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연재대회] 한식의 특징(2)

in #kr-series5 years ago (edited)

발효음식


한식을 논할 때 발효식품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리고 메주를 빼놓을 수도 없다.
매 끼니 반찬으로 올라오는 김치, 그리고 한식 소스 삼대장(간장, 된장, 고추장)까지도 메주를 이용한 발효식품이다.
(술 또한 메주를 이용한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다. 다음에 글을 쓸 기회가 있겠지 하며 여기선 넘어가야겠다)
발효식품이 빠진 한식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어쩌다 발효식품은 한식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되었을까?


한반도의 지리 조건은 한식에 큰 영향을 끼쳤다.
물이 풍부한 한반도 특성 덕분에 우리 조상들은 쌀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뚜렷한 사계절 때문에(혹은 덕분에) 발효음식이 발달할 수 있었다.
사계절이 뚜렷했기에 농사는 일년단위의 루틴을 따랐다.
봄에는 씨앗을 뿌렸고, 가을에는 수확했다.
1년에 한번 수확한 양식을 가지고 1년을 버텨야 했다.
(버티기 힘들었던 우리 조상들은 초여름에 수확할 수 있는 보리를 같이 심었다.)
하지만 덥고 습한 한반도의 여름은 음식이 상하기 딱 좋은 조건이었다.
(대부분의 곰팡이의 경우 최적온도가 30도로 한반도의 여름과 일치한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보존식품이 발달했고, 그 중에서도 염장과 발효식품이 발달했다.

염장과 발효를 통해 우리는 사시사철 부족한 영양분을 채울 수 있었다.
또한 간장, 된장, 고추장을 통해 음식의 간을 할 수 있었다.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발효식품을 얻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무슨 재료를 쓰던, 무슨 음식을 하던 양념은 이 세개의 소스가 주로 이용되었다.


정통 한식 - 한상차림


프랑스 집에 놀러 갔을 때, 어떤 요리를 대접받았냐 보다, 어떤 와인을 대접받았냐고 상차림을 평가한다고 한다.
(10년전 먼 나라 이웃 나라 프랑스편에서 본 정보라 정확하진 않다.)
한국 가정집에 초대받았을 때는 반찬의 가짓수로 그 상을 판단한다.
삼첩반상이냐 구첩반상이냐...


이처럼 한식의 특성으로 한상차림을 꼽을 수 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쌀밥과 국, 그리고 수 많은 반찬들을 보고 있자면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반찬이 많다 보니 남기는 반찬도 그만큼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상차림을 좋아한다.
내 스스로 주체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요리의 경우 셰프가 음식에 대한 전권을 가지고 있다.
음식의 종류, 먹는 순서뿐만 아니라 먹는 방식까지 말이다.
그러나 한상차림의 경우 나의 선택권이 늘어난다.
고기반찬을 먼저 먹고 나물을 먹을 수도 있고, 나물을 먹고 고기반찬을 먹을 수도 있다.
심지어 나물을 먹지 않을 수도, 나물에 고기를 싸 먹을 수도 있다.
셰프가 중심이 아닌, 먹는 사람이 중심인 한상차림은 한식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이다.


(미슐랭 3스타, 신라호텔 '라연'의 메뉴판)
그러나 요즘 잘나간다는 한식 파인다이닝을 가보면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온 한상차림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부분이 코스 요리로 나온다.
게다가 스프가 먼저 나오는 양식 코스를 따라 식전음식으로 죽이 나온다.
점점 정통 한식은 사라져가고 있다.

프롤로그
[천하제일연재대회] 프롤로그
한식
[천하제일연재대회] 한식의 특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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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을 왕창주시네ㅎㅎ
제가 @snuff12님 첨뵙고
새해 모닝봇으로 인사드립니다 팔로했어요 저는 수채화그려드리고 목공 작업하는 @raah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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