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연쇄살인마 개구리남자 - 나카야마 시치리 : 광기의 끝을 달리다

in #kr-book6 years ago



"오늘 개구리를 잡았다. 상자에 넣어 이리저리 가지고 놀았지만 점점 싫증이 났다. 좋은 생각이 났다. 도롱이 벌레 모양으로 만들어 보자. 입에 바늘을 꿰어 아주아주 높은 곳에 매달아 보자."(12p)

"오늘 학교에서 도감을 보았다. 개구리 해부가 실려 있었다. 개구리 배 속에는 빨갛고 하얗고 검은 내장이 많이 들어 있어서 아주 예쁘다. 나도 해부해 보자."(136p)

드디어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인 연쇄살인마 개구리남자를 전부 읽었다. 다 읽는데 3-4시간정도 걸린 듯 하다.

범인은 사람들을 개구리 다루 듯 살인을 하고 쪽지를 남긴다. 첫번째 살인은 13층 쇠갈고리에 매달려있고, 두번째는 자동차트렁크에서 시체가 으깨진다. 시체 옆에는 사람을 개구리 해부하고 장난감 가지고 노는 범인의 쪽지가 남겨져 있다. 모든 언론은 경악하고, 그 유아성과 광기에 모두가 두려워한다.

정신과의 권위자는 범인에게 유아성이 있고, 싫증이 나거나 혼나지 않는 이상 자신이 마음에 든 '놀이'는 멈추지 않는다고 말한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도 나왔던 미쓰자키 교수는 범인을 잡는다 하더라도 책임능력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책임능력이 조각되면 처벌을 받지 않거나 그 강도가 낮아진다. 일본 형법 39조가 관련 조항인 듯 하다. 이 책을 읽어나갈 수록 그 법조항에 관한 여러 생각이 교차하게 된다.

이러한 딜레마적 상황은 법의 체계와 관련된 상황을 상정하는 여러 추리소설에서 꽤나 쓰이는 것 같다. 시즈쿠이 슈스케의 작품인 검찰 측 죄인에서 두 검찰이 대립되는 상황을 통해 범인임이 확실하지만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을 묘사한다.


그러한 광기를 잡기위한 형사인 고테가와는 정말 수고가 많다. 그렇지만 뭔가 특출난 캐릭터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이야기 전개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역시 추리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탐정역 캐릭터의 매력은 부족한 듯 하다. 책을 읽은지 며칠이 되었지만 특별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나 인상이 거의 없었다.

네이버 카페인 일본미스터리즐기기의 어느 댓글을 따르자면 보통 이상적인 탐정의 모습과 우리처럼 평범한 모습을 홈즈와 왓슨이라는 두 개의 캐릭터로 나누어 놓곤 한다. 크리스티도 이러한 분류에 영향권 아래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 두개의 특성을 하나로 담는 시도를 했다고 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참고할 만하다.

그래서 이 책의 매력은 소재와 치밀한 전개방식에 크게 의존한다. 하지만 오래 사랑받는 추리소설중 매력적이지 않은 주인공은 없다. 여기서 가장 인상깊은 인물은 단연지사 범인일 것인데, 이러한 범인의 모습을 여러번 등장시키기엔 아무래도 무리일 것이다. 아마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신인한테만 주는 상이라고 하네요)의 수상작이 되지 못했던 것은 이러한 점들이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참고로 당시 받은 대상중 하나가 '안녕 드뷔시'이다.

제 점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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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추리소설 참 좋아했는데,,, 나이 들면서 이상하게 로맨스에 끌리는... ^^

음 저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추리소설계에 불황이 왔다고 얘기하기도 하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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