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이 잘못되었네요.

in #kr7 years ago

계산이 잘못되었네요./@cjsdns

평소 신세를 많이 진 분의 생일이 오늘이다.
정월 대 보름날이라 잊을 수도 없다.
복이 얼마나 많으면 전 국민이 축제처럼 즐기는
정월 대보름날이 생일인가.
지금이야 많이 퇴색된 명절 분위기이지만 과거에는
정월 초하루 명절 이상으로 보름 명절을 즐겼다.
말 그대로 삼천리 방방곡곡이 떠들썩한 축제의 장이었다.

그러니 잊을 수 없는 날이고 그러니 일부러 시간을 내서
점심이라도 대접하고 오려고 서둘러 서울로 올라갔다.
사무실이 서울 응암동이라 낯선 길이지만 친절한 아가씨
말만 따라서 가니 무사히 찾아갈 수 있었다.

사무실에 문을 열고 들어 서니 반갑게 맞아준다.
좀 이른 시간이라 커피를 마시면서 덕담과 추웠던 지난겨울
보낸 이야기를 하는데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는 지난겨울
추위는 해도 해도 너무 했다면서 처음 겪는 추위이며 이제
겨울에는 남쪽나라에 가서 서너 달씩 살다 와야겠다고들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자연스럽게 생일 이야기로 이어지고
우리 집은 생일만큼은 유난히 잘 챙기는 집이기에 애 어른 모두
생일날은 모두 기억하고 가족끼리 모여서 즐긴다고 하니
지인이 한마디 툭 던진다.
우리는 그냥 퉁 쳤어요 한다.

의아한 표정으로 그게 무슨 말이냐 하니 동업자인 다른 분이
한 말씀하시는데 설마 하니 아니 정말 그럴 수가 있나 싶다.
퉁친다는 말은 다른 말이 아니었다.
생일이 같은 날이란다.
같은 날이 생일이니 서로 주고받고 할거 없이 퉁 치자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는 우스개 이야기인데 덧붙이는 이야기도
예삿이야기가 아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아들이 끼어든다.
동생은 초하룻날이 생일이에요 설날요 한다.
정월 대보름 생일이 둘인 데다 정월 초하루가 생일이라니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일 잘 차려 먹겠다는 생각에 제대로 된 온전하게 나만의 생일
축하받기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점심을 대접하러 갔으니 물어봅니다.
뭘 드시고 싶으세요 하니 두 주인공은 글쎄요 하는데 옆에
계신 분이 갈비탕 먹으러 갑시다 합니다.
그러니 좋다고들 하십니다.
그러나 나는 속으로 뭔 갈비탕 하면서 에이 그래도 생일 대접인데
하고 말하니 아니에요 갈비탕 맛이 좋습니다 하며 갈비탕을
먹으러 가자고 나섭니다.

응암동을 출발 앞서가는 차를 따라가는데 자꾸만 갑니다.
근처에 갈비탕 집이 있는 줄 알았더니 교외로 나가는 느낌이 드는가
싶었는데 원당인가 하는 곳에 가서 한적한 시골길 같은 곳으로
들어서는가 싶었는데 과수원 같은 곳으로 들어서고 제법 큰 식당
건물이 보이는데 주차된 차량이 장난이 아닙니다.

안으로 들어 서니 와! 이렇게 넓다니 하고 탄성이 나옵니다.
건물 두 개를 각각 지어서 하나로 이어 붙인듯한 건물 내부는 박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무척 넓게 보였습니다.
내겐 낯선 분위기이지만 자주 와본 듯한 그분들이 자리를 잡습니다.
식사 주문을 받는데 갈비탕으로 먹자고 합니다. 그래도 옆자리에서
한우를 굽는 것을 보니 아니다 싶어서 우리도 고기 먹읍시다 하니
손사래를 치면서 갈비탕을 먹어 보라고 합니다.

한참 후에 나오는 갈비탕을 보니 정말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고 맛을 보니
어 이 정도면 우리 동네 명가팅 수준은 되네 하는 생각으로 먹습니다.
엉터리 갈비탕도 많은데 이 집은 정말 갈비도 들어 있고 맛도 나름 깔끔하여
속으로 그래 이 정도면 그것도 한우 갈비탕이니 됐다 하면서 맛있게 먹습니다.
밑반찬을 요구하니 셀프예요 하는 거 빼고는 그런대로 괜찮다 싶었는데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면서는 뭔가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갈비탕 한 그릇은 생일 대접으로 소홀하다 싶어서 계산대 옆에
정육점에서 한우 우족 두 개를 삽니다. 비싼 건지 싼 건지 모르는데 한우
우족이니 푹 고아서 먹으면 겨우내 추위에 떨었던 몸이 보신이 될 듯싶고
고기야 한번 굽거나 끓여 먹으면 그만인데 우족은 한 일주일은 먹을 수
있으니 생일선물 치고는 웃기겠지만 그래도 좋겠다 싶어서 샀고 계산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계산이 잘못된 거 같습니다.
게 산하는 분도 7만 원이라 말했는데 내가 잘못 들었나 해서 영수증을 봐도
7만 원입니다.
그래서 계산원에게 말합니다.
이거 계산이 잘못된 거 같습니다.
우리 갈비탕 네 사람이 먹었습니다.
둘이 아니라고요.

아니 우리 동네 한우 갈비탕은 구천 원인데 이곳은 분위기 값까지 해서
만원은 하겠지 하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계산이 안 맞는 겁니다.
아저씨 아무래도 잘못되었어요 우족이 오만원에다 갈비탕 네 그릇이니
계산이 잘못된 거 같은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상상을 못 한 이야기를 계산원이 합니다.
계산 맞아요 갈비탕 네 그릇이면 이만 원 맞습니다.
도합 칠만 원 틀림없습니다.
하는데 이건 뭐지 내가 뭐에 홀렸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니 그 갈비탕이 오천 원이라고 말도 안 돼...

우리 동네 명가탕
구천 원 받아도 남는 거 없다고 늘 징징 대는데
동급의 갈비탕이 오천 원이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연실 그 생각을 합니다.
아니 그게 오천 원 말이 되는 거야
우족이라도 먼저 사서 망정이지 생일 대접한다면서 네 명의 식사값
이만 원만 냈으면 정말 면이 안 설 뻔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스티미언 여러분!
이런 곳도 있네요.
좋은 사람과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집이 오늘 생겼습니다.
배꽃이 필 때쯤 가보면 참 좋겠다 싶은 집
굳이 이름을 말하면 원당 임가네 한우 마을입니다.


외부 전경 입니다. 바로 앞이 배밭입니다.


전체 적인 양이 살짝 적어 보이는 느낌이나 부족함이 없었고 고기 질이나 양 맛이
모두 좋았습니다. 깍두기 김치맛도 좋았습니다.


주소 전화번호 위와 같고 식당앞이 배나무 밭이라 배꽃 필때는 장관일거 같습니다.


주변 도로망과 위치도 입니다. 가실분은 참고 하시면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늘 그렇기는 하지만 오늘은 밥 사고도 더욱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좋은 사람과 한번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들도
가족 나들이로 계획 해보시면 좋을듯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청평에서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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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저녁을 먹었는데 - 뭐 이 시간이면 야식을 부르는 타임이긴 하지만 - 급 배가 고파졌습니다. 따뜻한 갈비탕 국물~으~~ㅎ

아이구 빨리 뭔가를 드셔야겠네요.
늘 행복하세요.

우와!!
한우갈비탕이 5천원이라니
요즘 보기 힘든 가격이네요
거기에 맛도 좋으니 진정한 맛집이예요!!
천운님 정월대보름에 이런 곳에 발걸음하시다니
올 한해 일이 술술 풀리실 건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아무튼 너무 맛나 보이네요.ㅎ
동네만 가깝다면 가보고 싶은.ㅎ

괜찮은 집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복이많으신분이시네요 정월대보름에생신이시라니^^

그것도 부모 자식이 같은 날이라니...

좋은거 같습니다.

정말 착한 가격에 맛도 최고라니~
저도 평소에 신세 지는분께 한번 대접해 드리고 싶네요

의외의 가격이었습니다.
맛도 좋았고요.
감사합니다.

정월대보름날이 생일이신 분은, 오곡밥과 부럼을 차린 상으로 생일상을 받겠군요. 햐~~ 정말 좋은 생일날 이네요.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보팅 감사합니다. 꾸벅. ^^;;

이런 곳도 다 있군요.

착한 맛집이군요.

근처에 살면 자주 갈거 같은 집입니다.
감사합니다.

제 스팀잇 방문 감사요 ^^ 팔로우 하고 저도 보팅하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자주 소통하면서 지내요~~~~

감사합니다.

다음이 근처가게되면 꼭 방문해보고 싶어요. ㅎㅎ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실망 보다는 기쁨이 크리라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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