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때는...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얼마전까지만 해도 십수년간 새벽에 일어나는게 습관이 되어 자동적으로 5시반이면 깨어났으나 이젠 그럴필요가 없어졌다.

작년말에 십수년간 하던 공장일을 단 두달만에 접었기 떄문이다.

공장을 접는다는건 여간일이 아니었다.

제일 먼저 그동안 끝까지 믿고 잘 따라 주었던 태국직원들이 가장 마음에 걸렸고 가슴이 아팠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십년된 오래된 친구들도 있었다.

고가의 장비들도 작별을 해야 했는데 말을 못하는 장비들이지만 이젠 심장을 멈춰야만 했다.

미안하다 여기까지여서...

한국에서도 사업 시작은 비교적 쉬운일이나 접을때는 번거럽고 까다로운 일이 많다.

이곳 태국도 상당히 어렵다. 

사람/세금/관공서 문제등, 모든 문제가 크리어되어도 실제 법인 정리까지는 1.6년정도 걸린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사장인 나를 잘 이해해 주었다.

평상시 직원들한테 크게 큰소리 한번 안치고 믿고 맡기는 방식으로 관리했던 지라 굳이 말은 많이 하지 않아도 직원들이 회사 사정을 다 파악을 하고 있었다.

직원들한테 미안하고 고마웠다.

마지막인사를 하는데 심장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나는걸 꾸욱 참고 한사람 한사람 포옹으로 그간의 정을 마무리 했다.

사업을 접는것은 직원들에게 죄를 짖는것이었다.

한때 우리나라도 한달 벌어서 한달 살았던 어려운 시절이 있었던것 처럼 태국인들도 한달 내내 힘들게 벌어 자식부양 내지는 고향에 부모님께 급여의 대부분을 송금하고 정작 본인은 냄새나는 방에서 여러명이 모여 살고 있었다. # 태국 일반 노동자 임금 월40-50만원 수준임 ( O/T 포함 )

아...지금 내가 무슨 얘길하고 있나...주제와 벗어난 얘기를 주절주절 하고 있네요.

회사일을 접고나니 갑자기 시간이 많아졌는데 크게 할일이 없었다.

몇일은 쉬어보기도 하고 돌아다녀 보기도 했는데 혼자라 별 재미가 없었다.

뭘할까? 뭘해야하나?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은 닥쳐올 미래를 걱정할게 아니라 그냥 오늘일을 오늘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오늘 오전은 혼밥/혼일을 오전에 끝내고, 태국 어르신 집에 방문하여 노력봉사를 하고 왔다.

땀흘리고 수리하고 교체하고 깔끔히 마무리하고 나니 저녁 8시였다.

고맙다고 어둠속에서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환히 웃어주는 태국어르신의 모습을 보니 보람은 있었다.

사왓디 캅!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심심할때는...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일을 하면 될것 같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고 내일 하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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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oi님 안녕하세요. 별이 입니다. @floridasnail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무거운 글인데 좋게 평가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floridasnail님 고맙습니다.
@krguidedog님께도요...^^

정말 힘든 시기이시겠지만 스팀잇에서 소통하며 풀어나가길 바랍니다 :( 파이팅!

@korea-hipster님 격려와 응원 감사드립니다.

파이팅입니다!!

힘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힘든 시기 잘 이겨내시길 기원합니다. ^.^;;

네 정말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뛰어보겠습니다.

진솔한 인생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몸으로 하는 봉사는 쉽지 않은일인데 능력을 좋은 곳에 쓰셨군요~ 댓글에도 조금씩 보팅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맘따뜻하신@soosoo님께 감사드립니다.
도움이 필요한곳에 잠깐 손을내밀었는데..
좋게 봐주시니 부끄럽습니다.

응원합니다.
@홍보해

격려와 힘을 주셔서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주 좋은 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계시는군요. 힘내시고 더욱 더 행복한 하루 하루 되시길 빌께요.

조금씩 나아지려고 노력중입니다.
힘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하던 일 관두고 하고 싶었던 가게 하나 하다가 3년만에 문 닫고 다시 하던 일로 돌아왔네요.
이렇게 저렇게 또 살아지더라구요^^

suico2님 옛경험을 떠올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그래도 잘극복 하셨군요!
감사합니다. 새로롭게 하시는일 잘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글 내용만으로도 따뜻한 분이었음은 짐작케합니다~~ 태국 어르신집 방문 노력 봉사 도 하시고...힘든 시기이겠지만 힘 내세요~화이팅!!

공감해 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파이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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