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은 노동자들에게 노후자금을 걸고 도박하라고 부추기는가?
한국 증시의 최근 광풍을 둘러싼 가장 중요한 질문은 개인투자자들이 왜 무모한 행동을 하고 있는가가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질문은 정책 입안자들이 왜 그러한 행동을 훨씬 쉽게 만들었는가에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규제는 2배 레버리지 ETF와 같은 고위험 상품에 점점 더 우호적으로 변화했으며, 노후 대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연금 및 절세 계좌들 역시 투기적 자산에 보다 폭넓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금융 선진화와 자산 증식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된 이러한 변화는 실제로는 위험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일반 가계로 이전시키는 효과를 낳았으며, 수백만 명의 국민들을 미래의 경제적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손실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인구 위기와 함께 살펴볼 때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이고,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인구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상당수의 국민들이 자산 축적을 통해 경제적 독립을 달성한다면 정부와 대기업들은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충분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조기 은퇴를 선택할 수 있고,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저임금 일자리를 거부하거나 더 나은 근로조건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력 부족은 심화될 것이고 임금 상승 압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며, 노동자들은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시점에 훨씬 강력한 협상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장려되고 있는 정책들이 과연 안정적인 부의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역사적으로 레버리지 ETF와 특정 인기 종목으로의 과도한 자금 집중은 중산층을 부유하게 만드는 것보다 투기적 거품을 형성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가계는 연금 자산, 주택 마련 자금, 심지어 차입금까지 점점 더 위험한 자산으로 이동하도록 유도되고 있다. 다시 말해 미래의 안정성을 위한 자금이 현재의 투기 자금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역사가 반복된다면, 소수의 사람들만이 수익을 실현한 채 시장을 떠나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손실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손실은 결국 더 많은 노동으로 상환된다. 은퇴 자금을 잃은 노동자는 은퇴를 연기해야 하고, 수년간 모아온 자산을 잃은 가계는 다시 임금 노동을 통해 그것을 복구해야 하며, 거품 붕괴 이후 빚과 손실만 남은 투자자는 이전보다 훨씬 더 고용에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경제적 자유를 향한 길로 포장된 것이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장치가 될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책 입안자들이 국민을 가난하게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러한 규칙을 설계했다는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결과가 노동력 부족에 직면한 고령화 사회의 경제적 필요와 얼마나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지는 무시하기 어렵다. 더 가난한 국민은 더 오래 일해야 하고, 노후 자산을 잃은 국민은 더 늦게 은퇴해야 하며, 투자 손실에 시달리는 국민은 임금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또한 경제적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불리한 근로조건을 거부하기 어려워지고, 노동시장에서의 협상력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 증시 광풍의 가장 큰 아이러니는 그것이 독립으로 가는 길처럼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실질적인 기능은 독립이 아니라 의존을 생산하는 시스템일 수도 있다. 만약 현재의 거품이 결국 붕괴한다면, 진정한 승자는 부를 약속받았던 개인투자자들이 아니라 더 적은 저축, 더 적은 선택지, 그리고 훨씬 더 많은 노동 시간을 가진 노동력을 얻게 되는 기업과 제도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