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라 하던데

거꾸로 가라 하던데/cjsdns

오래전 이야기다.
서울 생활을 접고 귀농을 해서 농사를 짓는데
정확히 말하면 축산업을 축으로 한 복합 영농을 하는데
정부의 농축산업 정책이라는 것이 중구난방이고
언제나 뒷북을 치는 정책이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곧이곧대로 하면 망하고
거꾸로 하면 흥한다는 말이 도는 정도가 아니라 사실이 그랬다.

그런데 그런 일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비일비재하다.
특히 투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런 경우가 특히 많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도 그렇고 주식도 그렇고 코인판도 다를 바 하나 없는듯하다.

오늘도 틈틈이 모니터로 확인하니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이제는 거꾸로 움직여야 할 모양이다.
남이 사면 팔고 남이 팔면 내가 사고
오르면 무조건 팔고 내리면 기다렸다는 듯이 사고
달리는 말에서는 내리지 않는다는 조언에 그렇지 암 그렇고 말고 했는데
어느 순간 거꾸로 내리뛰는 놈에게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다.

파워 업을 해 넣은 스팀을 빼놓고는 모두 그런 듯하다.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고 그래야 될 것만 같은데 그러나 두렵다.
말은 쉽지만 막상 내리뛰면 붙잡겠다고 할 때 잡기 어렵고
올리 치 뛰기만 할 때 붙잡는 것도 상투 아닌가 싶어 어렵다.

꽤 오래전부터 시장은 지겹게 훈련을 시킨다.
논산 훈련소 시절 그 뜨겁던 연병장에서 엎드려 쏴 서서 쏴를
수없이 반복하여 똥개 훈련시키냐고 불만을 토로한 적도 있다.
지금 시장 상황이 그렇다.
일어설만하면 조인트를 까서 주저앉히고 앉아 있을라 치면
엉덩이를 걷어차서 일으켜 세우고
정말 지겹도록 앉아 일어서를 시키던 밉상의 조교가 생각난다.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며 참아냈던 시간들이었다.
논산 방향으로는 오줌도 안 싼다던 결심이,
결혼을 해도 아들은 안 난다던 그 마음이 언제 적 이야기인가
아들놈이 군에서 전역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은 듯 하니
지나고 보면 다 과정이고 내공으로 쌓여 삶의 지혜로 남는다.

지겹도록 앉아 일어서를 시키는 시장도 결국은 내공을 키우는
아니면 알곡 추수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면 해답은 하나다.
버텨야 한다.
버텨야 한다.
나름의 지혜를 모아 이 지루한 싸움에서 괴롭힘에서 살아남아야
죽은 듯 지내던 고문관으로 지내던 모범 병사로 지내던 이 시기를
버티고 감내해야 한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앉아 일어서를 할지 모르나 체력을 키우기 위한
내공을 쌓기 위한 우리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버텨보자.
그런데 앉아 일어서 구령을 어느 놈이 하는지 모르겠다.

그걸 여기에 안 보이는 스팀이 했으면 그래도 좋을 거 같은데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