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블록체인] 가상화폐 투기(??)일기

in #kr-coin6 years ago



스팀잇은 블록체인기술 기반의 SNS로 알려져 있다.

글을 쓰고 스팀잇의 발전에 기여하면, 그 보상으로 가상화폐 스팀이 주어진다.

보상으로 받은 스팀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거래도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아마도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에서 사람들이 많이 넘어오는 핵심적인 이유가 포스팅에 대한 적절한 보상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볼 수 있다.


아무튼 현재 성업 중인 가상화폐 거래소가 한국에 제법 많다.

빗썸,업비트,코인원 등등 원하면 언제든지 가입하여 인증절차를 거치면, 소액으로도 가상화폐 거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나는 2월초에 거래했던 가상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매수와 매도 한쌍을 거래라고 말한다면, 1번의 거래가 있었다.

굳이 따지면, 매수에서 매도까지 24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이미 1달이 훌쩍 지난 일이지만, 그때의 강렬했던 기억은 그대로 남아있다.

그 거래 이후, 거래 결과와 무관하게 나는 가상화폐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내 생각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가상화폐 거래를 절대 하지 않을 거야!" 이렇게 말하고 싶진 않다.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가상화폐 열풍이라고 말해도 좋을만큼 뜨거웠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 지금도 가상화폐 거래는 뜨겁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건 연말연초보다 그 열기가 꽤나 식은 상태라는 것이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했던가

나도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원에 계좌를 개설했다.

입금과 충전, 둘 중에 어떤 말이 적절한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충전이라는 말이 더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가상화폐 거래가 마치 '게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50만원을 충전(??)했다.

2018년 1월 말에서 2월 초는 시장이 급속하게 냉각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사실 3월 시장까지 고려한다면, 2월 초의 일시적 상승은 급락에 대한 반발매수였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고, 결과론적인 분석에 지나지 않는다.

당시 급락장은 마치 하락장 마지막에 개미들이 투매하는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내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렇다면 지금 들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 같은데?


급락하는 장만큼이나 내 마음도 급해졌다.

매수하는 것은 이미 결정된 상태였고, 어떤 가상화폐를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만 남았다.


아무래도 가상화폐 대장인 '비트코인'을 사야겠지?

제2의 비트코인이라는 '이더리움'은 어떨까?

아니면 이름이 마음에 드는 '퀀텀'을 살까?


돈을 가진 만큼 보였던 걸까?

뭔가 1개라도 제대로 소유하고 싶었고, 저렴한 코인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또 거래량도 충분히 많았으면 좋을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고민들이다.

꼴랑 50만원 거래하면서 마치 50억 거래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어쨌든 내가 생각한 조건에 맞는 코인을 발견했다.



리플(RIPPLE)


1,000원에서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우선 1,000원에 20만원 정도 매수주문을 했다.

곧바로 매수주문이 체결되었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었는지 '분할매수'라는 단어가 불현듯 떠올랐다.


50만원을 세번에 나눠서 거래하자!


다시 혼자만의 논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추가매수를 한다면, 얼마에 매수하는 것이 좋을까?

800원과 700원에 나머지 돈을 나눠서 매수주문를 걸어놓았다.

그리고 1,000원에 매수해놓았던 건 1,200원에 매도주문을 넣었다.

1,200원에 도달하여 매도주문이 체결된다면, 800원과 700원 매수주문은 취소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대충 4만원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이래서 인간의 상상력은 무서운 법이다.

기대감만으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전개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나는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1시간에 한번씩 코인원을 들락날락 거리며, 의미없이 차트를 구경하고 있었다.

리플의 가격은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퇴근할 무렵, 800원 매수주문이 체결되었다.

불과 몇 시간만에 손해는 빠르게 커져가고, 마음이 약간 불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급락한 만큼 급등할 거라고 자신을 합리화시키며, 점점 코인원에서 차트를 확인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퇴근하면서 리플이라는 가상화폐가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정말 웃긴 일이다.

보통 주식을 거래하면 적어도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정도는 알아보고 거래한다.

근데 나는 지금 가상화폐를 거래하면서 그 화폐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단지 가격조건이 마음에 들어서 거래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었다.

카페,블로그,나무위키를 돌아다니며, 리플이 어떤 가상화폐인지 정보를 주워담았다.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카페에 가서 리플에 대한 전망도 확인했다.

근데 그 사람들은 전문가일까? 그냥 나와 같은 일반 매매자 아니었나?

그런(??) 사람들이 전망하는 장미빛미래라고 듣고 싶다는 건가?

도대체 그 사람들의 판단의 근거는 믿을만 한 건가?

에휴~



내가 리플에 대해 알아봤던 시간/노력과 소유효과 때문이었을까?

리플이라는 가상화폐가 왠지 괜찮아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리플의 본질은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리플은 적어도 나에겐 아침보다 더 멋진 가상화폐가 되어있었다.

심지어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700원 매수주문도 체결되었다.

집에 도착하고 샤워하는 동안엔 차트와 시세를 확인할수 없었기 때문에 1,000원에 전량 매도주문을 걸어놓았다.

700원에서 1,000원이면 거의 50% 급등해야 한다.

체결되면 나한테 이익인 것이고, 아니어도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거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성적 판단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혹시나'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샤워하고 나와보니, 리플은 이미 매도주문이 체결된 상태였다.

가능성이 아주 희박해보였는데, 1시간 사이에 급격한 가격 변동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 난 몇만원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아침에 매수했으니, 24시간이 안 되는 사이에 매수와 매도 진행된 것이다.



거래를 했으니, 복기라는 걸 해보자!

나는 어리석은 투자(??), 아니 어리석은 투기를 했다.

원칙에 어긋난 매매를 했다.

정확하게 원칙조차 없는 매매를 했다.

결과적으로 수익이 난 건 행복한 일이지만, 운이 좋았을 뿐이다.


24시간이 안되는 짧은 경험이지만, 가상화폐 거래 관련하여 느낄수 있었던 건 이게 주식거래와 완전하게 동일하다는 점이었다.

적어도 거래소의 구조나 화면은 주식거래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블록체인기술 기반 SNS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비판하게 되면, 내부 총질한다고 날 욕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가상화폐 거래소에 블록체인기술이 적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기술의 부산물이고,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점엔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그냥 도박장 하우스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가상화폐가 성장하는 단계에서는 거품도 있을 수 있고, 부정적인 면도 발생할 수 있으니 너그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런 식으로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가 과연 블록체인기술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들이 거래 수수료를 통해 번 돈으로 회사 사옥을 사고, 자기들 성과급을 우선적으로 챙길 것 같은 건 나만의 걱정인가?

블록체인 기술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은 해킹에 강하다고 하는데, 왜 가상화폐 거래소는 해킹에 취약한 걸까?

가상화폐 거래소가 블록체인 기술로 안전성을 보장되고 있긴 한가?



수많은 의문이 생기는데 가상화폐 거래소, 어디를 봐도 해당 의문들에 대한 답변은 제공되지 않는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것처럼 나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확실한 건 카페나 블로그에 떠돌아 다니는 내용은 걸러야 할 부분이 너무 많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해당사자라서 상황을 냉정하게 보기 힘들테니까...


24시간의 짧지만 강렬했던 기억

앞으로 가상화폐 거래는 주식 거래처럼 많은 사람들이 하게 될 것은 분명해보였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투자라고 말하고 싶다면, 적어도 자신이 거래하는 상품이 어떤 상품인지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명백하게 투자가 아닌 투기를 했다.

사실 도박을 했던 셈이다.

언젠가는 내가 투자를 했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

물론..쉽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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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상화페에 대해 잘 모르지만 경험담을 읽어보니 거의 복불복 수준이었던 것 같네요^^

사람들마다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저는 가상화폐 거래는 조심해야할 부분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가상화폐나 블록체인에 비전이 있어서 투자하시는 분은...별로 없으신 것 같아서요.
말씀주신것 처럼 복불복이기 때문에 더욱 다시 쳐다보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한주 수고하세요
코인거래소인 고팍스에서 멋진 이벤트중이네요!
https://steemit.com/kr/@gopaxkr/100-1-1

댓글 감사합니다.
짱짱맨!
저도 한번 응모해봐야겠습니다.
편안함 밤 보내시길~

현재는 투기성이 짙은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 안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아마도 거래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들이 벌어들인 수수료와 그 수수료만큼 가치를 하는지 생각해보면 참 안타깝죠.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티비에 진대제씨가 나와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잠깐 보았습니다. 나름 전문가라고 강연하러 온 진대제씨도 인정은 하는것 같습니다.
가상화폐거래소와 블록체인기술은 현재 관계가 없다는 부분을 말입니다.
거래소가 돈을 버는것까지는 뭐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님이 걱정하시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들이 번돈으로 블록체인기술 발전을 위해 쓸것처럼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입니다.
음...그러면서 거래소 규제한다고 하면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방해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는게..참..
좀 그렇습니다.

예전 주식 처음할때 저도 이랬어요.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설득하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죠 ㅎㅎ 자연스러운 배움의 과정이겠지요? ^^

그러게요.
내 주식의 회사는 왠지 비전있어보이고, 뭔가 호재가 터질것 같아서 팔지 못하고 들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과정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면 참..다행일텐데
자꾸 헛된 욕망만 키우는것 같고, 스스로 제어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과감한 선택을 못하겠더라구요
부끄럽지만, 아직도 딱 그 수준입니다.
colchis님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리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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