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륵 또르륵 통통 42

in kr-series •  19 days ago

너무 행복해서였을까.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였을까. 난 행복하면서도 불안하고, 불안하면서도 행복했다. 지금이 꿈이 아니길, 지금이 상상이 아니길, 지금이 현실이길 바라면서도 이 행복에 날아갈까 두려워 지금의 행복이 꿈이라면 깨어나지 않길, 지금의 행복이 상상이라면 평생 바보 소리를 듣더라도 환상 속에서 살길, 지금의 행복이 현실이 아니라면 그냥 오늘로 지구가 종말하길 바라고 바랬다. 내 품 안에 잠든 미영이를 보며 미영이의 체온을 피부로 느끼며 아침이 오지 않길 바랐다. 하지만 지금의 행복은 현실이었다. 지금의 행복은 꿈이 아니었다. 눈부신 새벽빛이 비치는 창을 보며 눈을 감았다. 제발 꿈이 아니길 바라면서.

"오빠, 나 꿈을 꿨어."

"좋은 꿈이야?"

"응. 좋은 꿈. 나랑 오빠랑 결혼하는 꿈. 난 이 세상에서 가장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어. 오빤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신랑."

"와~~ 좋았겠다."

"오빠 제대하면 우리 바로 결혼하자. 난 오빠 닮은 아들이랑 날 닮은 딸을 키우고, 오빤 회사에서 일하는 거야. 아침에 출근할 땐 우리 아이들이 '아빠 안녕히 다녀오세요.'라고 인사를 하겠지? 저녁이 되면 난 맛있는 저녁밥을 해놓고 오빠를 기다리고. 휴일엔 도시락을 싸서 소풍도 가는 거야. 우리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거지. 그리고 아이들이 다 크고 우리도 흰머리가 나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살자. 매일 아침 손잡고 산책도 하고 손주들 줄 옥수수도 심고. 그럼 정말 행복할 것 같아."

눈물이 나왔다. 그냥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오는 건지 아니면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오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말을 멈춘 미영이를 봤다. 미영이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난 말없이 미영이의 눈물을 보다가 손으로 닦아 주었다.

"오빠, 나 오래오래 오빠랑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 나 아프지 않고 오빠랑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지고 그렇게 살 수 있겠지? 혼자 가만히 있을 땐 그런 생각들이 들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나 몇 번 쓰러졌었잖아. 쓰러지기 전까진 아무 증상도 없다가 갑자기 쓰러졌어. 간이 그렇대. 간은 정말 나빠. 내 간인데 내 맘대로 하지도 못해. 불치병은 아니지만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언제 쓰러질지 몰라. 그리고 쓰러진 후엔 다시 회복을 못할 수도 있고. 그럼 난 죽겠지. 죽는 건 두렵지 않아. 내가 두려운 건 오빠와 함께할 수 없다는 거야. 그건 정말 싫어."

"미영아, 너무 걱정하지 마. 넌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 거야. 내가 옆에 있어줄게."

"오빠, 나랑 약속 하나만 해줘."

"응. 무엇이든."

"내가 만약 죽으면 오빤 반드시 혼자 살 거라고. 결혼 전에 죽는다면 평생 노총각으로 살 거라고. 결혼한 후에 죽는다면 절대 재혼하지 않겠다고."

난 바보같이 망설였다. 만약 미영이가 죽는다면,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지. 산 사람은 살아가야지. 밥도 먹고 일도 하고 잠도 자고 가족도 만들고.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바보 같아 보였다. 난 미영이가 죽는다고 해도 룰루랄라 내 삶을 살 사람처럼 보였다. 바보. 하지만 난 본능적으로 약속해야 한다고 느꼈다. 미영이를 위해서.

"응. 약속할게."

"나 외엔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죽는 날까지 나만 사랑하겠다고. 내가 먼저 죽더라도 나만 사랑하기로 했으니까 혼자 살겠다고. 난 만약 오빠가 먼저 죽으면 죽는 날까지 혼자 살 거야. 내가 사랑한 사람은 오빠 한 사람이고, 내가 사랑할 사람도 오빠 한 사람이니까. 오빠 외에는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거야. 오빠도 날 위해 그렇게 해줘."

"응. 그래. 그렇게 할게."

미영인 내 대답을 듣자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내 눈을 봤다. 난 내 새끼손가락을 미영이의 손가락에 걸었다.

"고마워. 오빠. 나 이제 걱정 안 할게. 오빠를 잃어버릴까 봐 노심초사하지 않을게."

미영인 내게 살며시 기대며 말을 이었다.

"불안했어. 오빠를 잃어버릴까 봐. 오빠가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될까 봐."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약속할게."

우린 다시 서로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맹세하듯 서로의 약속을 다시 확인했다.

가벼운 차림으로 바다로 향했다. 우리의 첫 바다. 해수욕장답게 수많은 인파들로 붐비는 바다에 도착한 우린 카메라가 없음에 아쉬워했다. 그래서 일회용 카메라를 하나 사서 서로를 찍어주며 놀았다. 파라솔도 하나 빌렸다. 수영복을 챙겨오진 않았지만 나란히 앉아 바다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우린 서로의 손가락 사이사이로 깍지를 꼈다.

"오빠, 우리 내년엔 엄마 아빠랑도 같이 오자. 그리고 물놀이도 하고. 아~~~ 좋다."

"내가 9월 제대지만 여름에 맞춰 휴가를 받아볼게. 내년엔 같이 오자."

우린 손을 잡고 있다가도 안고 있기도 했고 입을 맞추기도 했다. 가만히 앉아 있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멈추고 싶은 마음이었다.

"오늘 하루가 가면 이제 휴가가 7일 남네. 너무 슬프다. 다음 휴가는 언제야?"

"8개월 뒤에 병장 정기휴가가 있긴 해. 그전에 포상휴가나 그런 거 받으면 한 번 더 나올 수 있고."

"8개월? 와~~ 군대 너무하네. 포상휴가는 아무나 막 줘?"

"아니. 잘해야 주지."

"헤헤. 우리 오빤 뭐든 잘하니까 중간에 꼭 포상휴가 받을 수 있을 거야. 그치?"

"그럼. 당연하지. 하하하."

"오빠 우리도 손잡고 걷자."

우린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었다. 서로의 발자국을 보며 걷기도 하고 물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밀려온 물이 빠져나갈 땐 발가락 사이사이에 있던 모래가 빠지며 발을 간질렀다. 미영인 그 느낌이 좋다며 한참을 서있기도 했다. 우린 호텔로 돌아가기 아쉬워 해가 떨어질 때까지 바다를 구경하다가 늦게서야 방으로 돌아왔다. 저녁은 간단하게 먹었다. 그리고 샤워로 땀을 닦아내고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침대에서 시간을 보냈다. 밤이 지나가는 게 아쉬워 잠을 이겨내며 오래오래 얘기하기도 했고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체온을 느끼기도 했다.

"자기 싫다. 나 오늘 밤엔 안 잘래. 오빠도 안 잘 거지?"

"응. 나도 자기 싫으네. 시간이 가는 게 너무 아까워."

"나도나도. 사랑하니까 미운 게 왜 이렇게 많이 생기는지 모르겠어. 시간도 밉고 남자는 군대에 가야 하는 이 나라도 미워."

"이제 13개월 남았으니까 금방 지나갈 거야. 제대하면 우리 매일 보는 거야."

"오빠, 아니지. 매일 보는 게 아니라 함께 사는 거야. 오빤 아무 걱정 하지 마. 내가 결혼 허락받아낼 테니까. 오빠 제대하면 바로 결혼하는 거야. 그럼 우린 매일 함께할 수 있을 거야. 같이 밥 먹고 같이 자고."

"응. 그래. 날 닮은 아들이랑 널 닮은 딸도 낳고."

"헤헤. 생각만으로도 너무 좋다. 그전까지 나 건강 많이 회복할게. 아직은 내가 다 회복하지 않아서 아기를 가지는 건 위험하지만 정상인처럼 살 정도로 회복할 수 있다고도 했어. 의학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으니까 완치될 날도 올 거라고 믿어."

"응. 분명 좋은 치료 약이 개발될 거야. 우리 힘내자. 항상 좋은 일만 생각하고 슬퍼하거나 우울해하지 말기."

"응, 오빠. 약속."

10일이란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그동안 우린 바다를 보고 왔고, 놀이동산에도 하루 종일 놀았다. 영화를 보기도 했고 연극도 봤다. 그리고 너무 무리하면 안 된다며 집에서 쉬기도 했다. 그리고 휴가 마지막 날. 난 미영이와 아침부터 시간을 보내며 계속 시계를 봤다. 늦어도 집에서 4시엔 나와야 부대에 제시간에 복귀할 수 있었기에 자꾸 시계를 보게 됐다. 그런 내 모습에 미영인 눈물을 흘리며 오늘 들어가면 언제 또 보냐고 울었다. 소휘가 매주 미영이와 면회를 오기로 약속했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오빠,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이 뭔지 알아? 그건 그날 오빠에게 쪽지를 준 일이야. 그리고 오빠를 사랑하게 된 일. 난 오빠를 선택한 걸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 만약에 신이 내게 '너에게 허락된 시간이 줄어든다고 해도 이수를 사랑하겠느냐.'라고 묻는다면 난 내 생명이 오늘까지라고 해도 오빠를 사랑할 거니까. 내가 오빠를 포기하면 내 병이 낫는다고 해도 난 내 건강보다 오빠를 선택할 거야. 그래서 내가 죽는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도. 난 오빠를 죽을 만큼 사랑하니까."

"고마워. 나도 널 절대 포기하지 않을게. 내게 어떤 일이 생긴다고 해도 널 끝까지 사랑할게."

"아~~ 행복하다. 오빠 고마워. 너무너무 고마워. 사랑해 오빠."

여기서 이 이야기를 끝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미영이와 이수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이야기라면 얼마나 좋을까. 미영이의 사랑이 결국은 이루어졌다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에겐, 우리 사랑의 고난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부대로 복귀한 지 네 달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행정병이었던 난 언제든 자유롭게 공중전화를 이용할 수 있었기에 매일 점심 이후에 미영이에게 전화를 했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전화를 했기에 신호음이 몇 번 울리기도 전에 미영인 전화를 받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울리는 신호음. 난 미영이가 휴대폰을 받지 않자 집으로 전화를 했다. 하지만 신호음은 끊기지 않고 계속 울리기만 했다. 불안함이 몰려왔다. 혹시 화장실에? 아냐아냐.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난 소휘에게 전화를 해선 미영이와 연락이 안 되니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고마운 나의 친구 소휘는 집이 비어 있다고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고 알려줬다. 그렇게 불안한 한 주가 지나서야 미영이 엄마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미영이 엄마는 내 불안한 예감이 맞았는지 울면서 전화를 받았다.

"이수야, 어떡해. 우리 미영이 불쌍해서 어떡해. 미영이 지금 중환자실인데. 지금 열이 40도가 넘고 의식이 없어. 전엔 의식이 없었어도 열이 40도를 넘기고 그러진 않았거든. 어떡하니 우리 미영이 불쌍해서. 어쩜 좋니. 의사가... 의사가..." 미영이 엄마는 말을 잇지 못했다. 다시 한참을 운 후에야 수화기 건너편에서 목소리가 들여왔다. "의사가... 준비하래."

눈물이 쏟아졌다. 매일 기도했는데, 다신 쓰러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눈물이 쏟아져 나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난 그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미영이 엄마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울기만 했다.

"이수야, 기도해줘. 우리 미영이 이대로 가면 안 되잖아. 이렇게 보낼 수는 없잖아. 의사가 더 이상의 치료는 의미가 없다고 퇴원하래. 집에 가서 준비하래. 우리 미영이 불쌍해서 어떡해. 아직 너무 어리잖아. 저 어린 게 무슨 죄를 지었다고. 너 제대하면 결혼할 거라고 얼마나 좋아했는데. 너 제대하면 매일 붙어 있을 거라고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리고 다시 들리오는 울음소리. "기도해줘. 우리 미영이를 위해서 기도해줘."

"네. 기도할게요."

난 그날로 금식 기도에 들어갔다. 물 외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시간 나면 기도했다. 아무도 없는 창고에 들어가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내가 믿는 하나님, 내 손을 치료해주신 하나님. 내게 기적을 보여주신 하나님. 울며 기도했다. 울음이 통곡이 되고 숨이 막힐 듯이 가슴이 아팠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대신 죽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할 수만 있다면 내 생명을 줄이고 그만큼 미영이가 더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아니 애원했다. 제발 살려달라고. 금식을 이어가던 중 소휘에게 함께 기도하자고 전화했다. 소휘는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울기 시작했다. 전화기 너머로 소휘의 우는소리가 들려왔다.

"너네 정말 왜 그래. 얼마나 힘들게 다시 만났는데 정말 왜 그래."

"얼마나 힘들게 다시 만난 건데, 이렇게 끝낼 순 없어. 그래서 나 금식 기도 중이야."

"금식 기도? 야, 일반인도 아니고 군인이? 너 그러다 죽어. 너까지 왜 그래."

"괜찮아. 미영이가 깨어날 수만 있다면, 미영이가 아프지 않을 수만 있다면 죽어도 괜찮아."

"너 정말 그러다 죽어. 그러지 마 제발. 내 부탁이야. 아니 내 소원이야. 제발 금식 그만둬. 응? 제발."

"아니야. 난 계속 기도해야 해."

"바보야, 그러지 말라고. 내가 금식할게. 넌 군인이잖아. 거긴 병원도 없잖아. 큰일 나면 어쩌려고 그래? 내가 금식할게. 내가 대신 금식할게. 넌 제발 내 말 좀 들어. 내 소원이야. 너 내 소원 하나 들어준다고 한 거 기억나? 지금 들어줘. 금식 기도 그만해. 제발. 너 나랑 성경공부 헛한 건 아니잖아. 나보다 성경을 더 잘 아는 네가 왜 그래? 제발 내 소원 들어줘. 제발."

울면서 애원하는 내 친구 소휘. 그래. 이제 하나님께 맡기자.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찬양하자.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하자. 난 소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고마워.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네가 내 친구라 다행이야. 네 말대로 할게."

"이 바보야, 넌 내 말대로 해. 내가 청년들한테 중보기도 제목으로 올려놨어. 넌 평소대로 군 생활 잘 해. 네 건강 챙기라고."

당분간 면회 오지 말라고 했지만 소휘는 주말에 어김없이 면회를 왔다. 전도사님과 함께. 소휘는 날 보자마자 내 볼을 손으로 비비며 울기 시작했다.

"네가 걱정돼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네가 아플까 봐, 네가 어떻게 될까 봐 걱정돼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미안해. 걱정하게 해서."

"너 정말 왜 그래? 너 계속 날 울릴 거야?"

"미안해. 앞으론 너 울리지 않을게. 걱정해줘서 고마워."

"이 바보야, 내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널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너 정말 나빠."

난 소휘가 이렇게까지 날 걱정할줄은 몰랐다. 그래서 더 고마웠다.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 소휘 덕분에 힘이 나기 시작했다. 소휘 덕분에 기운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걱정돼서 달려온 소휘가 너무 고마웠다.

"이수 형제, 힘들다고 해서 왔어. 지금 청년부만이 아니라 온 교인이 중보기도하고 있으니까 몸 챙겨. 소위 자매가 기도 시간마다 얼마나 울며 기도하는지 알아? 지금 이수 형제는 군인이잖아. 일반인이 아니잖아. 금식은 우리가 할게. 그리고 우리 하나님께 맡기자고."

전도사님은 내 손을 잡고 기도를 해주셨다. 모두들 날 위해 미영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힘이 났다.

금식은 멈췄지만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초췌해지는 내 모습 때문에 부대원들도 모두 미영이의 소식을 알게 됐다. 가보고 싶어도 가볼 수 없는 상황. 퇴원해서 집에 누워있는 미영이를 보러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 탈영을 해야 할까. 아니야, 탈영은 안 되지. 그런 난 관심 대상이 되었고 포상휴가 1순위로 휴가를 받게 됐다. 부대를 나서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눈은 뜨고 있는데 사람은 못 알아봐. 열은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38도 밑으론 안 내려가고 40도를 넘겨 41도를 넘기도 해. 의사가 일주일을 넘기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이렇게 버티는 걸 보면 널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애. 어서와. 와서 미영이좀 안아줘." 다시 들려오는 울음소리. "널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애. 널 보고 가려고 버티고 있는 것 같애."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난 울고 또 울었다. 울어도 울어도 눈물이 계속 나왔다.​

(다음에 이어서...)

또르륵 또르륵 통통 1
또르륵 또르륵 통통 2
또르륵 또르륵 통통 3
또르륵 또르륵 통통 4
또르륵 또르륵 통통 5
또르륵 또르륵 통통 6
또르륵 또르륵 통통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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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륵 또르륵 통통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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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륵 또르륵 통통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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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회 후기

첫문장부터 마지막문장까지 글 쓰는 내내 울었습니다. 하~~~ 한참 울고 나니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어요. 아이에게 진 빚을 조금은 덜어낸 기분입니다.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이상하게 행복한 장면부터 슬프더라니... 행복한 토요일 아침부터 울고 있습니다. 저 진짜 책이나 영화보고도 잘 울지 않는 사람인데 말이죠.

처음 사랑이 다 끝나기 전부터도 어차피 끝이 정해져있어 전 제게 말했어요. 원래 사랑이 다 그래. 시작도 있고 끝도 있는거야. 그러니깐 이별 슬프지 않고 언제든 누구든 다시 사랑할 수 있어. 아무 것도 아냐. 그렇게 생각하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살다보니 정말 사랑이 단 하나인 사람이 있더라고요. TV나 영화가 아닌 현실과 마주친 그 낯설었던 하나의 사랑은 처음에는 답답했어요. 그런데 곧 경외감을 주더라고요. 알 수 없는 감동을 제게 주웠고 전 그럴 수 없지만 그 하나의 사랑도 존중해요. 미영이는 사랑이 단 하나인 사람이네요.

그래서 미영이가 죽지 않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이 글 만큼은 두 번 읽기 어려울 것 같아요.

·

눈물 펑펑 쏟을 소설을 쓰려고 시작했지만 이정도일줄은 저도 몰랐어요. 아직 분량이 한참 남았는데... 그래서 걱정이에요. 영화보고 드라마나 영화보고 우울증 걸린 적은 있어도 소설쓰다가 우울증 걸릴줄은...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앉아 다시 읽는데 첫문단부터 눈물이... 아~~ 남은 분량 어쩌려고.

저도 미영이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죽을 경우와 죽지 않을 경우 두 가지 방향으로 스토리를 짜고 있어요. 어떻게 써질지는 아이에게, 아니 미영이에게 맡기려고요. 저는 쓰기만 할 뿐.

즐거운 주말을 슬프게 시작해서 어쩌나요. 에구궁. 맛나는 거라도 사드려야 할 텐데.

갑자기 허락된 미영과의 교재...왠지 불안했었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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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 눈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