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팀잇에 글을 쓰는 이유 : 6월8일 금요일의 생각 @travelwalker

in #kr-writing6 years ago


들어가며.

스팀잇을 시작한지 이제 2달이 되어간다. 정확히는 오늘이 58일이 되는 날이다. 58일간 스팀잇에 글을 쓰면서 끊임없이 "나는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로 고민했다. 여러 이웃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다른 분들이 쓴 글을 읽기도 했지만, 스팀의 구조를 알아갈 수록 내가 왜 글을 쓰는가 하는 그 이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유가 내 개인적인 동기일 수 도 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공유될 수도 있을 가치이기에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

1. 보상을 위한 글쓰기

스팀잇은 글을 쓰면 보상을 준다. 아니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가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분명 보상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만, 반드시 일정 이상의 보상이 있다고 볼순 없다. 처음엔 나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스팀도 암호화폐이고, 다만 채굴의 방법이 특이한 것 뿐이다' 라는 부분에 동의하게 되었다.

'좋은글=많은 보상'의 공식으로 접근하면 배신을 경험할 수도 있다. '좋은 컨텐츠'라는 것은 채굴을 하기 위해 '조금 더 나은 삽'을 가진것일 뿐 이다. 삽이 좋으면 아무래도 잘 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 반드시 잘 판다는 의미가 아닐 수 있다.

뉴비는 이웃들의 도움없이는 채굴이 거의 불가능하다. 나홀로 양질의 컨텐츠만을 양산하는 빛나는 황금삽을 휘두른다 해도 제대로 캐내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초라한 꽃삽을 들고 있어도 이웃들의 도움으로 훌륭한 채굴을 할 수도 있다.

스팀은 자본주의 사회다. 말 그대로 money talk 인것이다. 많은 보상과 빠른 성장을 바란다면 현물투자를 하면 된다. 또,고래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과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좋은 컨텐츠의 양산과 글의 가치 평가에 더 무게중심을 두는 경우에는 이런 현실적인 벽에 실망할 수 있다. 나역시도 그랬었다.

하지만, 글의 가치 평가를 누가 하는가? 이웃분들도 또 고래분들도 다 같이 한다. 결국 글의 가치는 글 자체가 갖는 절대가치도 있겠지만, 그 글을 만든이가 창출해낸 가치를 포함한다. 창출해낸 가치는 동료와 함께 성장하고 서로를 성장시키는 포맷인 스팀에 대한 기여도 일 수도 있고, 주변의 이웃들에게 관심있는 내용을 잘 전해주는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가치일 수도 있을 것이다.

2. 컨텐츠의 가치는 어디에

그렇다면,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노력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일일까? 처음 얼마간은 인정받지 못하는 좋은 글들에 대해 상당한 비관적인 시선이 있었다. 반대급부적으로 '쓰레기 글'에 던져지는 엄청난 보상이 더 좌절스럽기도 했다.

어짜피 자본주의 사회인 스팀이니 거기에 잘 편승해서 돈이나 벌면 그것으로 그만이지 굳이 좋은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애쓸 필요가 있는 것인가 하는 원론적인 질문이 계속 따라다녔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결국 컨텐츠의 가치를 믿기 때문에 좌절하는 것이다. 스팀은 좀 더 다르기를 바라는 것이다. 가진것 없는 사람이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상적인 이야기이지만, 나는 스팀에서 그 가능성을 조금은 엿볼수 있었다.

나는 풀보팅을 해도 0.01$ 밖에 안찍히는 플랑크톤이다. 만일 내게 보팅하는 많은 이웃분들이 응당한 보답을 기대하고 내게 보팅한다면, 내가 받을 수 있는 보팅은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0.5$ 수준을 넘기 힘들것이다.

그런데, 내 글은 평균적으로 5~6$정도의 보팅을 받는다. 보팅파워가 바닥나도록 하루종일 보팅을 하고다녀도 나는 절대 줄 수 없는 금액이다.
나는 어떻게 이런 보팅을 받을 수 있는가? 돈놓고 돈먹기라는 비지니스 채굴의 세계라면, 이런일이 가능한가?
글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컨텐츠만의 가치외의 것도 있겠지만, 분명 좋은 글에대한 평가가 존재하는 것이다.

스팀잇에서 생활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이러한 가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좋은 큐레이션을 하기 위해 애쓰는 한 희망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임대업'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현재의 스팀에서도, 여전히 글을 쓰고 부지런히 큐레이션을 다니는 고래분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현실 사회에서도 '건물주'가 '제조업'보다 훨씬 쉽고 편하지 않은가? 놀고 먹어도 보상이 들어오는 편한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제조업이라는 어려운 길을 가는 분들이 나는 우리나라의 애국자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스팀에서도 마찬가지다.

3. 10년만 고생하면 부자되요

아이고 의미없다. 스팀이 지금의 단계에서 그냥 멈춰서 있고, 현상태가 그대로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현물 투자'가 없는한 좋은 글로 신분 상승한 플랑크톤의 이야기는 전설이 될 것이다.

언제 주옥 같은 글을 써서 100$ 찍고, 스파를 5만으로 만들 수 있을까?

정말 10년을 하루같이 꾸준히 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진 않다. 그러나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보고 있다. 좋은 생각들을 많이 해내는 훌륭한 우리 이웃들이 있어서,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된다. 테이스팀, 스팀헌트 또 스팀시티 등등 뉴비들이 조금더 나은 지원을 받으며 더 나은 노력의 댓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나, 글의 가치를 재평가하여 가치에 의한 새로운 수익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는 방법들을 '스스로' 찾아 내고 있다.

네드가 생각했던 스팀이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는 스팀과 같은지 다른지 나는 모르지만, 우리 스티미언들이 불합리를 해소하고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의 노력을 높이 사줄 수 있는 '문화의 창출'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동아리 안의 문화는 '프로파간다' 보다 강력할 수 있다. 우리 생각속에 이미 스며들어 있는 가치에 대한 사랑이 문화로 발현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는 상당히 큰의미를 지니고 있다. 창작의 가치를 높이 사고, 함께 성장하는 방향을 찾아가는 것으로서, 누군가에게는 창작을 위한 노력과 발전의 창구가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기록이나 정보의 전달을 통해서 일정한 수입의 수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4.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내가 글을 쓰는데 있어서 보상은 아킬레스건이 아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읽어주고 좋아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좋은 이야기를 듣거나 많은 보상을 받았을 때 매우 즐겁기는 하다.

스팀이전에 나는 암호화폐라는 것 자체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다. 살아온 이력이 그랬듯 '사행성'을 가진 것은 내손에 쥐어진 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도 스팀에 들어오게 된것은 '내가 무엇을 만들고 그것을 평가 받을 수 있다'는 부분의 매력 때문이었다.

주어진 형편에 따라 동떨어진 삶을 살았지만, 사실 마음 한켠에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스팀은 그런 내 욕망을 쉽게 시험대에 올려볼 수 있는 매력적인 도구였다. 게다가 잘하면 보상도 주어지니 더 할나위 없다.

앞서 이야기한 이유들로 내가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나 하는 회의도 있었지만, 지금의 나는 여전히 희망을 보고 있다. 좀 더 나은글을 쓰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창작자의 꿈을 꾸고 있다. 그것이 일일 일닭이어도 좋고, 일일 일스테이크라도 좋다. 누군가 읽고 감동 받을 수 있는 이야기, 재미있는 여행기와 사진을 담아 내고 싶다.

맺으며.

나는 이상주의자 일지도 모른다. 혹자는 코인판에 와서 무슨 헛소리냐고 하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가 바라는 창작자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고, 더불어 우리 이웃분들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그를 통해 원하는 성장이나 보상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여전히 스팀과 스팀에 몸담고 있는 우리 이웃들에게 그만한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Fin.


written by @travel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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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공감가는 글입니다. 스팀잇에 분명히 희망이 있다고 믿어요! 앞으로도 좋은 글과 콘텐츠 많이 볼 수 있기를! 저도 좋은 콘텐츠를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희망이 있다고 믿습니다. 자주 뵈어요~ ^^

저는 오늘부터 시작한 스티미언입니다 ^^
글 잘보고 갑니다~!

환영합니다~! 오늘 시작하신분이 댓글을 달아주시니 영광입니다 ^^
앞으로 즐겁고 행복한 스팀생활 되시기를 바랍니다. 자주 뵈어요.

맞팔해요ㅎㅎ

적극 공감합니다. 많은 분들이 훌륭한 글을 쓰면서 정당한 댓가를 받고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네 좀 너무 이상적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런 기조라도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삽으로 비유하니 더 잘 와닿네요 ㅎㅎ 제가 생각하는 결과 매우 비슷해서 공감되요.

쓰고 보니 삽이 참 먼가 느낌은 좋지 않네요 ㅋㅋㅋ
스팀시티 응원합니다. ^^

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ㅎㅎ
보팅 꾹 누르구 가용~^^

넵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맞아요.
좋은 컨텐츠가 사랑받는 스팀잇이 되면 좋겠네요.
열심히 하면 고래가 될수있는 ㅎ
희망이 있을까요?^^

네 열심히 하면 고래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희망을 가져야죠 ㅎ

뒷태는 젊은데 댓글달면 할부지가타여

흑...ㅜㅜ 할부지라니... 흑흑... 찡스 나빠요... ㅜㅜ

저도 늘 하던 고민을 같은 뉴비로서 하고 계시는군요 ㅎㅎㅎ
님의 아이디처럼 이 곳 스팀잇이 여행지를 걸으며 개척갈 때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네 함께 걸어갈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 같이 가시죠?

많은 분들이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 인것 같습니다.
이곳에 있는 모든분들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

동의 합니다. 모두 바라시는 부분 찾아 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글쎄요, 왜 스팀잇을 하는걸까요?
전 그냥 스팀잇을 하면서 우리 키키와의 시간들이 기록해둘수 있고 또 소소하나 나의 일상의 기억들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아서 합니다.
이웃님들이 저희 키키를 이제 알아봐주셔서도 행복하구요^^ 그냥 소소한 행복이 저는 좋습니다.

일상의 기억과 키키와의 추억 그리고 소통 그정도면 충분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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