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19.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인 관계의 묘미(妙味)

in #kr-writing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소원했던 연인과 재회하듯
생각 글을 작성 중인 @valueup입니다.

(퍽퍽퍽퍽퍽! 네 바빴어도 할 수 있었기에,
스스로 뚝배기 깨며 혼나는 소리입니다..)

생각대문.jpg

낯설지만, 설레였던

새학기의 두근거림을 기억하시나요?

스르르륵~

어색하게 밀어 열던 교실문과
담임 선생님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짝궁을 향한 기대감..

새학기 첫날의 두근거림은

필통에서 꺼내어든 한자루의
평범한 노란 연필도 새로이 보이게한,
만지작만지작 옅은 땀이 배이게 만든

즐거운 쿵쾅콩콩이였습니다.

살다보니..
참으로 많은 순간들이

그시절 새학기의 느낌으로
그윽했던 것 같습니다.

형형색색 놀라운
매력을 한가득 안고서

뭇하게 넘쳐나는

신박한 사물들과
쭈뼛쭈룹 사람들..

봄날의 대학교 MT 술판
단체미팅을 앞두고 수줍던 부끄부끄
스모씨 플랫폼내 쫄깃했던 첫인사..

모든게 신비했던
어린아이의 눈빛처럼

반짝반짝
빛나던 숱한 순간이
찰나의 몰입이였고

어색하여도
무척이나 재미졌기에..
되려 찾아 나서기도한,

빛나는 신에너지와의
눈부신 조우(遭遇) 였습니다.

그렇게,
낯설지만 설레였던..

반짝.jpg

익숙하여, 편안하오.

흔히들 말하는
오래 될수록 좋다는 3가지,
아시지요?

술과
친구, 그리고
책..

물론,

집에서 담근 과실주보다
4천원대 나폴레옹 양주를,

동거동락한 연인보다
하룻밤 클럽의 상대와,

손때 묻은 고전보다
늘바뀌는 베스트셀러에,

더 혹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나폴레옹의 뒷끝이 아스피린이며
하룻밤의 상대가 무명으로 지워지고
베스트셀러의 허명한 페이지를 접한다면,

아! 이래서
클래스는 영원하고

세월의 힘이
진국의 맛이구나..하며,

새삼,
아름다운 산화를 향해
함께 달려가는

그네(발음주의,그분아님)들을
아끼고 귀하이 여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단출하여도 정성스런
한잔 술로 여흥을

눈빛 텔레파시를 지닌
벗과 연인으로 정감을

닳을수록 깊어지는
고서(古書)들로 지혜를

자연스럽고도
즐거웁게..

조금은 나른할 수도 있는
그들과의 여정은

함께한 시간들
그 자체만으로도

오롯이 우리의 인생이라,
음각(陰刻)되어도
가히 충분할듯 합니다.

그렇게,
서로 토닥닥닥 말건네며.

익숙하여 편안하오..

친구.jpg

이율배반의 묘미

낯설음은
익숙함으로

설레임은
편안함으로,

또 때로는

익숙함 속에
뜻밖의 신선함을

편안함 속에
흐뭇한 두근거림을,

그렇게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의
발효(醱酵)되는
맛인 듯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곳에서 어느날
날이 기억도 안나던 어느날,

첫 댓글과 인사를 마주하여
새초롬하이 감사하면서도

이분은 또 어떤 취미와 관심으로
삶의 풍랑을 풀어내시는 분일까

두근반 쌔근반 반짝이며
파도를 타게 됩니다.

반복되는
낯설음이

때로는
아이고~ 부질없다며

그 의미가
퇴색되기도 하기에

모든 낯설음은 날것의 익숙함이여야 합니다.

그 낯설음이 정형화되지 않고
반짝이는 생생함으로 남기 위해서

낯설음의 익숙함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스스로의 의미있는 발전과
새로운 관계 속 피어날
진귀함의 가능성을 위하여..

동시에,

오래된 지인들의 글들에
익숙해 지다보면

그 편안함에 물들어
때로는
살짝쿵 권태로움이 오기도 합니다.

이는 곧

소통을 위한 소통
잔고를 위한 관계로

진일보한
코인 자본주의의 가면을 쓴 채

허례와 허명으로 그윽한,
빛의 스크롤주의인
샴다둥이들을 양산하기에

소중하게 지속되고 있는
고마운 익숙함 속에서도
의외의 낯설음을 유지해야할 것입니다.

하여,

무섭도록 낯설은 익숙함이
진정한 교류의 장을 열 또다른

단짠의 상그러운 맛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자연스레,
글을 읽고 쓰는 모두에게 해당되는
모순적 희귀함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짧디짧은 창에 조심스레 두들기던
첫타이핑의 생경함과

나의 말을 그/그녀가 뭐라 답을 할까
기대하며 함께해왔던 익숙함

그 교류들은
인터넷 세상뿐만 아니라

근원적인
오프라인의 세상속에서도

익숙한 낯설음과
낯이선 익숙함이

공존하여 피어날 때에

새로운듯 깊어가는 풍미를
진정 맛보리라 생각합니다..

그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인 관계의 묘미(妙味)를..

냠냠냠냠냠.....
...
..
.
함께, 고고씽?! ^^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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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Thank you~ Take care~

시를 읽는것 같아요 ~ 좋은글 잘일고 갑니다 ~~ ^^

아이궁... 유나님의 그림을 볼때에 제가 느낀 므흣함에 비하면 한참 미흡하지요. 감사합니다. 내일도 한발한발 즐거웁게 나아가시는 작품세계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조용히 더 연마하겠습니다.ㅎㅎ 달달한 밤되세요~^^

크...이 글을 보는데 왜 소주생각이 날까요? ㅎㅎ;
저녁에 발효된 친구와 연인이 함께 읇조리며 한잔하면 최고의 술안주가 될거 같은 문장이네요

ㅎㅎ 부족한 글에 격려말씀 감사합니다. 감칠맛나는 안주를 좋아하시는 지기분들과 함께한다면, 자연스레 쏘주가 꼴깍꼴깍 넘어가며 더할나위 없이 빵긋 웃으실듯 합니다~^^ 오늘 하루 따스하고 즐거운 시간들로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기다렸어요 생각글 ! ㅎㅎ 정말 처음에 스팀잇에 글쓰는 것, 댓글쓰는것 조차 얼마나 생각하고 생각하고 조심스러웠는지.. 지금도 많이 생각하고 조심하지만 그래도 많이 편해져서 처음보다 더 즐거워 진것 같아요 !

에규규구 반겨주시는 말씀만으로도 감사하고 힘이납니다.맞아요 저도기억납니다 혹여 오탈자가 있지는 않은지 조심스레 클릭하던 날들이 ㅎㅎ 솥밥님은 워낙에 밝고 건강한?기운을 뿜으셔서 더욱 즐거우시리라 생각합니다. 화이팅 고고고! 입니당^^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중간중간 위트있는 부분에 툭하고 실소가 나왔습니다 ㅎㅎ
항상 감사 드립니다 :)

앗 ㅋㅋㅋ 다행히 웃음이 나오셨다니, 조금은 뿌듯합니다 ㅎㅎ 부족한 글에 격려말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익숙함의 편안함... 완전 공감합니다..
특히나 저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데 두려움이 많은 소심한 성격인지라.. 있는 듯 없는 듯.. 공기처럼 제 주변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익숙함이 좋습니다..
valueup님은 시인이 아니신가 살짝 궁금해지기까지 합니다ㅎㅎ
분석글은 냉철하게... 생각 글은 감미롭게.. 단짠의 궁합이 환상적인 음식과 같습니다^^

아이궁.. 요리도 못하면서 감히 단짠의 흉내를 내고있었네요..^^;; 공기처럼 부드럽게 감싸안은 익숙함 좋은데요?! ㅎㅎ 매일 조금씩 간을 내는것 부터 차분차분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맛난 하루되세요~

미소가 피어나구요 ^^

다행이 함께 피어납니다.^^ 감사합니다. 미소만발한 시간들로 가득하세요~

우아미 넘치는 글에 한동안 멍합니다.
글을 잘 감상하며 내려 오다가 '발효'라는 저만의 심연에 갇혀 버렸네요.^^
아름다운 글의 향연 즐길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아유융 미흡한 글이 잠시라도 심연에 들게하실 단초라도 되었다하시니 기쁩니다..^^ 앞으로도 더욱 심상의 바다에 함께 유영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행복한 마음의 상태가 자주찾아오시는 그런 하루 아니 이틀되세요~ㅎㅎ

오랜만에 생각글이시네요 ㅎㅎ
전 아무 생각없이 쭉쭉 읽었습니다. ㅎㅎ
익숙함이란 게 참 좋은데.. 그 익숙함으로 상처를 줄 때가 있더라구요.ㅎㅎ
중간에 그네 에서 빵 터졌네요.ㅋㅋ 역시 위트를 잊지 않으시는 밸류업님..ㅎㅎ

ㅎㅎ 다행이 쭉쭉 읽으셨고 웃음도 나오셨다니 저도 빙그레~ 하게 됩니다. 익숙함이 주는 상처라니 다소 마음이 아프군요.. 아마 무의식적으로 몸에 배인 행이였지 않나 추정해봅니다. 하니 너무 심려치마시구, 오늘도 ㅋㅋㅋ와 ㅎㅎㅎ가 가득한 생활이시길 바랍니다~^^

최근 설레는 감정을 느낀게 언제인지 참... 기억이 잘 안나네요^^ 항상 가슴 뛰는 삶을 살아야 할텐데 말이죠 ㅎ 오늘도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앗 그많은 사진과 작품들에서 로키님의 뭇 열정을 느꼈는걸요? ^^ 아직도 흰말의 표정이 선~합니다.. 감사합니다. 평온하신 저녁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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