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내버려 둬

in #kr6 years ago (edited)

외식이라 하면 보통 즐거움이 떠오릅니다.
오손도손 모여앉아 웃음꽃을 피우며 맛있는 걸 냠냠 먹는다.

그런데 이 외식이 꼭 즐겁기만 한 걸까요?

사실 전 외식이 귀찮습니다.
외식은 말 그대로 밖에서 먹는 건데
마침 밖에 있을 때 먹는 거라면 아무 문제 될 게 없습니다.

문제는 집에 있을 때입니다.
아무 하는 일 없이 집에서 여유롭게 그냥 뒹굴고만 싶을 때
무언가를 먹기 위해서 나가야 한다는 건 정말 짜증나고 귀찮은 일입니다.

도대체 집에서 모처럼 놀고 있는데 왜 먹기 위해서 몸을 움직여야 하느냐는 거죠.

그냥 '난 먹고 싶지 않으니까 갔다와'
하면 간단할 것 같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번 이런 말을 해봤지만
번번이 돌아오는 말은
'그래? 그럼 우리도 안 가.'

이건 결국은 반협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 그럼 우리도 안 가.'라는 말은
다시 말하자면
'너 때문에 난 먹고 싶은 걸 못 먹는다.
그래, 너 푹 쉬어라.
그대신 바로 너 하나 때문에 우리 가족은 맛있는 걸 포기한다는 건 알고 있어라.
우린 괜찮다. 아무 거나 그냥 먹으면 되니까. 물론 맛은 아주 없겠지만!!!'
이 되는 거죠.

전 한번도 이런 갈등이 있을 때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최대한 나가지 않고 버티려 해도 이미 제 마음 속에는
죄책감이 생기기 시작하고
전 결코 이런 죄책감을 모른척할 만큼 마음이 모질지가 못하니까요.

짧은, 찰나와도 같은 밀당시간이 끝나고
주섬주섬 옷을 입다보면 또 꼭 이런 말이 따라옵니다.
'그래, 너도 좀 먹어야지'
전 생각합니다. 1절만 하지.

사람은 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남에게 강요하는 걸까요?

이런 일은 비단 이런 작은 것뿐만이 아니라
도처에서 누구에게든 일어나곤 합니다.

갖지 않아도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죄책감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일 말입니다.

바로 조금 전에도 이런 이유로 전 냉면을 먹고 왔습니다.
TV에서 평양냉면이 많이 나온 게 원인이었지요.

냉면이라면 요즘 인스턴트로 나오는 것도 맛이 꽤 먹을만하던데
기어코 냉면집까지 차를 타고 가서 먹고 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냉면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남기지 않고 모두 먹고 왔습니다.
항상 툴툴대면서 따라가도 늘 잘 먹는다는 것이 저의 약점인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냉면사진 올리겠습니다.

냉면.jpg

아! 그리고 간 김에 홍어회도 포장해왔습니다.
전 홍어회를 먹지 않지만요.
홍어회 사진도 함께 올리겠습니다.

홍어회.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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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외식보단 집에서 먹는걸 좋아하지만... 나가면 맛있게 먹어야죠 ㅎㅎㅎ 냉면 먹고 싶네요~

집에서 먹는 게 제일 편하죠.ㅎㅎ
요즘 냉면이 제일 핫합니다.ㅋ

정말 공감이 되네요 ^^
저도 항상 툴툴대면서 막상 먹으면 제일 잘먹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
그나저나 정말 맛있게 잘 찍으셨네요;;
부럽습니다 ㅜ

저와 비슷하시군요. 가서도 억지로 온 티를 좀 내야 하는데 말이죠.ㅎ
낭만파머님도 냉면 한 그릇 드셔요.^^

하하.. 결국 가면 잘먹으시니 데려가는것 같네요.
또 그리고 그 덕분에 오늘 이렇게 1포를 드셨네요.ㅋㅋ


『주간어워드』 4차의 수상자가 되어 보팅 지원을 받으셨습니다. 매주 마다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니 참여부탁드립니다.^^

일단 먹으면 늘 잘 먹어요.ㅎ 그리고 정말 덕분에 1포를 했네요.^^

ㅎㅎㅎㅎㅎㅎ 먹는 거에 욕심이 없으시거나 집에 먹을게 많은가 봅니다.^^
저도 외식은 귀찮아서 별로 안좋아하지만 요즘은 맛있는게 먹고 싶어서 자꾸 외식이 끌리더라구요.ㅋㅋ

먹는 거에 욕심이 없는 건 맞지만 집에 먹을 건 별로 없어요.ㅋ
외식은 일단 먹으면 웬만해선 다 맛있더라구요.^^

오늘 치킨 먹고 싶네요.ㅇㅅㅇ;; ㅋㅋ
요즘 기침이 자꾸 나서 목이 아파 기름 칠하고 싶습니다.ㅋ

에구~기침 나면 은근히 괴로운데요.
전에 포스팅하셨을 때에도 기침 난다고 하셨는데 빨리 나으셔야 할텐데 말입니다.
치킨...보다 약 사 드셔요.ㅋㅋ

파핫ㅋㅋㅋ
마지막 반전에 빵터짐요ㅋㅋㅋ
항상 잘먹는~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잘 먹는 편이에요.ㅋ

외식이 그런 것 같아요 ㅋㅋㅋㅋ나가기는 싫지만 나가면 누구보다 맛나게 먹고 오죠...냉면 먹으러 가고 싶네요. 팔로우 하고 갑니다~~

외식하러 나가기 싫은 건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ㅎ
일단 가면 맛있게 먹는 것도...ㅋㅋ
저도 팔로우했습니다. 레이라님~앞으로 자주 뵈요.^^

아 냉면 완전 좋아하는데 ㅋㅋㅋ 근데 냉면집이 아니라 설렁탕집이네용 ㅋㅋㅋ

냉면 좋아하시나 보네요.ㅎ
저기 냉면집 맞아요. 홍어회 포장지에 설렁탕이라고 써있길래 저도 이상하게 생각했다는...
설렁탕은 메뉴에 없어요.ㅋ

집밥이 최곱니다. 집밥!!
그러나 아내는 식단 짜는 것, 요리하는 것, 뒷처리하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을거라 보고 이해해야죠.

맞아요. 저도 집밥을 제일 좋아합니다.
아내에 대해 배려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어제 무척이나 더운 하루였는데.. 냉면이 잘 어울렸을 꺼 같네요..
왠지 모르게 맛나게 드시고 나면 맘이 사르르 풀리셨을듯.. ㅎㅎ

냉면 맛있게 먹었고..마음은 나가려고 주섬주섬 옷 입을 때부터 풀렸습니다.
늘 그런다는 게 문제죠.ㅋ

맞벌이 부부인 저는 거의 외식으로 끼니를 때우는데 그래도 가끔은 가족과 맛있는 거 찾아 나서는 일이 즐겁답니다.ㅎㅎㅎ 냉면은 일주일에 한 번은 먹는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니 냉면을 많이 좋아하시나 봐요.
맞벌이부부시니까 외식이 잦을 수밖에 없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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