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27.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by 에린 그루웰 - 변변찮은 내 삶도 일기로 쓰면 인생이 바뀔까?

in #kr-book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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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찮은 내 삶도 일기로 쓰면 인생이 달라질까?



좋은 책은 우리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누구나 이 말에는 동의를 할 것이다. 글을 읽는다는 건 매우 단순한 행위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우리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그리고 삶까지 바뀔 수가 있다. 그런데 글을 쓰는 건 어떨까?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이 바뀔 수 있을까?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한 대작을 쓰는 거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꼭 그런 대작이 아니더라도 살면서 책을 한 권 쓸 수 있다면 분명 그 이전의 나와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설이나 인문서, 과학서 같은 책이 아니라 단순히 일기를 써도 내 인생이 달라질까? 누가 볼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뭐 하나 이렇다 하게 내세울 만한 것도 없는 변변찮은 내 삶을, 허섭스레기 같은 내 마음속 이야기를 종이 위에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한 인생이 바뀔까?

여기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책이 있다.



출처: 교보문고


"Freedom Writers Diary"라는 이 책의 부제는 How a teacher and 150 teens used writing to change themselves and the world around them이다. 우리말로 옮기자면 “선생님과 150명의 학생들이 글쓰기를 통해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바꾼 이야기” 정도가 될 것이다. 한글 번역판도 나와 있는데, 한글판 제목은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절망을 이기는 용기를 가르쳐준 감동과 기적의 글쓰기>이다.

이 책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캘리포니아 롱 비치(long beach)에 있는 윌슨 고등학교(Wilson High School) 학생들의 일기, 혹은 에세이를 익명으로 모아 놓은 책이다. 과연 이 고등학생들은 익명으로 써 내려간 일기에서 어떤 속마음을 털어놨을까?


선생님 한 명의 믿음이 가져온 기적



흑인, 라틴, 아시아인이 섞여 있는 이곳은 빈민가 게토지역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총격 사건이 벌어지고, 반 아이들의 대부분은 주변 친구가 총에 맞아 숨진 경험이 있다. 각 인종간 대립과 갱단들의 싸움은 격렬하고, 이 와중에 고등학교를 온전히 졸업해서 대학에 간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부를 못해서 곧 자퇴할 거라고 찍힌 아이들은 모두 203호 교실에서 공부를 하게 되는데, 그 앞에 한 신출내기 백인 영어교사 에린 그루웰(Erin Gruwell)이 나타나게 된다.

영어를 가르쳤던 그루웰 선생님은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하면서 책을 읽게 하고, 그 내용과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일기를 쓰게 했다. 그리고 그 글들이, 자신이 스스로 써 내려간 그 글들이 그들의 삶을 바꿔 놓았다. 글을 쓰면서 자신들을 둘러싼 폭력과 편견에 눈 뜨게 됐고, 그것이 불합리하다는 것과 이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된 것이다. 이들은 1960년대에 흑인 차별에 반대해서 버스를 타고 남부를 돌며 저항운동을 펼쳤던 Freedom Riders를 본떠서 스스로를 Freedom Writers라고 명명했다.

이 책에는 150여 명의 아이들이 쓴 글들이 익명으로 나와 있다. 각 아이들이 겪고 있는 상황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한 아이의 글이 여러 번 실렸는지, 전부 다 다른 아이들의 글인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들은 모두 다 가난하고, 부모님 및 주변에 대학은커녕 고졸인 사람도 거의 없다(대부분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갱단들의 총싸움, 마약, 성폭행/성추행, 매 맞는 엄마, 홈리스... 그래서 글들이 전부 비슷비슷해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출처: 교보문고
에린 그루웰 선생님(앞줄 왼쪽 여자 선생님)과 고등학생 친구들



이 책을 읽으면 일기를 (어떤 형태로든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깨닫게 되고, 또한 자신을 진정으로 믿어주고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어른이 주변에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알게 해준다.

우리는 스팀잇에 글을 쓰는 만큼 '글쓰기'가 과연 우리 삶을 얼마만큼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된다. 물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일기와 블록체인에 영원히 박제될 글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자기도 모르게 검열을 하고, 감추게 되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글쓰기"는 (그게 모두가 보는 스팀잇에 글을 쓰는 거라 하더라도) 분명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리라 생각한다.

내가 읽은 책은 1999년 출간된 책이었는데, 추후에 개정증보판에서는 졸업 후 아이들의 후일담도 실렸다고 한다. 증보판은 못 읽어봤는데, 후일담이 궁금하긴 하다. 영어도 쉽다. 아이들이 평소에 쓰는 어휘로 일기를 썼기 때문에 실생활 단어라거나 속어라서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순 있지만, 대체로 쉬운 편이다. 기회가 닿는다면 영어로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나를 깨우는 책 속 몇 마디


1.
자신의 친구가 라티노 갱단과 아시안 갱단과의 복수전에 휘말려 총 맞아 죽는 것을 목격한 글쓴이. 그는 많은 친구들의 죽음을 사회에선 그저 통계수치로밖에 여기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To society, they’re just another dead person on the street corner; just another statistic. But to the mothers of all those other statistics, they’re more than simple numbers. They represent more lives cut short, more cut flowers. Like the ones once placed on their graves. (p. 16)

사회가 보기에 그들은 그저 길거리 모퉁이에서 죽은 또 한 명의 시신일 뿐이다. 또 하나의 통계 수치일 뿐. 하지만, 그 통계 수치의 엄마들에게 그들은 단순한 숫자 그 이상이다. 그들은 때 이르게 생을 마감한 인생이고, 꺾인 꽃들이다. 그들의 무덤가에 놓였던 꽃들처럼.

2.
고등학생이 된 후 여학생 클럽에 가입하려 했던 학생. 그 클럽의 멤버들은 모두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너도 나도 다 거기에 가입하고 싶어 했다. 가입 허가를 받은 이 학생은 뛸 듯이 기뻤지만, 그녀는 미처 몰랐다. 엄청난 신입생 신고식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음을. 외부인들은, 심지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다른 학생들도 이 클럽에서 어떤 신고식이 벌어지는지 모르고 있었다. 다른 남학생 클럽의 멤버들까지 참여한 그 신고식에서 성희롱은 예사고, 술이나 달걀을 온몸에 던지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몸에 오줌을 싸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글을 쓴 학생은 이제 와서 클럽에 가입하기를 포기하기는 싫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될 것 같으니까. 그러면 인기도 많아질 테고, 친구도 많이 생길 테고, 환상적인 고교 생활을 할 수 있을 테니까.

Then I started to cry. Not because of the smell or my stained clothes, but because there was no way out. I had gone through so much already that it would have been pointless to quit now. Besides, I didn’t want to end up with no friends... Maybe if I would have had to do something really bad I would have dropped out, but I doubt it. It’s just a matter of how far you’ll go to be accepted. (p. 20)

그때 난 울기 시작했다. 냄새나 더러워진 옷 때문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빠져나갈 길이 안 보였기 때문이다. 이미 너무나 많은 걸 겪었는데 이제 와서 그만두기엔 아까웠다. 게다가 여기에서 포기하게 되면 내겐 친구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 만일 내가 정말로 나쁜 일을 해야만 한다면, 그렇다면 그만뒀겠지만, 글쎄,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이건 다른 이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내가 어떤 것까지 참고 견딜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문제다.

3.
그루웰 선생님의 영어 수업시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어오게 시켰고, 수업시간에 그 내용에 대해서 토론을 했다. 선생님은 책 속에 나오는 두 집안간의 다툼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지 설명한 후에, 그 두 집안 간의 다툼을 아이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라티노 갱단과 아시안 갱단 간의 총격전에 비유했다.

“Do you think this family feud is stupid?” Like a dumb-ass, I took the bait and said, “Hell, yeah!”… The next thing I know, she’s comparing these two families to rival gangs in this city. At first I was thinking, “What the hell does this bitch know about gangs?”
I didn’t think she knew about all the shit that happened up in Long Beach. I just thought she left school and drove home to her perfect life. After all, what’s it to her? All of a sudden she questioned things that had never crossed our minds before. Did we think it was stupid that the Latino gang and the Asian gang are killing each other? I immediately said “No!”
”Why?”
”Because it’s different.”
”How?” This woman just wouldn’t give up!
”It just is!” I didn’t want to look stupid in front of everybody. But the more I thought about it, I realized it is stupid.
It’s stupid because I don’t even remember why we’re rivals. That’s just the way it is.
(p. 33.)

“이 집안 간의 반목이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니?” 정말로 멍청이처럼, 나는 미끼를 덥석 물고 “당연한 거 아녜요!”라고 말해버렸다. …
어느 순간 선생님은 이 두 집안을 우리 도시에 있는 두 라이벌 갱단들과 비교하고 있었다. 내게 처음 든 생각은 “이 년이 갱단에 대해 뭘 안다고 저러는 거야?”였다.
나는 선생님이 롱 비치에서 벌어지는 개 같은 일들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학교 일과가 끝나면 차를 타고 자신의 완벽한 삶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테니까. 결국 선생님한테 이 곳의 일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갑자기 선생님은 우리들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을 질문했다. 라티노 갱단과 아시안 갱단들이 서로를 죽이는 게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냐고. 나는 곧바로 “아뇨!”라고 대답했다.
“왜 아닌데?”
“그건 다른 문제니까요.”
“어떻게 다른데?” 이 여자는 포기라는 걸 몰랐다.
“그냥 달라요!” 나는 모두들 앞에서 바보 같아 보이긴 싫었다. 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게 바보 같은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건 바보 같은 일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왜 우리가 라이벌 갱단이 됐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냥 우리는 늘 라이벌이었다.

  • 선생님을 ‘이 년’으로 번역한 게 좀 과한가 싶긴 한데, 원문에 this bitch라고 나와 있어서 그냥 그렇게 번역했다. 한국어판에서는 어떻게 번역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4.
새로 부임한 신입 그루웰 선생님이 두각을 드러내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자 주변 선생님들이 그를 시기하고 모함하기 시작한다

“Let’s see what you can do with these kids, hotshot!”
Hotshot? If she only knew how nervous and overwhelmed I really was as a first-year teacher. She never even took the time to get to know me – and yet she was labeling me. Just like the students I defended, I was being stereotyped. (p. 47.)

“이 애들 데리고 얼마나 잘 하는지 한번 볼게요, 잘 나가는 선생님!”
잘 나간다니? 내가 1년 차 선생으로서 얼마나 떨리고 긴장하고 있는지 저분이 아실까. 그분은 시간을 두고 나를 차차 알아가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벌써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일 거라고 판단을 하고 있었다. 내가 돌봐야 하는 아이들처럼, 나 역시도 사람들의 선입견에 시달리고 있었다.

5.

My mother always uses little clichés like,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If living in the projects is supposed to make me a stronger person, then I would rather be weak. I’ve spent most of my life living in poverty, being afraid to walk out of my front door because of the risk of being shot. My neighborhood has a way of demolishing any hope I have for a brighter future. “I was born poor and I will probably die poor. No one from my neighborhood has ever made a difference and I probably won’t make one either.” This was my mind-set. For so long, society has told me that because of my neighborhood and the color of my skin, I would never amount to anything. (p. 195)

엄마는 항상 격언 같은 걸 말씀하시곤 했다. “너를 죽이지 못하는 일들은 너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 같은 것 말이다. 이 빈민가에 사는 게 날 더 강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거라면, 난 차라리 약한 인간이 되고 싶다. 난 내 인생의 대부분을 가난하게 살았고, 거리에 나서면 총에 맞을까 봐 문 밖을 나서는 걸 두려워하며 살았다. 내가 사는 동네는 미래에 대한 그 어떤 희망도 모두 다 부숴버렸다. “난 가난하게 태어났고, 아마도 가난하게 죽을 거다. 우리 동네에 사는 그 누구도 다른 삶을 살지 못했고, 아마 나도 다른 삶을 살지 못할 거다.” 이게 바로 내가 가진 사고방식이다. 아주 오랫동안 사회는 내게 내가 사는 동네와 내 피부색 때문에 나는 그 어떤 것도 될 수 없을 거라고 말해왔다.

6.

Growing up, I always assumed I would either drop out of school or get pregnant. So when Ms. G. started talking about college, it was like a foreign language to me. Didn’t she realize that girls like me don’t go to college? Except for Ms. G., I don’t know a single female who’s graduated from high school, let alone gone to college. … So when Ms. G. kept saying that “I could do anything,” “go anywhere,”and “be anyone” – even the President, I thought she was crazy. I always thought that the only people who went to college were rich white people. How did she expect me to go to college? After all, I live in the ghetto and my skin is brown.
But Ms. G. kept drilling into my head that it didn’t matter where I came from or the color of my skin. … For the first time, I realized that what people say about living in the ghetto and having brown skin doesn’t have to apply to me.(p. 202)

자라면서 나는 항상 내가 학교를 중퇴하거나 혹은 임신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그루웰 선생님이 대학 얘기를 꺼내자 내겐 마치 다른 나라 얘기처럼 들렸다. 나 같은 여자애들은 대학에 안 간다는 걸 선생님은 모르시나? 그루웰 선생님 말고는, 대학은 고사하고 고등학교도 무사히 졸업한 여자를 나는 한 명도 못 봤다. …
그래서 그루웰 선생님이 계속해서 “넌 뭐든지 할 수 있어,” “어디든 갈 수 있어,” “그 누구라도 – 심지어 대통령도 – 될 수 있어.”라고 말했을 때, 난 선생님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나는 항상 대학에 가는 사람들은 부유한 백인들뿐이라고 생각했다. 선생님은 어떻게 내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기대하는 거지? 난 빈민가에 살고 있고, 내 피부색은 갈색인데.
하지만 선생님은 계속해서 내게 내가 사는 곳이나 내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내 머리 속에 각인시켜 주셨다….
생애 처음으로, 나는 내가 빈민가에 살고 있고 피부색이 갈색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7.
그루웰 선생님의 수업 시간. 각자 자신의 꿈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영화감독이 되어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발표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게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믿었던 글쓴이. 하지만 그 생각을 눈치챈 그루웰 선생님은 어떤 꿈이든 이룰 수 있다고 말해준다.

So the time came when it was finally my turn to stand in front of the class and talk about my future. As soon as I got up there, I started talking about my dream to be a filmmaker and make movies. I went on and on about my dream but then I added, “but realistically I would like to be a …” Ms. G automatically butted in when she noticed me disregarding my dream. “What do you mean ‘realistically’? Why don’t you go for what you love? Follow your dream.” Then it sunk in. I can do this. I want to make real films that will impact people in their everyday lives. (P. 204)

드디어 내 차례가 됐다. 반 아이들 앞에 일어서서 내 미래에 대해 말할 차례가 된 것이다. 나는 자리에 서자마자 영화감독이 되어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내 꿈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내 꿈에 대해 계속 말을 하던 나는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되고 싶은 건…” 선생님은 내가 꿈을 외면하려는 걸 눈치채고 자동적으로 끼어들었다. “’현실적으로는’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진짜 좋아하는 걸 해보는 게 어때? 네 꿈을 따라가 봐.”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이걸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진짜 영화를 만들고 싶다.

8.

They could tell Ms. Gruwell anything and everything, almost like she was one of the kids. She understood them. Most teachers aren’t like that; they give you your homework and then send you on your way, never getting to know you. Some of my former teachers have had four or five favorite students in the class and overlooked the rest entirely. Ms. Gruwell is so much different. She gets to know you… she wants to get to know you. (p. 26)

아이들은 그루웰 선생님께 어떤 것이든 다 말할 수 있었다. 마치 선생님이 우리들 중 한 명인 것처럼. 선생님은 우리를 이해해주셨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그렇지 못하다. 대부분은 그저 숙제만 내주고, 제 갈길 가라고 하고, 우리를 자세히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전에 겪었던 어떤 선생님들은 한 반에 네다섯 명의 아이들만 편애하고, 나머지는 완전히 무시하기도 했다. 그루웰 선생님은 너무나 달랐다. 선생님은 우리를 진짜로 알려고 하셨다. 우리를 진짜로 알고 싶어 하셨다.


한국어판 제목: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원서 제목: The Freedom Writers Diary
저자: 에린 그루웰 (Erin Gruwell & Freedom writers)
특이사항: 학교 선생님과 고등학생들 150명이 함께 써 나간 그들의 기록.


Disclaimer) 본문에 실린 인용은 제가 직접 번역한 것으로, 한국에 출간된 번역본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는 책을 영어 원서로 읽고 있기 때문에 한국 출간본에서 어떻게 번역되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책을 소개하기 위해 전반부의 줄거리만 일부 제공될 뿐 본 독후감에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독후감] 지난 독후감들 최근 5개 링크입니다.
@bree1042를 팔로우하시면 더 많은 독후감들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22. 파랑 채집가 by 로이스 로리 - 사는 게 다 그런 거라고? 아니, 우리가 바꿀 수 있어
23. 메신저 by 로이스 로리 - 세상 어디에나 있는 그 마을
24. 태양의 아들 by 로이스 로리 - 당신의 가장 소중한 것
25.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by 노희경 - 독서가 끝나고 독후감이 시작됐다
26. 대지의 기둥 by 켄 폴렛 - 성당 뒤에 가려져 있던 '사람'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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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제가 쓴 글이 (저에게는) 제일 재밌어서 이것저것 끄적여대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작정하고 일기 좀 써보려해도 몇 일을 못가더군요. 더 이상 제 글은 저에게 큰 흥미를 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제 인생의 방향타를 움직일만큼의 글쓰기는 아직 못해본 것 같아요.
그래도, 글 쓰기를 다룬 책들은 여전히 관심이 가요 :)

브리님 덕에 무척 관심가는 책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D

마법소금님 글은 그림과 같이 있을 때 더 빛을 발하잖아요. :)

브리님 이제 퇴근 시간 다 된 것 같은데.. ㅋㅋ 가즈앗!!! ^^

ㅎㅎㅎ 제 시간을 가 꿰고 계신 선생님. 근데 이번 주말은 president day가 껴서 들쭉날쭉이네요. ㅎㅎ

아.. 그런가요? 외국 경험이 없어서.. ^^ 출근하신 모습 보니 반갑네요 ㅋ 가즈앗!!

멋진 이야기네요.
한민족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보기 드문 일이지만 저 나라에서는 심각한 문제일테지요.
저 아이들은 지금쯤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요.
저마다의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네요.

네. 더군다나 총기소지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마약 문제도 커서.. 읽다 보면 고등학생 이야긴지 갱단 이야긴지..몇 달러면 거리에서 총을 그냥 살 수 있었거든요..

제가 스팀잇에 글이란걸 쓰게 되면서 많은 변화를 겪은 증인입니다. ㅎㅎㅎ 선생님 혹은 어른 혹은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스토리 안에 읽혀지네요. 위대한 선생님을 만나 상상도 못했던 미래를 개척한 아이도 있었을것 같아요. 막연히 남학생들 이야기겠지라고 생각했다가 여학생, 여선생님리라서 깜짝 놀랐어요. 이런 편견덩어리!! 오늘도 내안의 편견과 싸워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브리님!

남녀 공학이라 남학생들 일기, 여학생들 일기가 섞여 있어요. 중간 중간에 선생님 일기는 책으로 엮으면서 넣었고요. 서로가 서로를 믿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거 같아요.

저는 오랫동안 일기를 써왔거든요. 근데 아무도 안 보여주는 일기에서도 저는 스스로를 검열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일기를 쓰는 것도 고통스럽고 힘들 때가 있어요.

브리님 말씀처럼 주변에 속마음을 들어주고 용기를 주는 어른이 있는 사람들은 정말 부러운 거 같아요.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었나봐요. :)

오늘도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오늘부터라도 제 일기에는 자기검열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봐야겠습니다.

자기 검열 없이 모든 걸 적나라하게 드러내놓는 순간, 그걸 읽는 사람이 나밖에 없는데도 너무나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더라고요.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싶어서.. 일기에서라도 자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거 같아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는 일이니까요.

좋은글 너무 잘 읽고 갑니다!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영어원문을 읽고 해석이 안되는건 친절하게 번역해주신 글을 읽었어요. 정말이지 다 읽는데 오래걸렸지만 읽고나니 너무 좋은 내용이에요 짝짝짝!! 선생님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깨닫고 일기의 중요성 많이 느끼며.. 저는 다이어리라도 열심히 적어야겠다 다짐해봅니다!!

저도 한때는 일기를 자주 썼었는데.. 이젠 손 놓은지 꽤 됐어요.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를 성찰하는 글쓰기는 계속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글쓴다는게 참 도움이 많이 되네요.
일기가 좋다고 하는데 하두 안되서 스티밋을 하고 있습니다^^

스팀잇에 글 쓰는 것만으로도 우린 이미 삶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나요? ^^;

어릴적 일기쓰기 말고는 해본적이 없지만... 그시절은 그냥 숙제로 여겼든 일이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하루를 돌아보고 삶을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듯 하네요... !

스팀잇에 일상 글을 올리고 다른 분들과 댓글로 소통하는 게 약간 형태는 다르지만 일기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 자신이 한 일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만드니까요.
그런 면에서 우리 삶은 이미 바뀌고 있는 거죠. :)

일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 책은 그보다 아이들에게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의 존재가 더 부각된 것 같아요. 어떤 사람, 선생님, 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걸 깨닫게 되네요. 예전엔 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핑계로 일기를 쓰다 지금은 그 빈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다시한번 일기를 쓰며 주변에 고마운 분들과 감사한 하루를 보내게 해준 하늘에 감사하며 살아야겠어요^^ 좋은 글 잘 읽고가요 브리님^^

선생님이 아이들과 오랜 시간에 걸쳐 수업을 하면서 계속 글쓰기를 권장하거든요. 저기 있는 글들 중 4번 빼고는 아이들의 일기에서 발췌한 거예요. 처음 아이들의 일기와 뒷부분에 실린 일기들을 보면 아이들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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