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던 웹툰, 칼부림.

in #kr-funfun5 years ago (edited)

주말에 폰으로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제법 재미있는 웹툰을 찾았다. 13년 12월부터 네이버에서 연재된 웹툰의 제목은 칼부림(고일권 작)이다. 가상의 인물 함이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가 '인조반정부터 이괄의 난, 병자호란'과정을 거치며 겪는 전쟁, 전투, 개인적 원한 등을 다룬 웹툰인데 그림체가 특이하다. 어린시절 명절마다 보던 애니메이션 머털도사의 그림체 같기도 하고 고우영 화백의 그림체 같기도 하고 또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만화 베가본드의 그림체 같기도 한 묘한 동양적인 붓그림이다.

댓글에는 극 중 무술이나 무기에 대한 고증이 뛰어나다는 감탄이 그득하다. 그러고보니 전투장면들도 기존에 삼지창 들고 다니던 드라마 속 포졸의 이미지가 아닌 조선조 군인들의 실제 이미지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다. 주말에 4년치 웹툰을 모조리 읽어버린다고 눈이 빠질뻔하면서도 손에서 폰을 놓지 못했다.

이 웹툰을 통해 이괄의 난 - 관서지방에서 시작하여 조선조 최고규모의 반란으로 수도까지 점령하였으나 한달도 채 못가서 실패해버린 무장반란 - 에 대해 영화를 보듯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임진왜란 뒤에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조선에 투항하고 눌러앉은 항왜降倭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지금까진 기껏해야 대구 옆동네의 가창에 자리잡고 살았다는 모하당 김충선, 일본명 사야가沙也可에 대해서만 얼핏 들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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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장르, 팩션(Faction)을 표방하는 웹툰인만큼 극 중 세부적인 내용들이 사실이라고 믿지는 않지만 내가 등장인물이라도 저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겠구나 싶은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극 중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에 대한 감정이입과 연민이 가능하다. 특히 이괄이 반란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그 반란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묘사가 멋지다. 아직 연재중이며 지난 주 업로드된 내용에서는 병자호란이 발발하기 전의 상황을 설명하는 중이다.

주말동안 다 읽어버려서 아쉽다. 좀 더 천천히 읽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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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에 시작한 작품이 연재중인거예요?
맘에 드는 작품 만난건 행운이고 행복이네요.^^

그렇습니다. 2년 정도 연재하고 잠시 쉬는 패턴으로 지금 3부까지 왔네요. 몰아서 볼 때는 좋았는데 이제는 매주 기다려야 하니 답답해서 큰일났습니다.

편전을 쏘거나 하는 장면이 고증이 잘 된걸로 유명하죠, 저는 보지는 않았는데 굳이 웹툰을 볼 일이 있다면 먼저 픽할 것 같습니다. 옆에 고등학교학원폭력물들이랑 같이 있잖아요..여자가 군대가는 것도 있군요.

학원폭력물들이랑 같이 있잖아요..여자가 군대가는 것도 있군요.

ㅋㅋ그거 보려다가 잘못 눌러서 들어간 웹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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