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야그 #8] 아내와 바꾼 옷핀

한트라는 젊은이가 있었다. 그에게는 곱고 사랑스런 ‘헤스터’라는 아가씨가 있었는데, 결혼하기로 약속한 사이였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한트에게 직장이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일단 부모님의 승낙을 얻으러 헤스터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헤스터를 사랑합니다. 따님과의 결혼을 승낙해 주십시오.”
“너희들은 아직 경제력이 없어서 안 돼.”

헤스터의 아버지는 한트가 직장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단호히 반대하였다. 하기야 누가 그에게 딸을 줄 것인가! 그러나 이에 물러설 한트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제게는 돈을 벌 수 있는 능력과 미래가 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열흘 안에 1,000달러를 벌어 오게. 그러면 내 딸을 기꺼이 자네에게 주겠네.”
“좋습니다. 열흘 후에 다른 말씀을 하시면 안 됩니다.”

한트는 당당하게 대답은 했지만 은근히 걱정부터 앞섰다. 그때부터 온갖 묘책을 떠올려보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고 날짜만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5일째가 되는 날이었다.

“그래, 안전핀이다. 옷핀을 만들어보는 거야.”

당시 부활절 같은 큰 행사 때마다 사람들은 리본을 달 때 바늘 모양의 핀을 사용하였는데 리본이 자주 떨어지고 그 바늘에 찔리는 경우도 있던 것을 생각해 낸 것이다.

그는 곧바로 철사를 비롯한 각종 도구를 가지고 작업을 시작하였다. 9일째 되던 날, 결국 그의 손에는 옷핀이 들려 있었다. 꿈에 부푼 한트는 특허출원을 마친 후 집 근처의 리본가게에 가서 가게주인에게 말하였다.

“이 특허를 1,000달러에 사 주실 수 있습니까?”

이 말을 들은 가게주인은 1,000달러를 버거워하였다.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한트와 헤스터는 크게 실망하여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와 한숨을 푹 쉬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후 그 리본가게 주인이 무려 두 시간이나 헤맸다면서 1,000달러를 들고 허겁지겁 찾아왔다. 그리하여 옷핀과 1,000달러를 바꾸었다.

열흘째 되는 날, 한트는 당당하게 헤스터의 아버지를 찾아갔다.

“약속대로 결혼은 승낙하네. 그러나 자넨 너무 어리석어.”
“무슨 말씀이신지?”
“이 사람아, 그 훌륭한 발명을 겨우 1,000달러에 팔았단 말인가! 한 개 팔릴 때마다 몇 %의 로열티를 받는 식으로 계약하지 않고서‧‧‧. 2%만 받아도 엄청난 부자가 될 텐데‧‧‧.”
“하지만 저는 2%의 로열티보다 더 큰 보물을 얻었으니 오히려 더 기쁩니다.”

한없이 착하기만 한 한트. 그가 바로 옷핀의 주인공이다.

=> ‘언제까지 뭐 하겠다’ 크게 작심하고서 뛰어들면 때론 그 강박관념으로 인한 집중력이 순간의 기막힌 아이디어로 연결될 수가 있다.

재미있는 특허 이야기 시작~
발명야그 1: 애인과 코카콜라병
발명야그 2: 십자 나사못과 드라이버
발명야그 3: 연필과 지우개의 만남
발명야그 4: 한 소년의 철조망
발명야그 5: 살갗을 베이지 않는 면도기
발명야그 6: 반갑다, 달손님
발명야그 7: 똑깍똑깍 끊어지는 커터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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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ears ago 

특허 내용은 언제나 봐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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