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31. 스토너 by 존 윌리엄스 - 열심히 살았는데,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은 걸까?

in #kr-book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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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정도로 평범한 삶. 마치 우리 인생처럼



처음 책 제목을 들었을 때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무슨 뜻인 건지 감도 잡히지 않는 제목과 낯설게만 보이는 표지는 내게 책이 지루할 것 같다는 편견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건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이동진 작가와 김중혁 작가가 했던 말 때문이었다.

이 책을 보는 사람은 두 종류로 나뉠 거 같아요. 끝까지 읽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끝까지 못 읽는 사람이 있을 순 있겠지만, 다 읽은 사람이라면 안 좋아할 수 없는 책인 거 같아요. 이상하게 감동이 있는 책입니다.

나는 책을 끝까지 읽었다. 두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다 읽은 사람이라면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책이다. 이상하게도, 감동이 있는 책이다.

책의 줄거리만 살펴보면 세상에 이렇게 지루한 책이 있을까 싶다. 시골에서 자란 청년 스토너는 ('스토너'는 사람 이름이었다.) 새로 생긴 대학에 진학해서 농업학을 공부하라는 부모님의 조언에 생각지도 못하게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농삿꾼인 부모님은 없는 살림에 자식 뒷바라지를 해주시고, 스토너도 잡일을 해가며 대학 공부를 하게 된다. 그런데 뜻밖에, 그는 사랑에 빠지게 되고 만다. 영문학과 말이다. 농업을 공부해서 자신들을 도와 농삿일을 이어갈 줄 알았던 부모님은 스토너가 대학 졸업 후 영문학을 계속 공부하겠다고 하자 놀란다. 스토너는 결국 대학원 공부를 마저 해서 대학 교수가 된다. 그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대학 교수로서 삶을 영위하다가 은퇴를 하고 삶을 마감한다.

대학 진학 무렵부터 스토너가 죽을 때까지의 삶이 죽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렇게만 적어놓고 보면 굉장히 지루할 것 같지만 의외로 재미있고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리고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출처: 여기
내가 읽은 원서 표지. 낯선 제목, 우울한 표정의 사내. 별로 읽고 싶게 생기진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뒤에 표지를 다시 보면 그가 참 짠하면서, 존경스럽다.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 걸까?



그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한 여인을 사랑해서 그녀와 결혼을 했지만, 그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낳았지만, 딸의 인생이 점점 망가져가는 걸 막아주지 못했다. 영문학을 너무나도 좋아해서 영문학을 공부했지만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긴 것도 아니요,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그 무엇보다 사랑했지만 정작 그가 은퇴한 후에 그를 제대로 기억해주는 동료 선생님이나 제자는 거의 없었다. 그가 남긴 몇 권의 저서들과 논문들은 학생들이 잘 찾지 않는 도서관 한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을 것이다. 인생이란, 그저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 걸까?

그는 문득문득 고민한다. 내 삶이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인가?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삶은 무엇이고, 없는 삶은 무엇인가? 일과 사랑에 성공하면 가치 있는 삶인가? 후세에 길이 남을 명성을 가지면 가치 있는 삶인가? 이렇다하게 내세울 건 없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의도치 않게 계속 실패하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삶은 가치가 없는가? 스토너가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자문할 때, 책을 읽는 독자들도 저마다 자신의 삶에 대해 뒤돌아보게 된다. 너무나 사소하고 허망하고 잘난 것 없는 내 삶은, 가치 있는 삶인가?

스토너는 소설의 주인공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자신을 옭아매는 결혼생활을 과감히 끊고 나오지도 못하고, 딸을 보호하기 위해 아내에 맞서 싸우지도 않는다. 대학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거의 순응하며 속으로만 삭이고 만다. 뒤늦게 사랑이 찾아왔을 때도 용기있게 그 사랑을 움켜잡지 못한다.

“뭘 망설이는 거야? 그런 아내와는 이혼해버려! 딸은 네가 지켜야지! 이런 대우는 부당하다고 항의해야지! 들이받아야지! 뭐하는 거야!!” 그의 등에다 대고 이렇게 소리치고 싶지만, 사실은 안다. 그는 지금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남의 일일 때는 손쉽게 말해버리지만, 막상 그게 내 일이 됐을 때는 고민에 고민을 하다 혼자 가슴 속에 묻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그래서 더 짠하다. 고구마처럼 답답한 그의 인생이 사실은 현실과 더 닮아 있기에, 사이다처럼 후련한 인생은 스크린 너머 대본대로 읊어 대는 배우들에게만 있기에.


출처: 여기
한글 번역본 표지. 원서보다 이게 더 멋진 것 같다.


그래도 그를, 보잘것 없는 내 삶을, 응원한다.



스토너의 인생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개인사에 가슴이 아플 때가 많다. 그의 삶은 스토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꾸 한쪽이 기울어지는 천막 같았다. 한쪽을 세우면 반대쪽이 무너지고, 반대쪽에 지지대를 세우면 다시 이쪽이 가라앉는. 그렇다고 해서 손놓고 천막이 무너지길 기다릴 수도 없는.

일이든 가정이든 어느 정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는 사십대에 들어서서도 스토너는 자기 삶이 얼마나 허망한가 하는 것을 종종 깨닫는다. 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근본적인 허탈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하지만 스토너는 그 허탈감에 압도당하지 않는다. 누가 알아주지는 않지만 끝까지 문학과 강단에 대한 사랑을 안고 간다. 그렇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진솔하게 자신의 삶을 살다 가는 스토너의 모습은 진한 여운과 감동을 준다. 그리고 그의 모습에서 우리네 부모님과 나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가 탄력이 붙을 때까지는 좀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일단 궤도에 오르고 나면 끝까지 힘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자기 인생에 대해 돌아보고 싶다면 아니, 자기 인생을 위로받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나를 깨우는 책 속 몇 마디



1.

“But don’t you know, Mr. Stoner?” Sloane asked. “Don’t you understand about yourself yet? you’re going to be a teacher.”
Suddenly Sloane seemed very distant, and the walls of the office receded. Stoner felt himself suspended in the wide air, and he heard his voice ask, “Are you sure?”
“I’m sure,” Sloane said softly.
“How can you tell? How can you be sure?”
“It’s love, Mr. Stoner,” Sloane said cheerfully. “You are in love. It’s as simple as that.”
It was as simple as that. (p. 20)

“자네는 모른단 말인가, 스토너 군?” 슬로언 교수가 물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는 거야? 자네는 선생님이 될 걸세.”
갑자기 슬로언 교수가 아득히 멀어지는 것 같았고, 교수실의 벽들도 뒤로 물러나는 듯 했다. 스토너는 자신이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만 같았다. 자신이 묻는 목소리가 들렸다. “확실한가요?”
“확실하네.” 슬로언 교수가 부드럽게 말했다.
“어떻게 아세요? 어떻게 확신하실 수 있죠?”
“사랑이라네, 스토너 군.” 슬로언 교수가 쾌활하게 말했다. “자네는 사랑에 빠진 거지. 아주 간단명료한 거야.”
그건 아주 간단명료한 일이었다.

2.

He found himself wondering if his life were worth the living; if it had ever been. It was a question, he suspected, that came to all men at one time or another. (p. 179)

그는 자신의 삶이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했다. 그럴 가치가 단 한순간이라도 있었던가. 그는 세상 사람들이 언제고 인생의 어느 한 때에는 모두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3.

He was forty-two years old, and he could see nothing before him that he wished to enjoy and little behind him that he cared to remember. (p. 181)

그는 마흔 두 살이었고, 앞으로 살면서 즐기고 싶은 일들도 없었으며, 지나온 생애에서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4.

They talked late into the night, as if they were old friends. And Stoner came to realize that she was, as she had said, almost happy with her despair; she would live her days out quietly, drinking a little more, year by year, numbing herself against the nothingness her life had become. He was glad she had that, at least; he was grateful that she could drink. (p. 248)

그들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밤늦도록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스토너는, 딸이 말했던 것처럼, 딸이 자신의 절망과 화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의 남은 나날들을 조용히 살아갈 것이다. 해마다 조금씩 조금씩 더 술을 마시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자신의 삶에 스스로 무디어지게 만들면서. 스토너는 딸에게 그것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라 여겼다. 그녀가 술이라도 마실 수 있어서 감사했다.

5.

And what else? He thought. What else?
What did you expect? he asked himself. (P. 275)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그는 생각했다. 또 뭐가 있지?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한국어판 제목: 스토너
원서 제목: Stoner
저자: John Williams (존 윌리엄스)
출판사: New York Review Books
특이사항: 저자가 살아있었을 때는 빛을 보지 못하다가 출간된지 50년이 넘어서, 저자가 죽은지 20년이 다 돼서야 전세계 베스트셀러가 되며 화제가 된 책.


Disclaimer) 본문에 실린 인용은 제가 직접 번역한 것으로, 한국에 출간된 번역본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는 책을 영어 원서로 읽고 있기 때문에 한국 출간본에서 어떻게 번역되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책을 소개하기 위해 전반부의 줄거리만 일부 제공될 뿐 본 독후감에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독후감] 지난 독후감들 최근 5개 링크입니다.
@bree1042를 팔로우하시면 더 많은 독후감들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26. 대지의 기둥 by 켄 폴렛 - 성당 뒤에 가려져 있던 '사람'에 관한 이야기
27.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by 에린 그루웰 - 변변찮은 내 삶도 일기로 쓰면 인생이 바뀔까?
28. 오직 두 사람 by 김영하 - "그 이후"를 견뎌내는 사람들
29. 엑시덴탈 유니버스 by 앨런 라이트먼 -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현대 물리학의 세계
30. 내 친구 윈딕시 by 케이트 디카밀로 - 가고 싶어하는 것을 붙잡아둘 방법은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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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님도 빨간책방 팬이시군요!ㅎㅎ
저도 빨책 오랜팬이에요ㅋ 이 책도 읽고싶고..읽고싶은 책이 계속 늘어나네요ㅎ 행복한 고민이라 생각해야겠죠?ㅎㅎ

빨간 책방 이 뭐쥬 ??

팟캐스트에요 ㅎㅎ

아직 팟캐스트 라는 것 자체를 사용해 보지 못했네요.
초창기 한두번 시도했던 것 같은데,
별 감동받은 내용이 없어서 굳이 사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다시 한번 시도해서 익숙해질 필요가 있을수 있는 매체라는 생각도 드네요.

감사..

맞아요, 행복한 고민. ㅎㅎㅎ
근데 제 책읽는 속도가 못 따라가서..
비소설은 그냥 듣는데, 소설은 꼭 책을 읽고 나서 방송을 듣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요.
지금 빨책을 잠시 멈춰놓고 있어요. 책 읽은 다음에 들으려고요..
방송 들으려면 책 빨리 읽어야 하는데.. ㅋㅋㅋ

안녕하세요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입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풀보팅으로 응원합니다~!
고팍스 드림

앗, 고맙습니다!
이솔님 웹툰에서 처음 봤었고, 다른 분들 글 큐레이팅 하시는 거 보면서
"흐뭇 + 부럽" 하고 있었습니다. ^^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남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질좋은 콘텐츠 계속 올리도록 노력할게요.
고맙습니다! :D

몇 년 전, 소설가 정이현님이 진행하시던 팟캐스트 <낭만서점>에 이 책이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그 팟캐스트에서 소개되는 책을 하나씩 쫓아가며 읽고 있었구요. 줄거리 요약만 들으면 밋밋할 것 같은 책이 은근히 잘 읽혔던 게 제 직업과 관련이 있어서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을 뛰어넘는 가치가 분명 있나보네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가르치는 일을 하시나 보군요.
일도 일이지만, 삶에 대한 그의 태도에 감동하게 되는 거 같아요.
열심히 사는데도 자꾸 어긋나는 인생,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요.

저도 빨책 듣고 봤는데 그 편을 듣고는 이 책을 안 볼 수 없었어요. 외국에서 나온 북커버 이미지 느낌이 사뭇 다르네요. 한국판 커버도 나쁘지는 않지만 영문판 커버가 더 세련되고 스토너스러워요.

그런가요? 말씀을 듣고 보니 또 그렇네요. (팔랑귀..)
영문판은 좀 고전스러운 느낌이에요. 그런데 분위기가 좀 어두워서 (고개까지 숙이고 있고) 읽기 전엔 약간 망설이게 되더라고요. 한국판은 바탕이 흰색이어서 그런가 밝은 분위기고요.
어쨌건, 책은 참 좋았습니다. :)

흥미롭고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같은 제게 뭔가 탁! 이거나 하는 느낌을 줄 것 같네요^^

그의 삶을 보며 누구나 자신의 삶을 떠올릴 거 같아요. 좋은 책입니다.

브리님은 끝까지 읽은 사람에 해당되는군요. ㅎㅎㅎㅎ저도 요즘 지루한 책 읽기와 지루한 영화보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생각만큼 잘 되진 않지만요... (남편이 출장을 좀 자주 가줬으면 ㅋㅋㅋ)

ㅠㅠ 전 남편이 출장가면 힘들어요ㅠㅠ 돈 벌려면 자주 출장을 가야 하는데, 애들이 어려서 그런가? 출장 간다 소리만 들으면 아파요 벌써 ㅠㅠ

그럴 땐 재미난 책 읽기, 멋진 영화 보기, 웃기는 드라마 보기가 어떠실런지요. ^^

포스팅을 보는데, 왠지 요즘 핫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생각이 났습니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왠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나를 만나게 되더라구요.
어떤 점에서는 이 책과 1%정도는 통할수 있을지두요.^^;;

그렇군요. 드라마 보지는 못했는데 명성은 들었답니다.
나중에 시간 좀 나면 정주행하려고요.
볼 드라마들이 너무 많네요. ㅎㅎㅎ

마치 나의 삶을 보는 듯 하네요.. 특별할 것 없는....

특별할 것 없는 삶이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스토너의 모습에서 많은 걸 깨닫게 됩니다.

봐야지 하면서도 꽤 오래 묵혀두고 있는 책이었어요. 뭔가 한 번 손 놓으면 절대 다시 읽지 않을 거 같은 느낌의 책이었거든요.

일단 끝까지 다 안 읽더라도 조만간에 시도해 보겠습니다. :)

실은 고백하자면, 저도 이 책 중간에 한번 손 놨다가 다시 읽었어요.
저같은 경우는 내용이 지루해서가 아니라 그의 인생이 참... 안쓰러워서요.
읽으면서 너무 마음 아파서.. 열심히 살고 있는데, 인생이 왜 이럴까. 그가 좀더 행복했으면 싶어서 한동안 책을 덮었었죠.
그러다가 다시 책을 펴고 읽었는데 끝까지 읽으니까 참 좋더라고요.

뭐랄까, 행복한 삶도 좋지만, 그닥 행복하지 않았던 삶이라도 그는 최선을 다해 살았고 어쩌면 그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모두가 항상 해피해피한 삶을 살 순 없지만 열심히 살 순 있으니까. 그의 마지막 순간에 "당신 삶이 힘든 적도 많았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 적도 있겠지만 그래도 참 잘 살아왔다."고 말해주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설명이 제대로 됐는지 모르겠네요.

하여튼, 참 좋았어요.

포스팅 제목만으로 구미가 당겨서 본문은 큰 글씨 위주로 봤습니다. (스포일러 방지ㅋㅋ) 이건 꼭 읽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제가 제목을 잘 뽑았군요! (제목부심. ㅎㅎㅎ)
근데 진짜 좋았어요. 꼭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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