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면접 요령에 대한 답변

in kr •  3 months ago

질문



조언을 부탁드리고 싶어 이메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내년 2월에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 몇 곳과 공기업 몇 곳에 지원을 했습니다만 다들 침묵과 함께 '다음 기회에'라는 반응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끝났구나라는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전 쯤 어떤 부품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대기업 집단으로부터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원을 해서 실제로 면접까지 붙은 상황이 처음인지라 머리 속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재무팀 신입사원입니다. 면접에서 무엇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내일 면접 때 입을 와이셔츠를 다리며.



답변



아마 저와 나이 차이가 크게 안 나시는 분일 것 같네요. 때로는 모르겠다고 말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답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도 참 면접을 많이 보러 다녀서 혹 도움이 될지 몰라 몇 자 적습니다.

재무팀 직원 업무만큼 루틴하고 지루한 일도 없습니다. 게다가 회사 자금이 나가는 거라 분위기가 굉장히 빡빡해요. 위계질서도 심하게 잡혀있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도중에 잘 나가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기껏 뽑아놔서 일 가르쳐놨는데 사람이 나가면 또 그건 회사대로 큰 손해거든요.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무슨 부품을 파는지는 그냥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준비해가면 되는 거고, 중요한 건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지가 아니라(어차피 신입 사원들 머리는 다 거기서 거기니까요. 정말 머리가 좋으면 구글을 다니고 있거나 창업을 해서 떼돈을 벌고 있겠죠). 나는 이 회사에 한 번 입사하면 얼굴에 싸대기 맞고도 다닐 수 있는 노예 근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걸 어필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너무 위축되어 보이거나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면 안 좋고요. 노예 근성과 싹싹함이 잘 조화된 인간인지를 보기 위해 압박하는 질문이 나올 겁니다. 그럼 언짢아 하시지 마시고 속으로,

"시절 잘 만나서 각 잡고 있는 병신 꼰대들."

하고 가볍게 비웃어주시고 남자답고 씩씩하게 대답하시면 됩니다.

회사는 똑똑한 사람을 뽑으려는 게 아니라, 도중에 도망 안 가고 술 자리에서 잘 어울릴 것 같은 남자 노예를 뽑는 곳이라는 점을 절대 잊지 마시길......

그리고 떨어지신다고 해서 너무 절망하지 마세요. 너무 결과에 신경쓰시면 안 좋습니다. 원래 면접은 마음을 비워야 되요. 말씀하신 곳이 나쁜 회사도 아니고 거기 서류를 합격하셨다는 것은 다른 더 좋은 곳에도 인연이 닿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서류 통과도 보통 일이 아니니까요.

잘 되실 겁니다. 걱정하지 마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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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하지만 맞는말 같네요 재무팀이니깐 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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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나 재무팀이 적자(嫡者)더군요 ㅋㅋㅋ 순혈주의도 가장 강하고 가장 경직된 조직인데 또 그것도 일견 합리성이 있는듯요

그 회사의 최근 감사보고서를 구해서 재무제표를 미리 파악하고, 현금흐름관련한 주석사항들도 숙지하길 권합니다^^; 주요한 거래처와 거래은행의 보도자료도 같이 찾아보는 것도 좋겠고요 .... 그리고 그 회사의 SWOT을 그려보면서 면접에 임했으면 합니다. .... 그 회사 면접관들이, 시절 잘 만나서 각 잡고 있는 병신 꼰대들이 아니라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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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다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되는 사항이긴 하죠
다만 스마트한 면접관들 역시도 그 마인드 자체는 변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시절 잘 만나서 각 잡고 있는 꼰대라는 거는 원래 구멍 가게였다가 운 좋게 큰 회사들 이야기이고... 소위 일류집단에 있는 관리자 급들 역시도 결국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첫번째 덕목은 보통은 인화니까요

그게 틀린 관점도 아니긴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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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가 필요한 삼송, 도전이 부족한 횬대, 인화가 결여된 엘쥐^^; 예전에는 그룹입사가 대세여서 동기 문화도 있었는데, IMF 이후론 경력직 수시 채용이 늘었지 싶네요. 필요한 인재를 변별력 있고 공정하게 선발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지 않을 듯도 싶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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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은 어차피 그만둔다는 그런 판단이 있어서 차라리 오자마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한다고 그러더군요 ㅎㅎ 육성에서 그냥 구매 단계로 바뀐 거라고.... 근데 젊은 사람들은 경력을 쌓을 곳이 없으니... 저희 세대도 불행하지만 10년 아래 세대는 더 불행한 거 같아요. 고대를 나와도 서류를 100장은 써야 면접 한 다섯번이나 볼까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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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현실이죠^^; 개인적으로 이력서에 유명 기관에서 인턴 했다는 경력보다는 차라리 편의점 알바가 기업에는 더 적응하기 쉽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두달 하다말 인턴에게는 복사 밖에 시키지 않죠. 금고와 창고를 맡았던 편의점 알바는 최소한의 책임감이 있습니다. 낙하산이나 골라 뽑아야 하는 기업고시보다는 공무원 시험(9급 7급)이 제일 공정하고 훨씬 변별력이 있다는 생각에는 흔들림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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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죠 ㅎㅎ 사실 빅펌처럼 아예 채용을 하려고 관찰하는 인턴 아닌 경우에야 대부분 관광이니까요

공무원 시험이 공정하긴 하죠... 문제는 공무원에 사람들이 몰리면 안 된다는거지만..

술자리에서 잘 어울릴 것 같은 남자노예라니 ㅋㅋㅋ 이상하지만 너무 적절한 표현이군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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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냥 뽑아낸 문구였는데 써보고 보니 마음에 들더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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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ㅎㅎ 직장인의 엑기스 같은 표현 ㅎㅎㅎ 좋았습니다.

자금흐름이 보이는 곳은 아무래도 핵심인만큼 위계질서가 좀 쎌 법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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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ㅎㅎ 사실 뭐 군기를 잡는 게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부서죠, 분명 그런 역할을 물샐 틈 없이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니까요

고도 성장기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한국인들의 눈이 높기는 하지만, 확실히 어느정도 문제는 있는데요, 다 사람이 많으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출산 대책을 한다니 뭔가 이상하군요. 정부는 아주 힘이 강하기 때문에, 제 생각엔 아이 낳을 때마다 1억 2천 계좌에 박아줄 수도 있는 놈들인데, 좀 더 인구문제가 심해지면 그걸 실천해버릴거 같아서 골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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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고도 성장기가 정상으로 생각한다.... 네 그걸 캐치해내신 건 훌륭한 통찰이네요 저출산 대책도 결국 개인으로서는 애를 안 낳는 것보다 못할 수는 있겠죠

1억 2천씩 계좌에 박는다... ㅋㅋ 충분히 개연성 있는 이야기입니다 어차피 화폐 가치는 똥값이 될지도 모르니

글과 별 관련없는 댓글 죄송.
미니스트릿 이후에 블로그 방문할 분들이 많아서...
오늘 스팀시티 글 보고 이제야 와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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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