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공기의 연금술

공기의 연금술이란 책 제목을 보고 처음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공기의 구성성분이었다.

그리고 아마 저 책이 질소에 관한 것이겠지 추측했고

책의 뒤편을 보고 이는 더 명확해 졌다.

질소는 우리 삶에 있어서 정말 많은 역할을 한다.

책 뒤편에 소개된 "공기로 빵을 만드는 방법 "

이건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라 "질소 합성에 대한" 널리 쓰이는 비유적 표현으로

암모니아 합성을 통해 비료를 만들었고 비료로 인해 식량을 만들었다는 것에서

등장한 표현이다.

사실 직접적인 비유가 될 수 도 있다. 대표적으로 Maillard reaction 이 있는데
[이 반응에 대해서는 예전 포스팅 [요리, 과학?] 태우면 단맛? 쓴맛? 을 참조 ]

여기서는 첫번째의 뜻으로 쓰였다.

질소, 암모니아 합성 하면 사실 한명이라고 말하면 하버가, 두명 이라고 하면 하버-보슈가 떠오른다.

암모니아 합성 공정을 소위 "하버 보슈 공법" 이라고 부르는데, 하버가 만든 반응을 보슈가 확대하여 상업화 했다. [하버는 1918년, 보쉬는 1931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함]

사실 암모니아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3H₂(g)+N₂(g)→2NH₃(g)+E

화학식만 보면 정말 간단한데, 문제는 이 반응은 이 자체만으로 쉽게 일어나는 반응이 아니다.

질소는 매우 안정하기에, 이 반응이 일어나려면 고온과 고압의 상태와 또 반응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여기서는 철] 이 필요하다.

하버는 이 반응을 발견했고, 보슈는 하버와 함께 이 반응의 공정을 개발했다.

이 책은 이 두 화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한 책이다.

나 개인적으로 하버의 삶에 대해서는 나름 잘 알고 있었지만 보슈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보슈에 대해서도 많은 것들을 알게 됬다.

암모니아의 합성으로 인류는 비료를 만들어 새로운 농업혁명을 일구어 냈지만, 이런 질소 고정방법으로 인해 인류는 폭탄을 만들 수도 있었다.

하버와 보슈는 독일의 화학자로, 하버는 유태인이었다. 하버는 독일인으로써 인정받고자 여러 일들을 했는데, 질소공정으로 비료를 만드는 것도 있었지만, 클로린을 사용한 독가스 연구도 있었다.

그가 독가스 연구를 하는 것이 아내 클라라에게 알려지자, 그녀는 그 충격으로 자살을 하였고, 독가스 연구로 인해 그는 세계 1차 대전 후 전범자 명단에 오르기도 하였다. 그는 세계 1차 대전이 끝나고 곧 노벨 화학상을 받았는데, 이 때 역시 그의 이런 이력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

그 뒤에도 그는 독일을 위해 독가스 연구를 계속 했는데, 히틀러 정권이 들어선 후 히틀러의 유태인 정책으로 인하여 결국 팽 당했다. [사실 히틀러 초기에 몇몇 유태인들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 다른 유태인들을 더 핍박 했는데... 그 유태인들도 결국엔 다...]

반면 보슈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보슈는 유태인이 아니었기에 그런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자신의 회사를 지키기 위해 히틀러 정권에 협력했고 이 점으로 그 역시 역사적 평가는 좋지 않다. [ 하버가 워낙 영향력이 커서 보슈는 사실 뒷전...]

과학자의 국적 이야기가 나올 때 한번씩 등장하는 하버의 이야기

자신의 나라 독일을 위해 그는 많은 것을 희생했지만 결국 독일은 그를 버렸다는 점에서

씁쓸함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