추가).png

저도 산모 분들께 이 앱을 이용하며 설명 드리기도 하는데, (사)임산부약물정보센터에서 오랫동안 쌓은 한국인 산모의 대한 정보를 기본으로 하여 만들어진 자료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의 앱을 통해서 해결이 안 되는 약물 사용에 대한 정보들은 마더세이프 상담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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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고, 병원에 가는 것 때문에 고민하는 산모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며 좋겠습니다. 건강하게 임신하고 행복하게 출산하시길 기원합니다.

이상 모든 여성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forhappywomen 이었습니다.

미국 FDA class






References>

[^1] : Stergiakouli E, Thapar A, Davey Smith G. Association of Acetaminophen Use During Pregnancy With Behavioral Problems in Childhood: Evidence Against Confounding. JAMA pediatrics. 2016;170(10):964-70.

[^2] : Williams Obstetrics. 25th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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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부인과 전문의
  • 전 남자지만, 모든 여성이 건강하고 더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남성들도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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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유익한 정보네요. 잘보고있습니다.

약에 대한 안정성 등 다양한 얘기들 잘 보고 갑니다.

임신 중에는 정말 감기약 하나도 조심스러워 지죠.
오늘도 좋은 정보 잘 봤습니다

약물의 효과를 동물실험을 통해서 밝혀낸다는 것이 참 애매한 기준이네요. 동물에게는 무해하지만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경우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것이니, ,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게 중요하군요. 산모에게 유익성이 있을때만..^^
오늘도 행복하세요.

임신중에는 정말 약하나 먹을때마다 고민된다고 하더라고요 ㅜㅜ
포해피우먼님 초복 맛난거 드시고 더위 이겨내세요!!

여성은 임신할 때가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가려야 할 것도 많고 약도 함부로 먹지 못하고 강철 체력도 아닌데 진짜 대단하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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