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한산 관련 이모저모



요새 열심히 영화를 보고 있어요. 영화는 거의 주변 메가박스에서 보는데, 평일 낮에 보면 사람이 적어서 쾌적해요. 조금 아쉬운 건 다양성 영화나 예술 영화는 거의 상영을 해주지 않는 다는 거에요. 그래도 걸어서 갈 수 있는 영화관이 있다는 점에 감사함을 느껴요.

영화를 고를 때는 이유가 뭐든, 왠지 보고 싶은 것들로 고르고, 네이버나 메가박스에서 한줄평 내용을 봐요, 스포일러가 없는 좋아하고 취향이 유사한 유튜버의 리뷰 영상도 보죠. 걸리던 이슈가 역시 별로라는 정보를 공통적으로 찾으면 보지 않고, 더 기대감이 올라갔다면 영화를 보러 가요.



역사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한산은 궁금했던 영화였어요. 고민 없이 보러간 건 사람들 평이 좋았기 때문이었죠.


영화를 보고 난 뒤 제가 적었던 한줄평은 '압도적인 해상신'이었고 평점은 7점이었어요.



영화 장르는 아주 잔인하거나 공포물을 제외하면 가리지 않고, 무엇이라도 하나라도 장점이 있다면 재밌게 보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별로인 영화를 보면 말을 아끼고요 ㅎㅎ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를 보면서 변태처럼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화가 나면 창의적이 되거든요 ㅋㅋㅋㅋㅋ



조금 피곤하기도 했지만, 사실 한산을 보다가 전투신 전 10분 정도는 졸았던 것 같아요. 영화는 확실히 해상 전투신에 포커스를 두고 있고 해상신만보더라도 재밌다라고 말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되게 감독님이 고심을 많이 했겠군, 이순신이라는 소재와 무게가 진중하고 무겁기에 또 전작이 흥행은 성공했지만, 워낙 혹평이 많아 배우들이 무난하고 착실하게 연기 하느라고 힘들었겠구나란 생각을 했어요. 감독님은 참 똑똑하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변요한 배우의 연기폭이 인상적이었는데 그외 다른 캐릭터가 많이 남진 않았어요. 심지어 이순신장군조차도.. 오히려 박해일 배우의 이순신보다는, 실제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랄까요.


신파적 요소를 제거해서 담백하고 전투신에 집중할 수 있다고 사람들은 목 놓아 칭찬하는데 생각보다 저는 드라마와 스토리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인가봐요. 전투신은 훌륭했지만 사실 전 보고나서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명량이 한산보다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뭐랄까... 그렇다고 해서 일대종사나 존윅을 재미없거나 매력없다고 느끼진 않았는데 말이죠. 지적 전략으로 무장한 영화나 드라마도 좋아하고 말이죠.


아무튼 보고나서 또 재밌었던 건 어쩌다가 한산을 보고 난 L의 반응이었어요. 전 다른 건 몰라도 해전씬은 최고라고 생각했거든요. 재밌었고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조하지 않을까 하는, 이 감독님의 장점이기도 하고.



그런데 L에게 있어서 해전씬이 어색하게 느껴졌다는 거에요. ㅋㅋㅋ 파도 치는 물의 움직임도 그렇고, 역사적 사실도 몇 군데 부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배가 움직이는 속도, 이런 것도 너무 빨라서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고. 그게 전부인 영화인데 그게 별로라면 영화가 재미없을만 하지.



전 보면서 CG가 어색하다거나 현실적으로 이상하단 생각은 0.1%하지 않았거든요. 그럴만한게 옷을 뒤집어 입어도 못 느끼고 액자가 삐뚤어져 있어도 안 보이는 저와 그런 걸 두고볼 수 없이 민감하게 각을 맞추는 시각을 지닌 사람은 다를 수 밖에 없죠.



이렇게 사람이 다르구나 느껴져서 또 한 번 신기했어요. 이렇게 CG가 중요한 영화라면 L처럼 현실적인지를 완전 민감하게 보는 공학도에게 검증을 한 번 하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다시 한 번 인터스텔라가 얼마나 위대한 영화인지, 그리고 왜 한국인을 제외한 세계인들이 인터스텔라를 안 좋아하는지 이해못하겠다는 생각을 했죠 ㅋㅋ)

아무튼 영화를 보고나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대체 전쟁이란 게 뭘까, 영화 속 이순신 장군님은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고 했지만, 제게 모든 전쟁은 터무니없이 느껴져요. 상황이 닥쳐오면 어떻게 행동할지 어떤 역할을 할지는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가 되긴 하지만 말이죠.


끝으로 이순신 장군님의 지략은 엄청나게 뛰어났지만 그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그의 기다림이었어요. 절망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지키고 흔들리지 않는 그의 기다림 말이죠. 이 영화를 보고 이순신 장군님의 역사 속 실존 모습이 궁금해진 건 제게 의미있네요.




2022년 8월 1일, by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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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척의 배들을 500% 활용해서 적들을 물리친 거의 기적과도 같은 순간이었죠.. 자연의 흐름에 올라탔을때 얼마나 큰 파력을 가져오는지 실감나는 역사인것같아요.

CG 어땠길래 ㅋㅋ 이 영화도 궁금해지자나여...

영화보다 현실은 더 해서 현실성 개연성 없다고 욕 먹을 만큼 믿을 수 없는 상황이죠! 현명 그 자체에요

카모님 클립으로라도 보시게 되면 해상씬 어땠는지 꼭 알려주셔요!

 2 years ago 

이순신 장군은 인내할 줄 알고 생각할 줄 알고 기다릴 줄 아는 분이셨나봐요
싯다르타처럼~^^

오 맞아요 파치님 예리하시다. 존경스러운 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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